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나님의 뜻을 무모하게 좇기
최근 읽은 책들이 교회에 대한 새로운 물결을 보여주는 책들이 많았다. 대형교회가 성공의 목적인 것처럼 치부되고 지역교회 중심이 책도 조금 경향은 다르지만 그런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더 날 것같다. 이전 책들이 교회를 개척해나감에 있어 가정모임이나 카페모임으로라도 출발한 반면 저자의 개척은 거리기도와 예배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무식하고 무대뽀적이다. 그러한 모습은 저자의 하나님의 뜻에 대한 민감성에 나온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자신의 처지와 상황이 어떠하건 순종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간사를 그만두고도 6년이나 기다리기도 했고 그렇게 기다리고 개척하여 부흥하고 있는 교회를 일 년도 안 되어 사임하고 명동 한복판에서 기도하는 무모함을 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실 이러한 모습들은 외형적으로는 그는 실패한 사역자 같다. 그러나 세상의 기준과 하나님의 기준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이 보시는 열매는 세상과는 분명 다르다.
또한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인품은 목회자로서는 결함도 많고 문제도 많음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저자도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의 약함은 그의 소설보다 깊은 인생의 굴곡에서 왔음을 본다. 또한 그는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않고 그것을 비록 더딜지 모르지만 하나님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정직함과 솔직함을 보여준다.
그렇다. 목회자는 실수하지 않는 것도, 온전한 존재도 아니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그대로 내어놓고 치유 받으며 성장하는 이이고 비록 어떤 때 잘못된 선택과 실수를 할 때 하나님 앞에 철저히 엎드리어 부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이일 것이다. 문제는 죄에 대한 정직한 인정이나 돌이킴 없이 자기잣대로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목회자가 너무 많다는 것일게다.
저자 김길
평생 그의 마음도 전쟁터였다. 원수 사탄의 교묘한 수시 시간차 공격으로 자주 쑥대밭이 되고 마는 게 우리네 마음터(心地)라면, 그의 마음처럼 포성이 진동하며 격렬한 전쟁터도 드물 것이다.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성장한 그는, 이름 ‘길’吉의 뜻과 달리 박복(薄福)하여 ‘길’(路) 위에 내팽개쳐지고 마음이 무너지는 상처투성이 인생을 살아왔다.
‘고난’이라는 적진(敵陣)의 저격수는 유리같은 아들을 돌봐야 하는 현재에도 휴전을 몰라, 그는 이전 책들의 사례와 같이 현실 속에 펼쳐지는 마음의 전쟁을 날것으로 토로한다. 그 역시 이 전쟁에서 찢기고 피 흘려왔지만, 마음전쟁의 본질과 주도권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하여 마음이 원수의 공격을 받아도 폐허가 되지 않도록, 싸워 버티고 이기게 하는 말씀의 전략과 기도의 전술을 은혜로 터득해낸 능숙한 용사가 되었다.
이제 그는 그 누구도 대신하여 치러줄 수 없는 이 지독한 마음의 전쟁 때문에 한순간도 편히 쉬지 못하는 동시대 영적전쟁의 전우(戰友)를 향해 “힘내라, 이겨라!”라고 소리쳐 응원한다. 이 책은 그가 겪은 삶의 질고와 유사한 원수의 공격 때문에 상처받고 쉬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향한 따뜻한 응원가이자 상쾌한 치유의 처방전이다.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예수전도단 간사로 캠퍼스 사역을 했다. 선교단체에서 나와 오랜 기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린 끝에 ‘너와 꼭 하고 싶은 교회가 있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서울 명동에서 예배당도 없이 ‘명동의 신실한 교회’, 명신교회(明信敎會)를 개척했다. 개척의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명동을 필두로 아시아의 대도시에 교회를 세우고 청년들을 파송하는 비전을 품은 ‘대도시 선교사’(Metropolitan Missionary)로서 살고 있다. <!--[end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