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서중한총신대 신학과
    총신대학원(M.Div.)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Th.M.)
    총신대학원 박사 과정 마침(Ph.D.Cand.)
    다빈교회 담임목사

일박(日薄)의 은혜를 구하다

서중한 | 2021.03.11 12:38

노래하는 사람들은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한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악기가 되어 간답니다. 연륜이 담긴 소리가 온 몸을 돌고 돌아 더 깊고 풍부한 소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좋은 악기는 좋은 나무로 통을 얇게 만들어 소리가 깊게 나도록 만듭니다. 좋은 울림통을 만드는 것인데 울림통은 무엇보다 잘 비어 있어야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결국 세월 따라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하나 둘 비워 더 큰 울림통을 갖게 되면 더 깊은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지요.

 

더 늦기 전에 내 몸도 복음의 울림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 한번 만이라도 머리에서 말초신경까지 복음으로 진동하는 순간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성령께서 나를 악기처럼 불어주셔서 하나님의 숨결을 토해내는 그런 순간 말입니다. 어쩌다 말이 잘되는 날이 아니라 내 영이 하나님께 사로잡혀 그 분이 말씀하고 계심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가수들이 나이가 들어도 매일 연습을 쉬지 않듯이 날마다 경건에 이르도록 제 자신을 연단해야겠지요.

 

제 안은 깜깜한 동굴 같습니다. 보이는 곳마다 삐뚤삐뚤하고 뾰족뾰족합니다. 긁기고 패이고, 막히고 거칩니다. 그럴지라도 내가 외칠 말씀과 내가 부를 노래의 주도권을 더욱 하나님께 내드리며 내 자신을 비워 내기를 열망합니다. 저 마다의 몸에서 다른 음색(音色)이 울려나듯 지금까지 걸어온 제 몸에서 말씀이 공명되기를, 단단한 제 삶의 껍질이 날마다 얇아지는 일박(日薄)의 은혜를 주셔서 제 안의 울림통이 더 넓고 깊어지기를, 그렇게 복음의 파장이 되기를, 이 기도 밖에 당신께 올릴 기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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