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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화, 일상에 뿌리 박은 사랑의 고백
일상의 성화/데이비드 폴리슨/김태형/토기장이/정현욱 편집인
“사랑하면 닮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에밀리오 페레 교수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32쌍의 연인들을 대상으로 심박 수와 호흡 패턴을 분석했더니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연인이 아닌 팀은 심박 수나 호흡이 같아지는 경향이 없었다고 한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에리카 슬로터 교수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역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실험은 너무나 흔해서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 닮음은 관계의 법칙이자 원리이다. 기독교 교리 중에 구원 서정이 있다. 소명으로부터 시작해 칭의와 거듭남을 통해 영화에 단계에 이른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의롭다함을 받은 후 하나님의 백성으로 입양된다. 교단마다 순서가 미미하게 다름에도 공통점이 있다. 영화의 단계에 이르기 전, 그러니까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닮아간다. 이것을 성화(聖化)라 한다. 성화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자 사랑이며 고백이다.
데이비드 폴리슨은 <일상의 성화>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성화 되는가를 세밀하게 그려나간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을 ‘하나님 안에서 자신감을 발견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인생의 목표로 두고 사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151쪽)으로 정의한다. 그렇다! 성화는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것, 그리스도처럼 살아가는 것, 작은 예수가 되는 것이다.
“성화는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더 관계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먼저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고 다른 이들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고, 연결되고, 엮이게 되는 것이다.”(149쪽)
얼마나 놀라운 고백인가! 성화는 ‘관계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하나님은 각각 구원받은 백성으로 부르셨다. 모든 사람은 고유한 이름과 성격과 경험과 상황을 가지고 있다. 고유함과 더불어 공통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에 개입’(15쪽) 하신다. 우리의 상황 속에 찾아오셔서 만나시고 대화하시고 소통하신다. 성화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구원받은 각 개인의 이야기에 개입하시는 것이며, 구원받은 각 개인이 하나님께 드리는 사랑의 고백이다.
폴리슨은 점진적 성화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있다고 말한다. 성화는 과거의 칭의에 근거하며,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내면의 믿음과 외적으로 표현되는 사랑’(17쪽)이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것이다. 마침내 우리는 영화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성화는 사람의 힘이나 결단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하나님의 계획과 의지를 통해 실현된다. 점진적 성화는 ‘구원을 시작하신 하나님이 미래에 구원을 완성하실 때까지’(39쪽) 인도하시는 여정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세밀한지를 배우고 사랑한다.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명령에 기꺼이 동참하며 순종한다. 우리의 다양한 일상에서 말이다.
“이 모든 십자가의 의미들을 한 번에 우리의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진리는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십자가의 의미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을 거룩하게 변화시켜 간다. 또한 이 다양한 십자가의 의미는 그리스도인들을 기독교 신앙을 잘 표현하는 아름다운 성품으로 이끈다. 십자가를 통해 그리스도인은 겸손해지며, 확신에 차게 되고, 소망을 갖게 되고, 타인을 진정으로 섬길 수 있게 된다.”(51쪽)
칭의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의롭다 칭하시는 것이다. 폴리슨은 5장에서 칭의야말로 성화의 전제이자 힘이라고 강조한다. 칭의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 아버지의 긍휼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 성화의 중심에 십자가가 있으며, 십자가야말로 성화의 양태이자 방식이다. 우리는 그렇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94쪽)어 진다.
고형원이 작사작곡한 <물이 바다 덮음 같이>에 이런 가사가 있다.
세상 모든 민족이 구원을 얻기까지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
주의 심장 가지고 우리 이제 일어나
주 따르게 하소서
세상 모든 육체가 주의 영광 보도록
우릴 부르시는 하나님
주의 손과 발 되어 세상을 치유하며
주 섬기게 하소서
‘주의 심장 가지고.’ ‘주의 손과 발 되어 세상을 치유하며.’ 그렇다! 이것이 진정한 성화가 아닐까?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예수님께서 보셨던 것을 보고, 하셨던 일을 행한다. 성화는 십자가에서 달려 돌아가신 주님을 위해, 주님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폴리슨이 인용한 B.B. 워필드의 말로 마친다.
“우리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곳으로 들어가 그들을 위로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곳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곳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희망을 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곳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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