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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려놓아야 할 것 - 내려놓아야 새로워진다.
네 신을 벗으라/로렌 커닝햄, 제니스 로저스/예수전도단/[북뉴스]
불꽃 이는 떨기나무 나무 아래에서 모세가 신을 벗었다.
요즘이야 집에 들어설 때면 반드시 벗어야 하는 것이 신이지만 고대 근동에서 신을 벗는 것은 보다 그와 달리 적극적인 의미를 띄었다. 당시 신을 벗는 행위는 자신이 노예임을 인정한다는 자기 정체성의 표현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주인의 처분만 바란다는 의탁의 의사표시였다.
모세가 어떤 사람인가. 모세는 세계 제일의 문화와 당대 최고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이집트의 왕자였다. 지금으로 치면 대략 미국의 부통령 정도라고 보면 되겠는데,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 자리를 꿰차지는 않으니 그것보다는 한 수 위라고 해야 옳겠다. 낮춰서 부통령이라고 한다해도 부통령이면 대단한 학식과 권력을 지녔음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그런 모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음성을 듣고 극도로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루 알기로 모세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동족의 억울함에 분기탱천하여 그런 대우를 한 당사자를 단박에 죽일 만큼 명분을 따지는 다혈질적인 기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그런 기질은 그가 도망한 미디안에서 양떼에게 물을 먹이던 제사장의 딸들을 위협하는 목자들을 일거에 제압한 데서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성경엔 이후로 그가 떨기나무 아래 서기까지의 생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그 기간 동안 왕자에서 급전직하하여 광야에서 보잘것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실체와 의지해야 할 대상에 관해 철저히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유모를 가장한 어머니로부터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관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대 떨기나무 아래 서기 전에 이미 모세는 화려했던 과거사와 능력에 기대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기 의와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만큼 겸손해져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표현을 네 신을 벗으라는 음성에 그대로 반응한 데서 읽을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그런 모세의 심정을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 가운데 녹아든 저자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가 충분히 모세의 심정과 일체가 되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저자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을 지경에 처한 적이 있다고 썼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고 믿은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신을 벗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후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모세가 내려놓았듯이 자신이 내려놓아야 했던 것을 상세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이 책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동시대인으로서 한 인간이 겪은 다양한 사건과 결단이 결국 하나님이 모세를 다루듯이,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듯이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엄연히 재현되고 있는 실제라는 공감과 그것에서 오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목도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곧 성경 속 인물이 숨소리를 내며 불쑥 내 앞에 나타나는 현실감을 독자가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가 내려놓아야 했던 것은 고스란히 현재의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내려놓음이야말로 그후 모세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 되어간 유일한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린 종종 내가 가진 것, 모세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그것을 놓지 않으려고 기를 쓰다 결국은 다 놓치고 마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더욱이 '이렇게 하면, 이와 같이 된다'고 하는 성경 지식은 충만한 반면 그 지식이 실천으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만일 모세가 음성을 듣고 신을 벗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보자. 아마도 '이후의 모세'를 기대할 순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동일하게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신을 벗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부친다. 그러면서 왜 우리에겐 능력이 나타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낸다. 하지만 벗지 않고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영광의 자리에 이를 수 없다. 그 자리는 비전이 주어지는 자리다.
우리와 동일한 시대를 살고 있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저자는 사랑하는 이들을 내려놓았으며 재정을 내려놓았고, 자기 자신을 내려놓았다. 명예를 내려놓고 감정을 내려놓았다. 그는 '국제 예수전도단과 열방대학의 설립자 겸 총장이다. 매년 30-40개 국가를 다니며 강의를 통해 사람들을 제자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벼랑 끝에 서는 용기』, 『하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를 위시하여 세계 60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다수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들은 그가 하나님께 어떻게 쓰임을 받았는지 드러내는 구체적인 지표다. 그리고 그런 이력은 그가 자신을 내려놓은 이후의 성취다.
하나님 앞에서 무엇인가 되고자 한다면 우선 무엇을 하려고 애쓰기 전에 내 안에 있는 또는 내가 가진 어떤 것들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대부분 하나님께 필요치 않은 것들이다.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이 우리가 생각하고 가진 것에 구속될 분이 아니지 않은가. 내 것을 버릴 때 비로소 내 것보다 더 큰 것을 지닌 하나님이 그것으로 나를 사용하실 것임을 확실히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같이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자기 것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 듯이 그런 두려움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장 27절)고 하나님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애써 가지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기도하자.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의지하여 한번 내려놓아 보자. 과연 하나님이 이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변화된 이야기가 어떻게 내 이야기가 되가는지 지켜보자.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한 음성으로 초대하고 계신다. "모세야, 모세야"
「우리의 개인적인 권리들을 주님 자신과 주님의 복음을 위해 맡겨 드릴 때, 우리는 온 세상을 유업으로 받는 비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이루고자 하는 것 가운데 이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것이 또 있을까?」(책 15쪽 일부)
글 김정완 명예편집위원
저자 로렌 커닝햄 (Loren Cunningham)
YWAM과 전세계 223개국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왔다. 2004년 현재 아내 달린과 두 자녀와 함께 YWAM이 설립한 대학인 University of the Nations가 있는 하와이에서 살고 있다.
불꽃 이는 떨기나무 나무 아래에서 모세가 신을 벗었다.
요즘이야 집에 들어설 때면 반드시 벗어야 하는 것이 신이지만 고대 근동에서 신을 벗는 것은 보다 그와 달리 적극적인 의미를 띄었다. 당시 신을 벗는 행위는 자신이 노예임을 인정한다는 자기 정체성의 표현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주인의 처분만 바란다는 의탁의 의사표시였다.
모세가 어떤 사람인가. 모세는 세계 제일의 문화와 당대 최고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이집트의 왕자였다. 지금으로 치면 대략 미국의 부통령 정도라고 보면 되겠는데,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 자리를 꿰차지는 않으니 그것보다는 한 수 위라고 해야 옳겠다. 낮춰서 부통령이라고 한다해도 부통령이면 대단한 학식과 권력을 지녔음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그런 모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음성을 듣고 극도로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루 알기로 모세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동족의 억울함에 분기탱천하여 그런 대우를 한 당사자를 단박에 죽일 만큼 명분을 따지는 다혈질적인 기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그런 기질은 그가 도망한 미디안에서 양떼에게 물을 먹이던 제사장의 딸들을 위협하는 목자들을 일거에 제압한 데서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성경엔 이후로 그가 떨기나무 아래 서기까지의 생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그 기간 동안 왕자에서 급전직하하여 광야에서 보잘것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실체와 의지해야 할 대상에 관해 철저히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유모를 가장한 어머니로부터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관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대 떨기나무 아래 서기 전에 이미 모세는 화려했던 과거사와 능력에 기대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기 의와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만큼 겸손해져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표현을 네 신을 벗으라는 음성에 그대로 반응한 데서 읽을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그런 모세의 심정을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 가운데 녹아든 저자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가 충분히 모세의 심정과 일체가 되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저자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을 지경에 처한 적이 있다고 썼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고 믿은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신을 벗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후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모세가 내려놓았듯이 자신이 내려놓아야 했던 것을 상세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이 책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동시대인으로서 한 인간이 겪은 다양한 사건과 결단이 결국 하나님이 모세를 다루듯이,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듯이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엄연히 재현되고 있는 실제라는 공감과 그것에서 오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목도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곧 성경 속 인물이 숨소리를 내며 불쑥 내 앞에 나타나는 현실감을 독자가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가 내려놓아야 했던 것은 고스란히 현재의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내려놓음이야말로 그후 모세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 되어간 유일한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린 종종 내가 가진 것, 모세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그것을 놓지 않으려고 기를 쓰다 결국은 다 놓치고 마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더욱이 '이렇게 하면, 이와 같이 된다'고 하는 성경 지식은 충만한 반면 그 지식이 실천으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만일 모세가 음성을 듣고 신을 벗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보자. 아마도 '이후의 모세'를 기대할 순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동일하게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신을 벗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부친다. 그러면서 왜 우리에겐 능력이 나타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낸다. 하지만 벗지 않고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영광의 자리에 이를 수 없다. 그 자리는 비전이 주어지는 자리다.
우리와 동일한 시대를 살고 있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저자는 사랑하는 이들을 내려놓았으며 재정을 내려놓았고, 자기 자신을 내려놓았다. 명예를 내려놓고 감정을 내려놓았다. 그는 '국제 예수전도단과 열방대학의 설립자 겸 총장이다. 매년 30-40개 국가를 다니며 강의를 통해 사람들을 제자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벼랑 끝에 서는 용기』, 『하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를 위시하여 세계 60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다수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들은 그가 하나님께 어떻게 쓰임을 받았는지 드러내는 구체적인 지표다. 그리고 그런 이력은 그가 자신을 내려놓은 이후의 성취다.
하나님 앞에서 무엇인가 되고자 한다면 우선 무엇을 하려고 애쓰기 전에 내 안에 있는 또는 내가 가진 어떤 것들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대부분 하나님께 필요치 않은 것들이다.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이 우리가 생각하고 가진 것에 구속될 분이 아니지 않은가. 내 것을 버릴 때 비로소 내 것보다 더 큰 것을 지닌 하나님이 그것으로 나를 사용하실 것임을 확실히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같이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자기 것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 듯이 그런 두려움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장 27절)고 하나님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애써 가지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기도하자.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의지하여 한번 내려놓아 보자. 과연 하나님이 이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변화된 이야기가 어떻게 내 이야기가 되가는지 지켜보자.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한 음성으로 초대하고 계신다. "모세야, 모세야"
「우리의 개인적인 권리들을 주님 자신과 주님의 복음을 위해 맡겨 드릴 때, 우리는 온 세상을 유업으로 받는 비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이루고자 하는 것 가운데 이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것이 또 있을까?」(책 15쪽 일부)
글 김정완 명예편집위원
저자 로렌 커닝햄 (Loren Cunningham)
YWAM과 전세계 223개국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왔다. 2004년 현재 아내 달린과 두 자녀와 함께 YWAM이 설립한 대학인 University of the Nations가 있는 하와이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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