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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부족한 울림
삶을 배우는 학교/안젤름 그륀/이미옥/위즈덤 하우스/[북뉴스]
요즈음 요가를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3번, 1시간씩 몸을 이완시키고 돌아온다.
‘요가’라는 화두가 뉴에이지의 선봉에 서있다는 느낌 때문에 조금은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임산부 운동으로 딱히 선택할 만한 것이 여의치 않아 시작하게 되었다. 요가를 처음 하는 날 나는 눈물이 났다. 일상의 찌든 시간들을 뒤로하고 요가가 끝날 무렵 마루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15분 가량 쉬는 시간이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생각나면서 내가 믿는 하나님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이 마치 기도시간처럼 새롭게 하나님을 만난다는 감흥 때문이었다. 그것이 요가에 사용되는 뉴에이지 음악이었던지 무엇이었던지 나는 상관하고 싶지 않다.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나에게 덤으로 주워진 15분의 쉼이 갑자기 눈물 나도록 감사했다.
요가를 시작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요즈음에는 요가를 바라보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끔 헤아려보기도 한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 기댈 구석을 찾아 헤메일 때 분명 요가는 강하게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불교와는 조금 다르고 기독교와는 아주 다른 세계의 뉴에이지의 성향이 잔잔히 묻어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그 경지는 현대인들이 사모할 만한 장점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금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의 안젤름 신부의 글을 통해 천주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다분히 뉴에이지적 성향이 짙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글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영혼에 회개와 각성의 차원보다는 다분히 편안하게 와닿는 삶에 대한 평온한 이야기들의 나열에 불과했다. 읽으며 내내 재미없고 실망스러웠다. 안젤름 신부님이 독일에서 그렇게 유명하고 정신적 아버지로 불리 운다는 부분에서 내가 너무 크게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천주교에서 주장하는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의문이다. 그의 글은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내가 말하는 새로운 것은 어떤 정보나 뉴스가 아닌, 그가 그만의 언어로 울릴 수 있는 공간의 넓이와 깊이에 대한 새로움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성철스님이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 하신 말씀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나의 어리석음이 이번 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것일까. 모를 일이다. 추석기간동안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읽었는데, 잔득 기대한 경품 추첨에서 꼭 ‘꽝’을 뽑아 든 느낌이었다. 별 다른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그의 글은 읽지 않게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선별하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 좋은 양장표지에 부드러운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저자의 명성까지 합세한 이 책이 나에게 영감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볼 따름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글 남영희
저자 안셀름 그륀 (Anselm Grun)
1945년 1월 14일 뢴의 융커하우젠에서 태어난 안셀름 그륀Anselm Grun 신부는 1964년 뷔르츠부르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들어갔다.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성 오틸리엔과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 Erlosung durch das Kreuz: Karl Rahners Beitrag zu einem eutigen Erlosungsverstandnis이라는 논문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3년 동안은 뉘른베르크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70년부터 각종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두루 섭렵하면서 칼 융C. G. Jung의 분석심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5년부터는 수도승 전통의 원류를 심도 있게 구명하여 이를 융의 심리학과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했는데, 무엇보다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요한네스 카시아누스, 그리고 사막 교부들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1976년 이래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와 강연뿐 아니라 저술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책을 썼다. 1991년부터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영적 지도신부로 봉사하고 있다.
요즈음 요가를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3번, 1시간씩 몸을 이완시키고 돌아온다.
‘요가’라는 화두가 뉴에이지의 선봉에 서있다는 느낌 때문에 조금은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임산부 운동으로 딱히 선택할 만한 것이 여의치 않아 시작하게 되었다. 요가를 처음 하는 날 나는 눈물이 났다. 일상의 찌든 시간들을 뒤로하고 요가가 끝날 무렵 마루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15분 가량 쉬는 시간이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생각나면서 내가 믿는 하나님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이 마치 기도시간처럼 새롭게 하나님을 만난다는 감흥 때문이었다. 그것이 요가에 사용되는 뉴에이지 음악이었던지 무엇이었던지 나는 상관하고 싶지 않다.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나에게 덤으로 주워진 15분의 쉼이 갑자기 눈물 나도록 감사했다.
요가를 시작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요즈음에는 요가를 바라보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끔 헤아려보기도 한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 기댈 구석을 찾아 헤메일 때 분명 요가는 강하게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불교와는 조금 다르고 기독교와는 아주 다른 세계의 뉴에이지의 성향이 잔잔히 묻어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그 경지는 현대인들이 사모할 만한 장점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금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의 안젤름 신부의 글을 통해 천주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다분히 뉴에이지적 성향이 짙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글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영혼에 회개와 각성의 차원보다는 다분히 편안하게 와닿는 삶에 대한 평온한 이야기들의 나열에 불과했다. 읽으며 내내 재미없고 실망스러웠다. 안젤름 신부님이 독일에서 그렇게 유명하고 정신적 아버지로 불리 운다는 부분에서 내가 너무 크게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천주교에서 주장하는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의문이다. 그의 글은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내가 말하는 새로운 것은 어떤 정보나 뉴스가 아닌, 그가 그만의 언어로 울릴 수 있는 공간의 넓이와 깊이에 대한 새로움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성철스님이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 하신 말씀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나의 어리석음이 이번 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것일까. 모를 일이다. 추석기간동안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읽었는데, 잔득 기대한 경품 추첨에서 꼭 ‘꽝’을 뽑아 든 느낌이었다. 별 다른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그의 글은 읽지 않게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선별하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 좋은 양장표지에 부드러운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저자의 명성까지 합세한 이 책이 나에게 영감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볼 따름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글 남영희
저자 안셀름 그륀 (Anselm Grun)
1945년 1월 14일 뢴의 융커하우젠에서 태어난 안셀름 그륀Anselm Grun 신부는 1964년 뷔르츠부르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들어갔다.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성 오틸리엔과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 Erlosung durch das Kreuz: Karl Rahners Beitrag zu einem eutigen Erlosungsverstandnis이라는 논문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3년 동안은 뉘른베르크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70년부터 각종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두루 섭렵하면서 칼 융C. G. Jung의 분석심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5년부터는 수도승 전통의 원류를 심도 있게 구명하여 이를 융의 심리학과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했는데, 무엇보다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요한네스 카시아누스, 그리고 사막 교부들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1976년 이래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와 강연뿐 아니라 저술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책을 썼다. 1991년부터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영적 지도신부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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