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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참된 그리스도인은 참된 회심자다

종교개혁을 그 뿌리로 둔다고 했을 때, 개혁주의 신학은 성경이 말하는 구원론을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세 시대 오랜 전통과 관행으로 회심 없이 구원의 증표를 사는 행위와 그리스도와 아무런 인격적 관계가 없더라도 교회가 제정한 성례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누구나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었던 암흑기, 개혁주의 신학은 오직 성경이 기록한 그대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누리는 은혜의 구원을 선포했고 궁극적으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그러면 구원론은 이제 손볼 필요가 없는 신학의 분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늘날 개신교는 그 뿌리에 모두가 동의하는 성경적 구원론이 자리 잡고 있으니, 거기서부터 뻗어나는 실천적인 신학만 서로의 견해 차이를 인정하며 협력해 나가면 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교회마다 상당히 다르고 슬프게도 적지 않은 교회가 실천적인 면에서 구원론의 문제를 드러낸다. 새로 입교한 교인을 성도라고 부른다. 그들이 회심했는지 점검하지 않은 채 출석을 잘하고 교회가 요구하는 여러 사역에 헌신하면 직분을 맡긴다. 집사, 권사, 장로 심지어 목사도 구원받지 못했지만, 그리스도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고 또 다른 이들 앞에서 보이기 위한 종교활동에 치중한다. 때로는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목사도 복음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문제가 없고, 교회의 신조에도 복음이 잘 설명되어 있다. 문제는 실천적인 면에서 교회가 그렇게 복음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도를 정의하고 양육하고 온전하게 하는 일에 복음은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성경에 묘사된 방언이 지금은 그쳤다고 믿는 목사와 통화한 적이 있다. ‘그러면 교회에서 기도하는 중에 여기저기서 방언을 하는 성도들에게 뭐라고 하느냐?’라고 묻자, ‘어쩔 수 없죠. 그냥 놔두는 수밖에’라고 대답했다. 교회가 가르치는 교리와 그 교리를 실천하는 것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 것을 그냥 놔둔다는 것이다. 복음 교리와 실천의 간극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낸다. 간극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교회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교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박순용 목사는 총신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 후 영국 에든버러 자유 교회 대학과 웨일스 복음주의 신학 대학에서 공부했다. 목회는 과거 호주에서 퍼스 한인 장로교회에서, 지금은 하늘영광교회에서 각각 담임목사로 섬겼고 또 섬기고 있다. 청교도와 영적 대각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저자는 <참된 회심,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 책에서 청교도 정신에서 발견되는 개혁주의적 복음 교리와 실천을 통하여 진정한 영적 대각성을 소망하는 바람을 나타낸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우리”, “2부: 회심의 원천, 은혜”, “3부: 복되고 아름다운 변화.” 열여섯 개의 장은 각각 짧은 본문으로 시작하여 강해 설교문 형식으로 작성되었는데, 이는 저자가 교회의 강단에서 매년 선포했던 ‘회심 집회’ 메시지를 글로 다듬어 놓은 것이다(18p). 참고로 에스겔을 본문으로 삼은 6장을 제외한 나머지 장들은 모두 신약 성경을 본문으로 삼았다(복음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본문을 주 본문으로 삼았기 때문인 듯하다).
저자는 먼저 독자에게 회심의 필요성 곧 우리의 죄 문제를 직시하게 한다. 사람은 멸망 받기 위해 살아간다. 영혼의 목자를 버리고 자기 자신을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생명과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오직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라야 한다. 회심은 교회 밖에 있는 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자도 반드시 경청해야 할 이야기이다. 만일 그들이 회심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문제를 바르게 진단했다면, 은혜를 간청해야 한다. 구원은 오직 은혜로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와 헌신, 출석과 선행으로 얻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은 회심 자체를 일으키시는 분이시고 또 믿음을 선물하시는 분이시다. 죄인을 의롭게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하셨다. 죄인들이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도 그것은 그들을 구원하기에 한참 모자란다. 복음은 씨앗과 같이 믿는 자에게 심겨 열매를 거둔다. 지식적인 동의와 감정적인 동요만으로 복음이 충분히 역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다. 복음은 반드시 내면 곧 중심에서 시작된 외면의 변화를 일으킨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변하고,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친밀한 관계가 변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다. 저자는 성경이 말하는 회심, 죄의 진단부터 은혜의 구원, 구원의 열매를 모두 성경 본문을 통해 바르게 또 실천적으로 전달해 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적지 않은 교회가 바른 복음 교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실천적인 면에서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참된 회심, 참된 그리스도인>은 확실히 바른 복음 교리를 담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교회가 궁금하기도 하다. 매년 회심 집회를 통하여 이와 같은 복음 메시지를 선포하는 교회라면, 그래도 주께서 남겨두신 참된 회심을 경험한 참된 그리스도인이 있을 것 같아서 감사하다. 이 책을 접한 모든 독자가 저자의 바람대로 참된 회심을 맛보고, 또 복음 사명을 맡은 자들에게 은혜의 도구로 이 책이 활용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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