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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변화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빌 하이벨스/박영민/IVP/[북뉴스]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 또 나왔다.
우선 반갑다. 저자는 이미 전작을 통해 필요하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에는 정작 기도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의 어리석은 행태를 꼬집고 기도의 능력과 기도할 이유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눈뜨도록 도전한 바 있다.
전작과 성격이 판이한 책이 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재출간된 것은 출판사의 소개처럼 의미 있는 일이지만 내겐 다소간 이물감이 없지 않았다. 전작의 깊은 영성에 크게 도전을 받았던 터라 빌 하이벨스가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대심리가 충분히 자극되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이 책이 다르고 있는 주제에 대한 선입견은 그 이상이었다. 인격이라는 주제가 빚어내는 뉘앙스가 ‘세상적’이라는 형용사와 결합됨으로써 섣부른 판단을 불러왔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 책을 거침없이 읽게 된 데는 저자의 서문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 책은 두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썼습니다. 첫째로는 그리스도인이건 아니건 간에, 인격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사회와 자신에게 이 인격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지점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 이 책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로는 이미 그리스도께 일생을 바친 사람으로서 자신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여 인격의 미덕이 눈부시게 드러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당신이 이미 인격을 연마하는 도정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도정이 예상보다 험난할지라도 말입니다.”
책을 쓰는 데 있어서 읽어야할 또는 읽기를 바라는 대상을 선정하는 일은 중요하다. 저자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두루 인격의 필요성에 대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쓰고 있다. 전반적인 기조는 비그리스도인에게 맞춰져 있다. 우선 성경 인용이 많지 않다.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단일 방향을 정해놓고 집요하게 금맥을 찾아 들어가는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평이하게 글을 끌어가고 있다. 여러 개의 장으로 구분해 놓아 호흡마저 전반적으로 짧다.
제1장은 인격을 다룬다. 제2장부터 순서대로 용기, 자기 통제력, 비전, 인내, 사랑이 독립적인 소제목을 이룬다. 외관상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그것이 저자가 의도한 바대로 인격이라는 큰 뼈대에 자연스럽게 수렴하고 있는 것은 인격의 최고조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기초한 훈련된 덕목임을 누구보다 저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어떤 것의 바탕을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오판을 한다든지 제멋대로 추측해서는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론 단시일 내에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 바라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고 마는 어리석음 또한 자주 범한다. 훈련이란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지나치게 길기도 하고, 언제 그 끝이 보일지 모를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을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훈련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훈련의 과정을 통과해서 그토록 바라던 훌륭한 인격을 갖췄다고 해도 그것이 근본 바탕에서 벗어난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인격을 쌓으려고 하는 이유부터 바르게 정립하고 있어야 한다. 인격은 그것을 얻어 내가 이롭게 되고자 하는 이기심을 배제한다. 그것은 타인에게 자신을 내주는 용기를 필요로 하며 자기 통제력과 비전과 인내가 조합될 때 견고하게 조성된다. 전적으로 타인 지향적이라는 얘기다.
사랑은 인격이 고도로 완성된 자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 빛을 잃지 않는 것은 그분의 전적인 헌신과 자기 희생에 있다. 그분은 피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자기 몸을 십자가의 고난 속에 기꺼이 내주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그분을 향한 어떤 형태의 배신이라도 통회의 심장을 담아 십자가 앞으로 가져오기만 하면 언제든 충분히 용서해 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계시다. 난 그것이 놀랍고 감사하다.
잘 알다시피 시중에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나와있다. 그 중에서도 인격을 다루는 책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문제는 그런 유형의 책들이 하나같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데 있다. 인격의 본질적 측면을 다루지 않는 내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명하다. 무한 경쟁을 부추기고 남을 앞지르기 위한 차원의 술수를 부끄럼 없이 가르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주소다. 겸손마저도 출세의 방편으로 삼으려는 그 책들 속에서 올바른 미래와 영혼을 깨우는 능력을 찾기란 어려운 법이다.
우리가 오늘 이 책에 주목하는 것은 이 책이 비 진리가 진리를 압도하는 상황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이 왜 인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 목적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그 지향이 어느 곳이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날마다 우리가 겁쟁이인가 용기 있는 사람인가를 드러내는 선택을 합니다. 옳은 일과 편리한 일 중에서 선택을 하고, 신념을 지키는 것과 안락, 탐욕, 인정 때문에 신념을 굽히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합니다. 충분히 예견되는 위험 부담을 무릅쓸 것인지, 몸을 웅크려 안전함과 평온무사, 방관의 껍질로 숨어들 것인지 선택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그분을 믿고 신뢰할 것인지, 아니면 그분의 뜻을 지레짐작해서 회의와 두려움의 틈새로 숨어들 것인지 선택합니다. 이런 선택의 상황은 매일 속사포같이 우리 앞길에 쏟아집니다. 우리는 이런 선택에 어찌나 자주 직면하는지 우리가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는커녕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 구절을 읽고 부끄러웠다. 두말할 것도 없이 내 상태를 정확히 지적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기는커녕 자기 몸을 추스르는 데 바쁜 내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기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내 모습을 제대로 응시한 후에야 비로소 이 책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갈망이 일었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기독 서적은 읽는 이의 태도 여하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깨달음을 주지만 이 책이 내게 준 가르침은 독특했다. 마치 속을 들여다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속마음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전적으로 이 책이 저자가 겪은 실제적인 삶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양은 달라도 예수 그리스도 앞에 여전히 빚진 자일 수밖에 없는 죄인의 죄성이 그렇듯 심층적인 부분에서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 저자가 달라졌다면 나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치료자 되신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해 비친 내 적나라한 비인격을 가져가 다뤄주시기를 소망한다. 작은 돌부리를 피해 달아나 한참 후에 그것과 유사한 돌부리를 또 다시 만나는 정체된 신앙에서 한사코 벗어나기를 기도한다.
김정완/ 명예편집위원
저자 빌 하이벨스 (Bill Hybels)
일리노이 주 사우스 베링턴에 소재한 윌로우크릭커뮤니티 교회를 창립했다. 2007년 현재 윌로우크릭 협회이사회의 이사장이자 목사로 봉직 중이다. 지은책으로 <하나님께 정직하십니까(Honest to God)>, <윌로우크릭 커뮤니티 교회(Redicovering Church)> 등이 있다.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 또 나왔다.
우선 반갑다. 저자는 이미 전작을 통해 필요하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에는 정작 기도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의 어리석은 행태를 꼬집고 기도의 능력과 기도할 이유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눈뜨도록 도전한 바 있다.
전작과 성격이 판이한 책이 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재출간된 것은 출판사의 소개처럼 의미 있는 일이지만 내겐 다소간 이물감이 없지 않았다. 전작의 깊은 영성에 크게 도전을 받았던 터라 빌 하이벨스가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대심리가 충분히 자극되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이 책이 다르고 있는 주제에 대한 선입견은 그 이상이었다. 인격이라는 주제가 빚어내는 뉘앙스가 ‘세상적’이라는 형용사와 결합됨으로써 섣부른 판단을 불러왔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 책을 거침없이 읽게 된 데는 저자의 서문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 책은 두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썼습니다. 첫째로는 그리스도인이건 아니건 간에, 인격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사회와 자신에게 이 인격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지점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 이 책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로는 이미 그리스도께 일생을 바친 사람으로서 자신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여 인격의 미덕이 눈부시게 드러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당신이 이미 인격을 연마하는 도정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도정이 예상보다 험난할지라도 말입니다.”
책을 쓰는 데 있어서 읽어야할 또는 읽기를 바라는 대상을 선정하는 일은 중요하다. 저자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두루 인격의 필요성에 대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쓰고 있다. 전반적인 기조는 비그리스도인에게 맞춰져 있다. 우선 성경 인용이 많지 않다.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단일 방향을 정해놓고 집요하게 금맥을 찾아 들어가는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평이하게 글을 끌어가고 있다. 여러 개의 장으로 구분해 놓아 호흡마저 전반적으로 짧다.
제1장은 인격을 다룬다. 제2장부터 순서대로 용기, 자기 통제력, 비전, 인내, 사랑이 독립적인 소제목을 이룬다. 외관상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그것이 저자가 의도한 바대로 인격이라는 큰 뼈대에 자연스럽게 수렴하고 있는 것은 인격의 최고조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기초한 훈련된 덕목임을 누구보다 저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어떤 것의 바탕을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오판을 한다든지 제멋대로 추측해서는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론 단시일 내에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 바라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고 마는 어리석음 또한 자주 범한다. 훈련이란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지나치게 길기도 하고, 언제 그 끝이 보일지 모를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을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훈련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훈련의 과정을 통과해서 그토록 바라던 훌륭한 인격을 갖췄다고 해도 그것이 근본 바탕에서 벗어난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인격을 쌓으려고 하는 이유부터 바르게 정립하고 있어야 한다. 인격은 그것을 얻어 내가 이롭게 되고자 하는 이기심을 배제한다. 그것은 타인에게 자신을 내주는 용기를 필요로 하며 자기 통제력과 비전과 인내가 조합될 때 견고하게 조성된다. 전적으로 타인 지향적이라는 얘기다.
사랑은 인격이 고도로 완성된 자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 빛을 잃지 않는 것은 그분의 전적인 헌신과 자기 희생에 있다. 그분은 피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자기 몸을 십자가의 고난 속에 기꺼이 내주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그분을 향한 어떤 형태의 배신이라도 통회의 심장을 담아 십자가 앞으로 가져오기만 하면 언제든 충분히 용서해 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계시다. 난 그것이 놀랍고 감사하다.
잘 알다시피 시중에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나와있다. 그 중에서도 인격을 다루는 책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문제는 그런 유형의 책들이 하나같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데 있다. 인격의 본질적 측면을 다루지 않는 내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명하다. 무한 경쟁을 부추기고 남을 앞지르기 위한 차원의 술수를 부끄럼 없이 가르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주소다. 겸손마저도 출세의 방편으로 삼으려는 그 책들 속에서 올바른 미래와 영혼을 깨우는 능력을 찾기란 어려운 법이다.
우리가 오늘 이 책에 주목하는 것은 이 책이 비 진리가 진리를 압도하는 상황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이 왜 인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 목적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그 지향이 어느 곳이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날마다 우리가 겁쟁이인가 용기 있는 사람인가를 드러내는 선택을 합니다. 옳은 일과 편리한 일 중에서 선택을 하고, 신념을 지키는 것과 안락, 탐욕, 인정 때문에 신념을 굽히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합니다. 충분히 예견되는 위험 부담을 무릅쓸 것인지, 몸을 웅크려 안전함과 평온무사, 방관의 껍질로 숨어들 것인지 선택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그분을 믿고 신뢰할 것인지, 아니면 그분의 뜻을 지레짐작해서 회의와 두려움의 틈새로 숨어들 것인지 선택합니다. 이런 선택의 상황은 매일 속사포같이 우리 앞길에 쏟아집니다. 우리는 이런 선택에 어찌나 자주 직면하는지 우리가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는커녕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 구절을 읽고 부끄러웠다. 두말할 것도 없이 내 상태를 정확히 지적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기는커녕 자기 몸을 추스르는 데 바쁜 내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기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내 모습을 제대로 응시한 후에야 비로소 이 책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갈망이 일었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기독 서적은 읽는 이의 태도 여하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깨달음을 주지만 이 책이 내게 준 가르침은 독특했다. 마치 속을 들여다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속마음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전적으로 이 책이 저자가 겪은 실제적인 삶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양은 달라도 예수 그리스도 앞에 여전히 빚진 자일 수밖에 없는 죄인의 죄성이 그렇듯 심층적인 부분에서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 저자가 달라졌다면 나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치료자 되신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해 비친 내 적나라한 비인격을 가져가 다뤄주시기를 소망한다. 작은 돌부리를 피해 달아나 한참 후에 그것과 유사한 돌부리를 또 다시 만나는 정체된 신앙에서 한사코 벗어나기를 기도한다.
김정완/ 명예편집위원
저자 빌 하이벨스 (Bill Hybels)
일리노이 주 사우스 베링턴에 소재한 윌로우크릭커뮤니티 교회를 창립했다. 2007년 현재 윌로우크릭 협회이사회의 이사장이자 목사로 봉직 중이다. 지은책으로 <하나님께 정직하십니까(Honest to God)>, <윌로우크릭 커뮤니티 교회(Redicovering Church)>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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