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동체성이 상실된 이 사회에서
부제(상처 입은 자들과 일구는 복음의 공동체)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소외되고, 아픔이 많은 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 살아있는 경험들로 가득 차있다. 책은 공동체를 시작했던 초창기부터 현재의 오두막에 이르기까지의 여정들이 시간 순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읽으면서 ‘나였다면 절대 이렇게 못살 것 같다,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요즈음 마을 공동체에 대해 관심들이 증가하고, 실제로 살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부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과정은 참으로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았다. 오두막 공동체에게 한 번의 성공이 있기 위해 열 번을 깨어지고 넘어져야 했다. 한 명이 회복되고 변화되기까지 아홉 명이 상처만 남기고 떠나기도 했다. 화려한 포장지 속 공동체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절한 삶의 현장 그 자체였다.
이런 곳에서 누가 인내하며 사랑할 수 있을까? 아무리 착하고 다정한 사람인들 그럴 수 있을까? 저자 역시 본인의 약함과 부족함들을 고백한다. 공동체를 섬기는 것을 본인의 열정과 오기, 야망으로 하려하고 하나님 앞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놓으려 한 모습, 또 출소자들의 폭력적이고 거친 행동들로 인해 사랑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들을 지나면서 저자는 이런 사역들은 자신의 능력과 사랑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니 많은 삶에서 긴장과 무거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이용규 선교사의 ’내려놓음’의 메시지와 매우 비슷하게 다가왔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는 신학적으로 많은 정보나, 놀라운 기적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정말 현실적인, 땅 값에 대해 고민하고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 가운데 소박히 살아가는 그런 이야기들로 덮혀 있다. 비록 하나님이 앞에 떡하니 나오시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과 사람들 속에서 개입하신 숨어계신 하나님이 책 곳곳에 계신다. 쉴 새 없이 찾아오는 어려움과 함께, 그칠 줄 모르는 사람들의 헌신과 지원이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즉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세워나간다는 것은 각각 사람들의 땀과 노력, 기도로 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다소 바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오두막을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앞가림하기도 힘든 이 도시 속에서 오두막을 완전히 따라서 살기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 각자의 ‘오두막’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교회가 될 수도 있고, 직장, 가정, 학교, 이웃들 등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오두막’ 속에서 책이 도전하는 삶과 방식들을 어떻게 실제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우리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내가 찾은 하나의 답은 바로 약한 자들, 상처 입은 자들을 연민하고 동정하고 안타까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고 같은 위치에 서는 것, 그것이 책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우월한 위치에 서서 값싼 눈물과 동정만을 보이는 사람이 되기 쉽다. 그러나 거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제자도인 것 같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하신 분의 말씀을 따라 부디 공동체성이 상실된 사회에서 끊어져버린 유대의 고리들을 다시 연결해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