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불신지옥이라는 용어
한국 기독교의 주요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은 지하철에서, 주일 날 설교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의 생각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안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옥에 가는가? 만약 그렇다면 평생을 선하게 살았지만 영접하지 않고 죽은 사람도, 세월호와 같이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 역시 안 믿었다는 이유로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이런 교리 속에서는 사랑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섬기기 미심쩍어지고 불편해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문구가 바로 한국 교회의 참된 모습을 잃게 한 주요한 이유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불신지옥이라는 말은 결국 타종교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무 소망을 주지 못하고 배타적으로 만들며, 또 삶에 대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이웃 사랑의 명분을 퇴색시키고 말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만들어낸 슬로건이 정말로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지 또한 성경이 설명하는 구원, 천국, 지옥은 무엇인지에 대해 책은 설명한다.
저자의 주장과 생각의 초점은 하나님 나라에 맞춰져 있다. 우리가 죽어서 가는, 구름 너머의 왕국이 아니라, 이 땅 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전진해가고 있는 그 하나님 나라를 우리가 소망해야 할 궁극적 목표로 보고 있다. 그런 전제 아래서,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내세를 추구하기만 하는 삶이 아닌, 사랑하고 정의를 행하는 삶을 살도록 부름 받았다는 당위가 세워진다.
이 책이 주요하게 다루는 지옥에 대한 내용에선 기존 교회에선 듣기 어려운 개념들을 볼 수 있었다. (재림 전과 후의 지옥, 악인과 죄인의 지옥 등). 이 내용들 속에는 유아들과 무고하게 죽은 영혼들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의견 등 불신지옥의 타이틀 아래에 생겼던 딜레마들을 검토해보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큰 관심사인 구원의 기준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저자는 양과 염소의 비유(마 25장)를 근거로 주장을 펼친다. 믿지 않은 사람들이 구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성경에 명확히 나와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비유를 봤을 때 구원의 판단 기준은 가장 작은 자에게 어떻게 대했느냐이며 교회에 나갔는지 또는 세례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저자는 이것만이 천편일률적인 구원의 기준은 아니며 예수 그리스도 없이 구원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의견을 제안하므로 우리로 하여금 안타까운 영혼들의 구원 소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짧고 이해하기 쉬운 책이지만, 속의 내용은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또 알아야 할 내용들이 참 많은 것 같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신앙 생활을 하는 모두에게 권장하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좀 더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한 영혼을 사랑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저자 서성광
1974년 부산 출생. 모태신앙으로 주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해 그날은 공부 한 번 한 적 없는 보수적인 풍토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때 목사가 될 것을 서원했고 그에 따라 고신대 신학과에 입학, 2007년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부교역자로 10년 넘게 사역하면서 별 불협화음 없이 전통 교회에서 목회를 해왔다. 그러나 10대 이후부터 내면에서는 조국 교회의 현실과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슬픔과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복음주의의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도 전통을 그대로 답습할 수 없는 제안을 조국 교회에 던지고 싶었다. 2016년부터 분당구 이매동에 ‘영광의 교회’를 개척하여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