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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름다운 삶을 위한 안내서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최화숙/조선일보사/[북뉴스]
이 책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눈물이 많은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어두운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교가 그러하듯,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슬픔도 아픔도 느낄 줄 알고 다양한 감정을 공감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이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했기에 용기 내어 책장을 열었다.
역시 예측했던 대로 많이 울었다. 특히 아이를 두고 떠나는 젊은 엄마의 유언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목이 메어 읽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듯 죽음의 모습 또한 너무나도 제각각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지금까지 살면서 아직 한번도 누군가의 임종을 지켜보는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죽음 앞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을 모르고 평생을 욕심으로 또는 고생으로 산 사람들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너무나도 안타까운 모습으로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가 떨구어졌다. 누군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나에게 고스란히 안겨와 영혼구원의 주님의 명령이 내 가슴과 귓가를 두방망이질했다. 반면 하나님을 마음에 모신 사람은 비록 그것이 가까스로 임종 직전에 얻은 것이었더라도 평안하게 삶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극명하게 대조될 수 있을까. 살아생전 그렇게 의지하고 악착같이 모았던 돈도,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철떡 같이 믿었던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어떠한 위로도 평화도 안겨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한때 죽음에 대해 주님 앞에서 그렇게 기도한 적이 있었다. 내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항상 채워주셨던 주님이셨기 때문에, 혹 나의 생이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로 마감하게 되더라도 기쁘게 주님께로 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아직 해보고 싶은 일이 더 많지만,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고, 주님이 정하신 시간에 천국 가게 되는 것을 기쁘게 여길 수 있기를 말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의 기도는 바뀌었다. 어쩌면 믿음의 퇴보인지도 모르겠으나, 아이를 낳은 이상 주신 아이 잘 돌보고 부모로서 사명 잘 마칠 때까지 세상에서 화평하며 살다가기를 기도했다. 그 기도는 ‘아빠가 내게 남긴 것’을 읽고 더욱 강해졌다. 물론 주님이 정한 시간과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남은 사람과 떠나는 사람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므로 주님께 다시금 양해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부모님께도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신앙을 갖고 계신 엄마와, 하나님을 아직 모르는 아빠에게 모두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다만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죽음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이 다소 불효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끝까지 읽게 되신다면 생각이 바뀌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자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현재까지 왕성하게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존경스럽다. 900여명 가까운 사람의 임종을 지킨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만약 나에게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요청한다면 나는 정말 자신이 없다. 눈물이 많은 것도 흠이고, 감정적이고, 질병의 증상에 대해서는 이야기만 들어도 겁이 나는 정도니 부끄럽게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더욱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이들의 선행을 많이 알리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참 감사했다. 많이 울어서 뱃속의 아기는 좀 의아하게 생각했겠지만, 엄마로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기가 충분히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하나님을 모르는 나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지인들에게 또 기회가 닫는 대로 그 누군가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죽음을 위한 안내서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안내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 삶 안에 태어나고 죽은 모든 일이 이미 주님 정하신 아름다운 뜻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글 남영희
저자 최화숙
1955년 출생,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간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대문 병원 정신과 병동 책임 간호사, 세브란스 호스피스 간호사, 무의촌 진료 간호사로 일했다. 한국 호스피스 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인여대 정신간호학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눈물이 많은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어두운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교가 그러하듯,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슬픔도 아픔도 느낄 줄 알고 다양한 감정을 공감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이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했기에 용기 내어 책장을 열었다.
역시 예측했던 대로 많이 울었다. 특히 아이를 두고 떠나는 젊은 엄마의 유언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목이 메어 읽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듯 죽음의 모습 또한 너무나도 제각각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지금까지 살면서 아직 한번도 누군가의 임종을 지켜보는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죽음 앞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을 모르고 평생을 욕심으로 또는 고생으로 산 사람들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너무나도 안타까운 모습으로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가 떨구어졌다. 누군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나에게 고스란히 안겨와 영혼구원의 주님의 명령이 내 가슴과 귓가를 두방망이질했다. 반면 하나님을 마음에 모신 사람은 비록 그것이 가까스로 임종 직전에 얻은 것이었더라도 평안하게 삶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극명하게 대조될 수 있을까. 살아생전 그렇게 의지하고 악착같이 모았던 돈도,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철떡 같이 믿었던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어떠한 위로도 평화도 안겨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한때 죽음에 대해 주님 앞에서 그렇게 기도한 적이 있었다. 내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항상 채워주셨던 주님이셨기 때문에, 혹 나의 생이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로 마감하게 되더라도 기쁘게 주님께로 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아직 해보고 싶은 일이 더 많지만,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고, 주님이 정하신 시간에 천국 가게 되는 것을 기쁘게 여길 수 있기를 말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의 기도는 바뀌었다. 어쩌면 믿음의 퇴보인지도 모르겠으나, 아이를 낳은 이상 주신 아이 잘 돌보고 부모로서 사명 잘 마칠 때까지 세상에서 화평하며 살다가기를 기도했다. 그 기도는 ‘아빠가 내게 남긴 것’을 읽고 더욱 강해졌다. 물론 주님이 정한 시간과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남은 사람과 떠나는 사람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므로 주님께 다시금 양해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부모님께도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신앙을 갖고 계신 엄마와, 하나님을 아직 모르는 아빠에게 모두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다만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죽음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이 다소 불효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끝까지 읽게 되신다면 생각이 바뀌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자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현재까지 왕성하게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존경스럽다. 900여명 가까운 사람의 임종을 지킨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만약 나에게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요청한다면 나는 정말 자신이 없다. 눈물이 많은 것도 흠이고, 감정적이고, 질병의 증상에 대해서는 이야기만 들어도 겁이 나는 정도니 부끄럽게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더욱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이들의 선행을 많이 알리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참 감사했다. 많이 울어서 뱃속의 아기는 좀 의아하게 생각했겠지만, 엄마로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기가 충분히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하나님을 모르는 나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지인들에게 또 기회가 닫는 대로 그 누군가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죽음을 위한 안내서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안내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 삶 안에 태어나고 죽은 모든 일이 이미 주님 정하신 아름다운 뜻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글 남영희
저자 최화숙
1955년 출생,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간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대문 병원 정신과 병동 책임 간호사, 세브란스 호스피스 간호사, 무의촌 진료 간호사로 일했다. 한국 호스피스 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인여대 정신간호학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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