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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SNS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복음적으로 행동하라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폴 트립/김진선/토기장이/조정의 편집인
성경적 상담학에서 일반적인 원칙으로 가르치는 변화된 삶의 원칙은 ‘반응하지 말고 행동(순종)하라’이다. 죄인은 자연스럽게 육신의 욕구대로 반응할 때가 많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대로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행동하려면 반드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롬 12:2). 이 복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은 거의 대부분 어그러지고 이기적이며 악한 특성을 갖는다. 이 세대에 만연한 ‘반응성’의 특징이 바로 이 악한 반응성이다.
폴 트립의 새 책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의 원제는 “Reactivity”로 “반응성”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부제는 “How the Gospel Transforms Our Actions and Reactions”로 “복음은 어떻게 우리의 행동과 반응을 변화시키는가” 정도의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히 SNS 활용법에 관한 책 혹은 SNS를 활용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에 관한 책이 아니다. 더 깊은 수준의 ‘반응성’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거의 대부분 SNS에서 우리가 반응하는 것을 예시로 삼는데, 이는 우리의 악한 반응성이 소셜미디어에서 훨씬 더 복음의 원리를 무시하고 육신이 원하는 날것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SNS를 지배하는 악한 반응성의 문제는 단지 기독교 내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 밖에서도 SNS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불러일으킨 새로운 차원의 갈등과 언어폭력, 관련된 범죄 등을 심각한 문제로 다루고 즉각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하지만 폴 트립이 성경적 상담학 강사 및 저자로서 반응성의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복음과 깊은 연관을 맺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는 항상 모든 책에서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다룰 때, 항상 복음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그 해결책으로 복음을 제시하기 위해 애쓰기 때문이다. SNS상에서 숱하게 드러나는 악한 반응성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복음의 부재가 모든 종류의 악한 열매를 본능적으로 맺게 한다. 그리고 복음의 능력이 그 모든 악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선하고 아름답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 맺는 씨를 심는다.
폴 트립은 오늘날 반응성은 감정, 분노에 쉽게 휩쓸리고, 무례하며, 자기 의를 내세우고, 앙갚음으로 반응하고, 개인주의를 추구하며, 언쟁과 집단주의가 팽배하다고 평가한다. 얼굴과 얼굴을 대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반응할 때, 웬만하면 나오지 않을 모습이, 그럴 권리가 있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자리에서는 서슴지 않고 튀어나온다. 악성 민원, 악성 댓글 등 모두 익명성과 비인격적 접촉이라는 사각지대에 숨어 인간의 악한 본성에서 흘러나오는 순수한(?) 반응성이다. 적어도 복음을 아는 그리스도인, 복음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에게서는 이런 반응성이 나와서는 안 된다.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인 교회는 성내지 않고 무례하지 않은 사랑의 특성에 따라 반응해야 한다. 악을 선으로 갚은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야 한다.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타주의, 언쟁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말하는 것, 집단주의가 아니라 평화주의가 풍성하게 나타나야 한다.
이런 반응성의 변화는 오직 복음만 일으킬 수 있다. 폴 트립은 이 사실을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한다. 복음에 가득 담겨 있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기억하게 하고, 복음이 우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한다. 복음이 바라보게 하는 크신 하나님의 영광을 조명하고, 우리가 단지 이 땅에 살다 갈 존재가 아니라 영원을 소망하며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한다. 복음은 자기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부인하라는 소명을 따르는 것이고, 또한 복음은 우리 한계를 인정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의 가치를 새롭게 매기게 한다는 진리를 전달한다.
어떤 면에서 우리가 악한 반응성의 덫에 쉽게 걸리는 이유는 복음만이 줄 수 있는 것을 다른 것을 통해 가지려고 애쓰고 그렇게 애써도 결국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터진 웅덩이들의 문제다. 우리는 복음 안에서 이미 넘치는 은혜를 받았다. 그래서 은혜로 반응할 수 있다. 우리는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얻고자 애쓰는 영광을 모조품으로 여길 수 있다. 진품은 하나님께 속한 무궁한 영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을 받아 자기를 부인할 수 있다. 우리가 약할 때 그리스도의 강함을 자랑할 수 있다. 우리는 SNS에서 하나님 형상을 닮은 사람을 존귀하게 대할 수 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도 주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항상 인식하고 살아갈 수 있다. 복음은 우리를 그리스도처럼 반응하게 하고, 복음이 없으면 우리는 타락한 아담처럼 반응한다.
SNS를 없애버리고 온라인 교제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처음부터 기술과 도구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더욱 쉽게 악한 반응을 내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그것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처방책이 복음이라는 것을 폴 트립을 통하여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SNS를 사용하는 그리스도인의 반응이 달라지고 더 나아가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복음의 능력이 강력하게 나타나는 변화된 반응성을 보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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