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초월적인 하나님
토저 목사님은 무디성경학교 교장을 역임했던 세계적인 목회자이다. 오래 전부터 토저 목사님의 책을 접하였고, 작년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필자가 섬기고 있는 수요예배 교재로 본서를 성도들과 함께 공부하였다. 본서를 교재로 택한 이유는 학술적 책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토저 목사님이 이성 중심적 신앙이 아니라 이성과 체험적 신앙의 균형을 추구한 목회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토저 목사님의 책 ‘하나님’을 주교재로 택하였다.
본서를 매주 수요일마다 공부하면서 느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서평의 제목처럼 토저는 초월적 하나님을 강하게 강조하고, 하나님에 대한 인식의 주요 핵심이 ‘하나님은 초월하시는 분이시다’라고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토저 목사님의 글에 대해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것 같다. 또한 체험신앙과 신사도주의 쪽에 가까운 목회자와 성도들이 토저 목사님의 글을 좋아하는 것 같다.
먼저 본서는 앞서 밝힌 바대로 주제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학문적 책이 아니라 주제에 대해 논리적 흐름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을 따라 전개해 나가는 강의록에 가깝다. 그래서 곁길로 빠지거나 결말이 다른 주제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 또한 당시 토저 목사님의 생각의 흐름이나, 당시 토저 목사님이 그 시대와 상황 가운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개인과 교회,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초월적 하나님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하나님의 능력과 속성들이다. 당시의 미국 교회사를 정확히 모르지만, 본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이성주의적 기독교에 대한 토저 목사님의 경계심을 느낄 수 있다. 본서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초월성을 강조한다.
역설적이게도 필자의 교회에서는 필자가 그동안 하나님의 초월성에 대해 많이 강조한 터라 필자는 하나님의 인격성과 내재성에 대해 보완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랐다. 그 이유는 초월적 하나님만을 강조할 경우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 그리고 역사 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일반은총의 은혜가 약화되어 하나님에 대해 신비적 의존으로 기울어지고 종교 편향적이 되어 일반 사회학과 과학에 대해 무용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 한국교회는 특별은총과 일반은총의 개념이 균형을 잃고 있다. 모든 것을 종교적 관점이나 특별은총이나 특별계시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성향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왜곡시키는 주범이 되거나, 신바리새주의로 나타날 수 있다. 신학은 역사를 통해 발전하거나 그 역사 속에 하나님의 뜻을 적용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신학이나 완전한 신학은 존재할 수 없다.
종교개혁을 주도한 루터나 칼빈의 신학이 당시 부패한 로마가톨릭의 대안으로서는 매우 유용하였지만, 그들의 신학이 인류의 모든 사상과 문화와 종교의 문제를 포괄하여 해결해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성경과 자연(현실), 그리고 하나님과 나와 우리 사이에서 오늘을 하나님과 함께 살기 위해 다양성과 보편성 사이에서 영적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초월성(전지 전능)을 믿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피곤해서 주무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는 연약하고 제한 받으시는 하나님의 신비를 함께 믿어야 한다. 보편과 상대성은 베틀의 씨줄과 날줄과 같다. 지금 우리는 보편적 기독교의 씨줄만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개별적인 역사와 현실과 필요의 다양성의 날줄을 함께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책의 두께의 위압감 때문에 부담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인내하면서 읽어간다면 초월적(형이상학적) 하나님의 최고봉을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필자는 우습게도 인격적인 하나님을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 A. W. 토저
북미 지역 개신교 목사이자 설교자, 저술가로서 “이 시대의 선지자”로 불린다. 1897년 4월 2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뉴버그에서 출생했다. 17세 때 고된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길에서 한 전도자의 설교를 듣고 회심한다. 이후 평생 “하나님을 추구하는” 일에 헌신한다. 1919년 웨스트버지니아 주 너터 포트에 있는 교회에 청빙받아 사역을 시작한 이후, 시카고에 있는 사우스 사이드 연합교회,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애비뉴 로드 연합교회에서 목회했다. 비록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깊은 기도와 말씀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성령의 권능을 설교의 원천으로 삼았다. 또한 특정 종파주의에 매이지 않고 건전한 복음주의 기반 아래 초대교회로부터 당대에 이르는 다양하고 풍부한 신앙적 유산을 물려받아 사역했다. 4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기독교 선교연합’의 지도자라는 명성이 뒤따랐으나, 그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추구하는 한 성도요 그분의 임재를 갈망하는 참된 예배자였다. 1963년, 하늘의 부르심을 받기까지 일평생 개혁과 부흥의 통로가 되고자 했던 그의 삶은 묘비명에서 짧은 한 줄로 요약되어 있다. “하나님의 사람, A. W. 토저.” 메마르고 형식적인 정통주의와 신앙의 세속화가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 그의 대표작 세트는 오직 하나님만을 간절히 찾고 사모하는 삶, 그 경이의 처소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