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낮은 곳으로 내려온 개그맨
작년에 장애를 갖고 있는 동생을 구하려다 두 남매가 결국 숨을 거두게 된 사건이 있었다. 그것이 이슈가 되어 라디오의 모 아침시사프로에서 장애우 선교를 힘쓰고 있는 한 목사님과 전화 인터뷰를 하는 것을 들으며 의외의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인터뷰 목사님이 본 책의 저자인 김정식목사님이다. 저자는 목사보다는 개그맨으로 더 알려진 분이다. 인터뷰를 들으며 그저 자기 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 일에 깊이 헌신적으로 관여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그 놀라움은 몇 배로 더 다가왔다. 연예인이었다가 그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나눔의 생활이 꽤 배어 있었고 실제 목회로 들어서면서 하나님께 온전히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면서 또 장애우와 주변의 지체들을 진정 낮은 자세로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이동목회(재가 장애자를 찾아가 예배드리는 것) 및 학교에서 열악한 학생들을 배려하여 섬기는 모습 등은 상당히 도전적이다. 그리고 저자에게 센베이 과자 한봉지를 추운 겨울에 갖다 주려고 중증 장애인이 경기도 광주에서 청담동까지 온 사연(그 과자는 오다가 다 흘려 겨우 세 개밖에 안 남을 정도로 그 자신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장애인이었다) 등은 눈가를 시리게 했다. 목회는 그저 설교만 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깨우쳐 준다. 진정한 낮아짐과 버림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도 큰 십자가 있는 곳에서 예배드리고 싶어요."
그 애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교회를 말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출석했던 교회에서 너무 눈치를 줘서 떠난 이후 교회를 그리워했다고 했다.
그때부터 장애인들을 위해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던 중, 용인 동백의 한 교회의 허락으로 2008년 5월부터 목요일 첫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얼마나 행복하고 기뻤는지 모른다. 예배 내내 눈물바다였고 감동이었다.
하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목요일 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은 우리들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교회의 문이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장애인들이 모이는 교회라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성도들의 항의로 더 이상 장소를 제공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후 몇몇 교회를 전전하다가 예배장소를 옮길 때마다 한 두 가정이 떠나면서 예온 교회의 예배는 멈추게 되었다.
서울 원효로의 선인중앙교회에서 2011년 5월 간증집회를 가지게 된 인연으로 파주 지교회 협동 목사로 섬기다가, 그해 10월, 교회 옆 건물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예배를 드렸다. 다시 2012년 7월말, 온전히 독립하여 비로서 <예온교회> 이름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어느덧 예온교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섬기는 교회로 자리 잡았다. 세상에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회복하고 그 모습을 통해 다른 이들이 힘을 얻고 꿈을 키워가는 그런 교회인 것이다. - ‘사람이 별미입니다’ 중(中)에서 -
저자 김정식
KBS ‘젊음의 행진’으로 방송인의 삶을 시작한 그는 ‘밥풀떼기’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동작 그만’,‘도시의 천사들’로 두 차례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할 만큼 최고의 코미디언 연기자. 주말 개그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의 ‘도시의 천사들’을 기획 집필하였으며, 이후 ‘명랑극장’ 등 장편 코미디 작품의 작가 겸 연기자로 활동하였다.
집사 직분으로 교회생활을 했으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건 1998년 10월 미국유학 중. 목회자로 순종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부천의 한 중형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신당동 예수마을교회의 중,고,청년부 전임사역자로 시무한 후 2007년 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십여 년이 넘는 세월을 장애인 사역에 전념하는 진정한 목회자이자 교수. 장애인을 위한 <예온교회>를 섬기는 종. 그의 장애인 사역은 소명이기도 하고 삶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대불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으며, 총회신학대학원 목회연구학 석사.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현재 서울기독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에 있다.
그밖에 천안나사렛대학교 멀티미디어학부 겸임교수, 성민대학교 종합예술학과장을 거쳐 2012년 현재 한국콘서바토리에서 방송영상학과장, (사)한국문화예술교육협회(前한국장애인문화예술교육협회) 대표이사를 맡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장애 청소년 및 장애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에게 음악이나 미술, 영상 등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