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핵심감정(탐구, 치유) 7가지 대죄에서 성화로
핵심감정(탐구, 치유) 7가지 대죄에서 성화로
<핵심감정(탐구)>에 대해서 필자는 신학과 심리학의 관계에 대해서 제시했다. 그리고 핵심감정<치유>에서 노승수 목사는 핵심감정 12가지를 ‘부담감’ ‘그리운’ ‘경쟁심’ ‘억울함’ ‘불안’ ‘두려움’ ‘열등감’ ‘슬픔’ ‘무기력’ ‘허무’ ‘소외’ ‘분노’로 제시했다. 그리고 핵심감정 12가지에서 비롯된 대죄 7가지 교만, 탐욕, 시기, 식탐, 호색, 분노, 나태를 제시했다. 저자는 <핵심감정(성화)> 첫 문단에서 사단칠정(四端七情)을 제시했다. 칠정(七情)은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이다. 오욕칠정(五欲七情)은 오욕(五慾, 다섯 가지 욕심), 수면욕(睡眠慾), 식욕(食慾), 색욕(色慾), 명예욕(名譽慾), 재물욕(財物慾), 칠정(七情, 일곱 가지 감정)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칠정은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반복, 순환하지만, 7가지 대죄는 모두 악(惡)이다. 순환적 사고를 가진 동양과 직선적 사고인 서양의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핵심감정(성화)> 추천자 류호준 교수는 조직신학, 철학신학, 윤리신학, 교리해설, 심리학 모든 분야를 포괄했다고 소개했다. 인문학은 통섭(統攝, Consilience)을 추구한다. 그런데 신학과 철학, 신학과 심리학이 통섭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다. 중세 시대의 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통섭, 근대에 신학과 계몽철학의 통섭은 실패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신학과 심리학의 통섭의 시도가 있다. 인문학으로서 신학, 신학으로서 인문학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핵심감정(성화)>은 신학에서 상담학으로 그리고 다시 신학으로 나오는 과정을 시도했다고 본다. 류호준 교수의 평가대로 신학인지, 철학인지, 심리학인지 독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핵심감정(성화)>는 대요리문답과 7가지 대죄를 융합시켰다. 대요리문답에서는 원죄, 구원을 정리했고, 스콜라 신학에서 대죄 개념을 가져온 것 같다. 저자는 대요리문답 151문에서 죄의 경중을 문답하는 것에서 소죄와 대죄를 구분한 것으로 보이는데, 개혁신학은 소죄와 대죄를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죄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용서받아야 할 불법이고 반역이다. 다만 자연 상태에서 죄는 더 큰 죄로 확장되어진다. 죄를 억제하고 제거하는 것은 오직 은혜 뿐이다.
<핵심감정(성화)>에서 저자는 7가지 대죄에서 세 가지 덕(믿음, 소망, 사랑)으로 대조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중세 시대에는 7가지에 7가지 대응 덕목을 두었는데, 저자가 갖는 독특함이다. 저자는 7가지 대죄를 “위로부터 오는 습관과 구조”라고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기도로 마침을 하는데, 삼위일체로 기도하고 “아멘”을 두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핵심감정(성화)>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대요리문답과 핵심감정(탐구와 치유)에 근거해서 성화 구도를 제시했다. 죄를 제거하는 방식을 심리학적 탐구 혹은 상담을 통해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제언했다고 볼 수 있다.
노승수 목사는 독자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는 독자가 판단해야 한다. 깊은 신학 내용이 있고 심리학, 철학, 동양철학까지 지그재그로 왕래하기 때문에 독자가 어떻게 저자의 사상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는 저자가 원죄와 핵심감정으로 나누어, 칭의에서 원죄를 성화에서 핵심감정을 치유하는 방편으로 구도화시킨 것으로 생각했다.
심리학과 신학의 통섭(統攝, Consilience)이 새포도주를 헌부대에 담으려는 혹은 헌포도주를 새부대에 담으려는 것인지? 우리시대는 통섭의 시대이다. 모든 제학문은 융합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다만 특별계시 영역인 신학과 일반계시 영역의 학문까지 통섭이 가능할지가 “핵심감정” 저술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다. 독자들에게도 좋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