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국장로교회는 장로교회를 알아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장로교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그런데 그런 규모에 합당한 장로교 신학이 아직은 뚜렷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것은 장로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대선 목사(가마산 교회)는 장로교회정치연구소를 설립하여 장로파의 정치원리를 연구하며, 장로교회 이룸을 힘쓰고 있다. <고백과문답> 출판사를 통해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관련된 문서들을 연구, 번역하여 출판하고 있으며, 장로교 이해를 위한 작품을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장대선 목사는 금번에 사무엘 밀러의 <장로회 제도>를 출판하여, 한국 교회에 소개함으로 장로교회 정체성을 좀 더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사무엘 밀러(Samuel Miller, 1769-1850)는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첫 번째로 교수 사역을 했다. 프린스턴의 신학자로는 핫지(A. A. Hodge, 1772-1851), 찰스 핫지(Charles Hodge, 1797-1878)와 워필드(B. B. Warfield, 1851-1921)를 주목할 수 있는데, 그들은 구 프린스턴(Old Princeton)계 신학자들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보수 진영은 구 프린스턴 전통의 신학이 정체성이다. 그러나 장대선 목사의 장로교회정치연구소는 신학보다 정치에 대해 전문 분야를 갖고 있다. 장로교 신학에 근거한 정치를 연구하는 것이다.
<장로회 제도>는 Presbyterianism, the Truly Primitive and Apostolical Constitution of the Church of Christ, 1835년에 출판된 저술을 번역한 것이다. 부제 “그리스도 교회의 참으로 근원적이며 사도적인 성립”이라는 내용을 보면 장로교 신학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장로교회는 1세기 교회와 사도의 가르침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 수립을 추구하고 있다.
<장로회 제도>는 장로교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이해를 제공하고 있다. 밀러는 장로교회가 성경에 근거한 정치 제도임을 매우 힘 있게 제시한다. ‘장로회 제도’(Presbyterianism)는 성직자 계급의식을 확실하게 철폐시켰다. 그리고 치리 장로(Ruling Elders)에 대해서 잘 제시한다. 장로교회가 오해한 “치리장로가 교인의 대표”라는 개념에 대해서 좋은 설명이 있다.
<장로회 제도>에는 시대와 지역의 한계를 갖고 있다. 미국은 종교개혁과 시대적 연속성을 갖고 있다. 종교개혁은 로마 가톨릭에 그릇된 교회 정치에 대한 개혁이다. 사무엘 밀러의 교회 이해는 반작용으로 로마 가톨릭의 모습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약 70페이지). 그 내용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한국 교회에 필요한 긴박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소량 주문 생산을 했다는 것이다. 관심 있는 저자는 장로교회정치연구소에 연락해서 구입해야 한다(연락. 010-5788-3357).
<장로회 제도> 책은 재미있다. 그것은 표지의 사무엘 밀러 초상을 역자인 장대선이 그린 스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무엘 밀러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가 어려울 것이지만, 인터넷에서 확인하면 수준을 바로 알 수 있다.
한국교회 장로교회가 가득하지만, 장로교 이해를 위한 저술은 판매가 매우 저조하다. 그것만 보아도 한국 장로교회 수준을 엿볼 수 있다. 한국 장로교회 개혁은 매우 필요하다. 개혁을 위해서는 장로교회 이해가 선결되어야 한다. 장로교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결코 개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행위는 방향성 없는 열심이다. 장대선 목사의 정진과 헌신은 한국 장로교회가 장로교회 이해를 갖는데 기여할 것이다. 그래서 장로교회가 좀 더 성경에 합당하게 개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