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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래 두고 길이 읽을 책
주님과 거닐다/클라우스 이슬러/양혜원/IVP/[조영민]
이 책을 갖게 된지 두 달이 되어간다. 왜인지 맘에 드는 표지였다. 생소한 작가이기는 했지만 이 작가의 책에 대한 다른 추천한 이들의 이름들을 보며 신뢰감이 생겼다.
제임스 휴스턴의 추천사를 읽으며 꼭 읽고 싶어졌다. 다른 출판사라면 큰 글씨와 양장본으로 해서 20,000원은 족히 되었을 분량의 책이 예상보다 책의 분량과 내용에 비해서 훨씬 싼 금액이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된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난, 그래서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1/3도 읽지 못한 채로 글을 쓰고 있다.
한 줄, 한 줄 읽어나가기가 힘들다. 한 장을 읽고 그 한 장의 내용 속에 있는 의미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그 머물게 된 장소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멈춰버리고는 했다. 분명 이 책은 많이 안 팔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쉽게 읽혀지는 수많은 다른 기독교 서적들, 그래서 빨리 읽어 치울 수 있는 그런류의 책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직 읽어 내려갈 수 없었고 그래서 이 책의 전체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 아직 다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 하지만 이 책의 특징에 대해서는 이제 조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지적’이다. 최근에는 감성적인 글들이 인기가 많다. 어렵지 않아야 하고 어려우면 안된다. 그리고 ‘쉽게 쉽게’라는 말이 기독교 서적의 코드인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려워야 할 부분에 대해서 ‘쉽게 쉽게’라는 말로 넘어가지 않는다. 어려운 그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근래의 신학자들의 주장과 영성작가들의 여러 책을 통해서 밝혀낸 글들, 최신의 학문적인 틀을 제공해서 설명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도표를 포함하고 더 필요하다면 참고서적을 추천하면서까지 작가는 이 ‘하나님과 거니는’ 새로운 영적 우정관계의 발전을 위한 조언들을 하고 있다. 그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 속에서 오는 지적인 만족감이 있다. 그리고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진지한 고민들을 읽어가게 한다.
이 책은 ‘성경적’이다. 책의 논리가 많은 신학자들의 인용과 경건한 선배들의 영적 유산과 현대 신학의 인용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모든 영적 훈련의 여정과 방법의 기본적인 원형은 모두 성경의 말씀에서 시작된다. 하나님 말씀의 근거 위에 우정, 겸손, 믿음, 헌신, 의사소통, 도제의 삶, 동반자 라는 개념들이 주어졌고,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탐구해 가고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과정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성경의 권위’에서 끌어 온다. 의심이 간다면 서점에 이 책을 펼쳐보라. 어느 책장을 펴더라도 책의 주장과 내용을 풀어내기 위한 ‘괄호 안의 성경 구절의 출처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수많은 경건 서적의 집합체’이다. 이런 용어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이전에 하나님과 동행에 대해서 쓰여졌던 그래서 많은 경우 읽혀졌던 대부분의 경건 서적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종합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 영역에서 의미를 지녔던 많은 청교도의 서적들에서 현대의 필립 얀시나 헨리 나우헨과 달라스 윌라드의 글에 이르기까지 이 한권의 책에서 접근해가고 있다. 자칫 산만해지기 쉽지만 저자는 이 모두를 소화해, 자신의 첫 장에서 말한 8가지 소주제 속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도록 인용되고 있다.
끝으로 ‘실제적이다.’ 각 소주제들의 제목만 보면, 이 책의 내용이 현실적이기보다는 이론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느 부분은 이론적으로 그 부분들에 대해서 접근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이 저자가 밝히는 바와 같이 실제적으로 ‘주님과 동행하는 삶’, 주님과 누리는 관계의 깊이에의 추구였기에 저자는 실제적인 훈련의 영역과 구체적인 훈련의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책의 각 주제의 결론부이다. 다른 인격들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영역과 홀로 훈련할 수 있는 부분들을 나누고, 구체적으로 각 영역 속에서 훈련의 방법을 이야기 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신뢰할만한 선배를 만났다는 신뢰를 보내기에 충분했었다.
책의 부제가 “하나님과 함께 시간 낭비하기” 였다. 그러며 저자는 “경건의 독서를 할 때는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영적인 집중력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읽는다.”(피터 툰) 라는 이의 독서법에 대한 글일 인용했다. 이 책도 그렇게 읽혀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 나가고 있는 나 역시... 그렇게 밖에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것을 시인하게 된다. 오래 두고, 깊이 읽어 나갈만한 책이다. ivp에게 감사하다.
저자 클라우스 이슬러 (Klaus Issler)
교육학, 신학, 철학 등을 두루 배웠고, 기독교 교육의 철학.신학적 기초, 그리스도인의 성품 형성, 기독교 영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시건 주립대를 졸업하고, 2004년 현재 캘리포니아 바이올라 대학교 탈봇 신학 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학 및 신학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Institute for Spiritual Formation의 객원 교수이기도 하다. 기독교 교육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 오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화목을 위한 가르침>, <How We Learn : A Christian Teacher's Guide to Educational Psychology> 등이 있다.
이 책을 갖게 된지 두 달이 되어간다. 왜인지 맘에 드는 표지였다. 생소한 작가이기는 했지만 이 작가의 책에 대한 다른 추천한 이들의 이름들을 보며 신뢰감이 생겼다.
제임스 휴스턴의 추천사를 읽으며 꼭 읽고 싶어졌다. 다른 출판사라면 큰 글씨와 양장본으로 해서 20,000원은 족히 되었을 분량의 책이 예상보다 책의 분량과 내용에 비해서 훨씬 싼 금액이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된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난, 그래서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1/3도 읽지 못한 채로 글을 쓰고 있다.
한 줄, 한 줄 읽어나가기가 힘들다. 한 장을 읽고 그 한 장의 내용 속에 있는 의미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그 머물게 된 장소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멈춰버리고는 했다. 분명 이 책은 많이 안 팔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쉽게 읽혀지는 수많은 다른 기독교 서적들, 그래서 빨리 읽어 치울 수 있는 그런류의 책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직 읽어 내려갈 수 없었고 그래서 이 책의 전체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 아직 다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 하지만 이 책의 특징에 대해서는 이제 조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지적’이다. 최근에는 감성적인 글들이 인기가 많다. 어렵지 않아야 하고 어려우면 안된다. 그리고 ‘쉽게 쉽게’라는 말이 기독교 서적의 코드인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려워야 할 부분에 대해서 ‘쉽게 쉽게’라는 말로 넘어가지 않는다. 어려운 그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근래의 신학자들의 주장과 영성작가들의 여러 책을 통해서 밝혀낸 글들, 최신의 학문적인 틀을 제공해서 설명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도표를 포함하고 더 필요하다면 참고서적을 추천하면서까지 작가는 이 ‘하나님과 거니는’ 새로운 영적 우정관계의 발전을 위한 조언들을 하고 있다. 그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 속에서 오는 지적인 만족감이 있다. 그리고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진지한 고민들을 읽어가게 한다.
이 책은 ‘성경적’이다. 책의 논리가 많은 신학자들의 인용과 경건한 선배들의 영적 유산과 현대 신학의 인용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모든 영적 훈련의 여정과 방법의 기본적인 원형은 모두 성경의 말씀에서 시작된다. 하나님 말씀의 근거 위에 우정, 겸손, 믿음, 헌신, 의사소통, 도제의 삶, 동반자 라는 개념들이 주어졌고,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탐구해 가고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과정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성경의 권위’에서 끌어 온다. 의심이 간다면 서점에 이 책을 펼쳐보라. 어느 책장을 펴더라도 책의 주장과 내용을 풀어내기 위한 ‘괄호 안의 성경 구절의 출처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수많은 경건 서적의 집합체’이다. 이런 용어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이전에 하나님과 동행에 대해서 쓰여졌던 그래서 많은 경우 읽혀졌던 대부분의 경건 서적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종합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 영역에서 의미를 지녔던 많은 청교도의 서적들에서 현대의 필립 얀시나 헨리 나우헨과 달라스 윌라드의 글에 이르기까지 이 한권의 책에서 접근해가고 있다. 자칫 산만해지기 쉽지만 저자는 이 모두를 소화해, 자신의 첫 장에서 말한 8가지 소주제 속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도록 인용되고 있다.
끝으로 ‘실제적이다.’ 각 소주제들의 제목만 보면, 이 책의 내용이 현실적이기보다는 이론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느 부분은 이론적으로 그 부분들에 대해서 접근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이 저자가 밝히는 바와 같이 실제적으로 ‘주님과 동행하는 삶’, 주님과 누리는 관계의 깊이에의 추구였기에 저자는 실제적인 훈련의 영역과 구체적인 훈련의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책의 각 주제의 결론부이다. 다른 인격들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영역과 홀로 훈련할 수 있는 부분들을 나누고, 구체적으로 각 영역 속에서 훈련의 방법을 이야기 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신뢰할만한 선배를 만났다는 신뢰를 보내기에 충분했었다.
책의 부제가 “하나님과 함께 시간 낭비하기” 였다. 그러며 저자는 “경건의 독서를 할 때는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영적인 집중력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읽는다.”(피터 툰) 라는 이의 독서법에 대한 글일 인용했다. 이 책도 그렇게 읽혀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 나가고 있는 나 역시... 그렇게 밖에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것을 시인하게 된다. 오래 두고, 깊이 읽어 나갈만한 책이다. ivp에게 감사하다.
저자 클라우스 이슬러 (Klaus Issler)
교육학, 신학, 철학 등을 두루 배웠고, 기독교 교육의 철학.신학적 기초, 그리스도인의 성품 형성, 기독교 영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시건 주립대를 졸업하고, 2004년 현재 캘리포니아 바이올라 대학교 탈봇 신학 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학 및 신학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Institute for Spiritual Formation의 객원 교수이기도 하다. 기독교 교육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 오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화목을 위한 가르침>, <How We Learn : A Christian Teacher's Guide to Educational Psycholog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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