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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사는 법
내려놓음/이용규/규장/[김정완]
요 며칠 일터에 아빠를 뺏긴 아이들을 위해 '아빠 찾아 주기'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용인 에버랜드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추천한 도로에 진입한 순간, 족히 8km는 됨직한 거리를 차들이 점령해 놓고 있었습니다. 평소 때 같으면 아이들이 바라는 곳에 빨리 데려가지 못한 자책으로 초조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들 얼굴을 주욱 둘러보고 달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밝기만 한 아이들 표정에 제 얼굴 표정을 맞췄습니다. 45분이면 될 거리를 2시간을 넘겨 도착한 곳. 아이들은 그래도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오히려 길이 막힌 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제 손엔 이용규 선교사의 책, 『내려놓음』이 들려 있었습니다. 큰 방해없이 전 그 책을 여러 장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몽골 선교사로 세워지기까지 하나님이 그를 어떻게 인도했는지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줄을 치면서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것은, 읽은 분량으로 치면 고작 4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행간에 숨지 않은 날 것, 곧 하나님의 이름 앞에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그의 믿음과 그런 그를 섬세하게 가르치고 굳건히 뿌리박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말로 저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에 다름 아닐 것이었습니다. 그의 과거의 연약함은 현재의 제 연약함과 같았습니다. 아울러 그에게 배푸신 은혜는 곧 저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이기도 했습니다.
"유학 초기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안에 있던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한 불안감, 실패에 대한 걱정,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에 대한 초조함이 나를 두렵게 했던 것이다. 그때 하나님은 내가 나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당신 앞에 내려 놓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하는가'가 그 사람의 삶의 방향과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종종 교수의 평가, 동료나 주위 사람의 시선, 상사의 반응, 이성 친구의 표정에 신경쓴다. 과연 우리는 그들의 평가보다 하나님의 반응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가? 누구의 평가에 관심을 쏟고 두려워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와 노력을 어디에 어떻게 쏟을지가 결정된다."(p56-57)
자의식이 강한 저는 정당한 평가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그것은 타인을 대하는 저의 관점과 통합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분명하게 대해야 한다는 관념이 형성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제가 저에 대해 엄격하듯 타인에 대해서도 엄격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남이 다 저와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 중 몇몇은 떠났고 몇몇은 남았습니다. 상처받고 떠난 몇몇을 생각해 보니 과연 내가 친밀한 관계성이 형성됐다고 해서 그들이 받아들이기 곤란할 정도로 몰아부칠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의 연약함을 오래 참으신 하나님을 알고도 그럴 수 있다는 건 연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원리를 무시한 결과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내려놓아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강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내 안에 형성되어 무척 자연스러운 것, 손쉽게 의지할 수 있는 것, 그것에 의지해 성공했던 몇 번의 경험 등등을 이젠 내려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무거운 짐일 뿐입니다.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과연 몇 퍼센트의 성공인지 모를 정도로 불확실한 성공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일바에야 달리 다른 이유를 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평가와 관심은 하나님으로부터 기인해야 확실합니다. 내가 사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보다 자명한 이치일 것입니다.
저자는 내려놓는 것을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저자의 고백이 큰 울림을 동반하는 것은 그가 그렇게 내려 놓으며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으로 보여주는 신앙 고백이 우리로 얼마나 가슴 뛰게 하고, 그렇게 살아보고자 하는 소원을 얼마나 크게 불러 일으키는지 잘 아실 겁니다. 처음 교회 주보에 실린 책소개를 보고 이 책에 대해 반신반의했습니다. 무엇보다 하버드 박사 누구 하는 소개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명성을 이용해 책을 냈으리라는 고정관념이 형성됐습니다. 교회 25주년 창립 기념 예배와 함께 오픈된 구내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몇장을 읽는 동안 소개글이 독자의 접근을 막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저자가 하버드 박사 출신은 맞지만 그 타이틀이 주는 장래의 성공과 안정을 모두 박차고 헌신한 선교사며, 그의 책 어느 곳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구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님과 몽골 내 한인 뿐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신앙적 도전이 계속되었습니다. 아울러 저자와 같이 은혜에 사로잡혀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벼랑 끝에 몰려서야 비로소 간절히 매달리는 유치한 신앙을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건져내신 하나님에게 제대로 반응할 때는 이제 거꾸로 내가 평온해 있을 때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가 바로 그 때 드러나야 하는 법일 것입니다. 저자와 내가 다른 것, 그것은 어려울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하나님께 물었던 저자에 비해 전 그렇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전자의 때에 편중된 신앙은 성장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 결과를 제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달라져야 하겠습니다. 제대로 결심해야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이제 저의 강한 것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훈련장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결심이 솟아오르는 동안 환경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모습이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경우처럼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하게 자라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이 잡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 또한 그와 같아서 손에 쥔 것을 놓아야 할 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맞닥뜨린 차 사고 위험과 늦은 저녁 귀가로 주차 문제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우셨습니다. 그것은 작은 사건이었지만 사인과 같았습니다. 걱정을 내려놓으면 하나님이 맡아 처리하실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았습니다. 그렇게 희망은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사는 새로운 희망을 꿈꿉니다.
저자 이용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중동 지역학 및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 연합 장로교회로부터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 받아 한국의 오병이어선교회가 몽골 울란바토르(Ulaanbaatar)에 설립한 이레교회를 담임목회하고 있다.
또한 몽골의 크리스천 대학인 몽골국제대학교(Mongolia International University) 내 칭기즈칸연구소의 소장 겸 동 대학 교수로서 몽골제국사를 강의하고 있다.
요 며칠 일터에 아빠를 뺏긴 아이들을 위해 '아빠 찾아 주기'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용인 에버랜드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추천한 도로에 진입한 순간, 족히 8km는 됨직한 거리를 차들이 점령해 놓고 있었습니다. 평소 때 같으면 아이들이 바라는 곳에 빨리 데려가지 못한 자책으로 초조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들 얼굴을 주욱 둘러보고 달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밝기만 한 아이들 표정에 제 얼굴 표정을 맞췄습니다. 45분이면 될 거리를 2시간을 넘겨 도착한 곳. 아이들은 그래도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오히려 길이 막힌 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제 손엔 이용규 선교사의 책, 『내려놓음』이 들려 있었습니다. 큰 방해없이 전 그 책을 여러 장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몽골 선교사로 세워지기까지 하나님이 그를 어떻게 인도했는지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줄을 치면서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것은, 읽은 분량으로 치면 고작 4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행간에 숨지 않은 날 것, 곧 하나님의 이름 앞에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그의 믿음과 그런 그를 섬세하게 가르치고 굳건히 뿌리박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말로 저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에 다름 아닐 것이었습니다. 그의 과거의 연약함은 현재의 제 연약함과 같았습니다. 아울러 그에게 배푸신 은혜는 곧 저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이기도 했습니다.
"유학 초기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안에 있던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한 불안감, 실패에 대한 걱정,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에 대한 초조함이 나를 두렵게 했던 것이다. 그때 하나님은 내가 나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당신 앞에 내려 놓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하는가'가 그 사람의 삶의 방향과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종종 교수의 평가, 동료나 주위 사람의 시선, 상사의 반응, 이성 친구의 표정에 신경쓴다. 과연 우리는 그들의 평가보다 하나님의 반응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가? 누구의 평가에 관심을 쏟고 두려워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와 노력을 어디에 어떻게 쏟을지가 결정된다."(p56-57)
자의식이 강한 저는 정당한 평가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그것은 타인을 대하는 저의 관점과 통합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분명하게 대해야 한다는 관념이 형성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제가 저에 대해 엄격하듯 타인에 대해서도 엄격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남이 다 저와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 중 몇몇은 떠났고 몇몇은 남았습니다. 상처받고 떠난 몇몇을 생각해 보니 과연 내가 친밀한 관계성이 형성됐다고 해서 그들이 받아들이기 곤란할 정도로 몰아부칠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의 연약함을 오래 참으신 하나님을 알고도 그럴 수 있다는 건 연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원리를 무시한 결과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내려놓아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강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내 안에 형성되어 무척 자연스러운 것, 손쉽게 의지할 수 있는 것, 그것에 의지해 성공했던 몇 번의 경험 등등을 이젠 내려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무거운 짐일 뿐입니다.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과연 몇 퍼센트의 성공인지 모를 정도로 불확실한 성공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일바에야 달리 다른 이유를 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평가와 관심은 하나님으로부터 기인해야 확실합니다. 내가 사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보다 자명한 이치일 것입니다.
저자는 내려놓는 것을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저자의 고백이 큰 울림을 동반하는 것은 그가 그렇게 내려 놓으며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으로 보여주는 신앙 고백이 우리로 얼마나 가슴 뛰게 하고, 그렇게 살아보고자 하는 소원을 얼마나 크게 불러 일으키는지 잘 아실 겁니다. 처음 교회 주보에 실린 책소개를 보고 이 책에 대해 반신반의했습니다. 무엇보다 하버드 박사 누구 하는 소개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명성을 이용해 책을 냈으리라는 고정관념이 형성됐습니다. 교회 25주년 창립 기념 예배와 함께 오픈된 구내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몇장을 읽는 동안 소개글이 독자의 접근을 막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저자가 하버드 박사 출신은 맞지만 그 타이틀이 주는 장래의 성공과 안정을 모두 박차고 헌신한 선교사며, 그의 책 어느 곳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구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님과 몽골 내 한인 뿐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신앙적 도전이 계속되었습니다. 아울러 저자와 같이 은혜에 사로잡혀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벼랑 끝에 몰려서야 비로소 간절히 매달리는 유치한 신앙을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건져내신 하나님에게 제대로 반응할 때는 이제 거꾸로 내가 평온해 있을 때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가 바로 그 때 드러나야 하는 법일 것입니다. 저자와 내가 다른 것, 그것은 어려울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하나님께 물었던 저자에 비해 전 그렇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전자의 때에 편중된 신앙은 성장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 결과를 제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달라져야 하겠습니다. 제대로 결심해야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이제 저의 강한 것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훈련장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결심이 솟아오르는 동안 환경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모습이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경우처럼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하게 자라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이 잡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 또한 그와 같아서 손에 쥔 것을 놓아야 할 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맞닥뜨린 차 사고 위험과 늦은 저녁 귀가로 주차 문제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우셨습니다. 그것은 작은 사건이었지만 사인과 같았습니다. 걱정을 내려놓으면 하나님이 맡아 처리하실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았습니다. 그렇게 희망은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사는 새로운 희망을 꿈꿉니다.
저자 이용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중동 지역학 및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 연합 장로교회로부터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 받아 한국의 오병이어선교회가 몽골 울란바토르(Ulaanbaatar)에 설립한 이레교회를 담임목회하고 있다.
또한 몽골의 크리스천 대학인 몽골국제대학교(Mongolia International University) 내 칭기즈칸연구소의 소장 겸 동 대학 교수로서 몽골제국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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