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서중한총신대 신학과
    총신대학원(M.Div.)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Th.M.)
    총신대학원 박사 과정 마침(Ph.D.Cand.)
    다빈교회 담임목사

가을 기도

서중한 | 2019.10.17 17:37

모세의 뒤를 이은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여호수아1:7) 여호수아는 이 말씀을 붙들고 가나안 정복이라는 중대한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여호수아도 늙고 하나님의 부르심이 임박했을 때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 놓고 마지막 유언을 남깁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크게 힘써 모세의 율법 책에 기록된 것을 다 지켜 행하라 그것을 떠나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여호수아23:6)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그를 지도자로 세우실 때 주신 말씀을 이스라엘을 향한 자신의 마지막 말로 삼습니다. 인생은 가도 말씀은 영원합니다. 내가 사라지고 말씀만 남는 것은 슬프기보다 찬란한 일입니다.

 

잠언4:27에서도 우로나 좌로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좌나 우, 혹은 우나 좌로 치우치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입니다. ‘치우치다는 말은 돌아서서 떠나는 것에서 빗나가는 것까지를 아우르는 말입니다. 길 가운데로 걷지 않는 것, 정도를 행치 않는 것은 치우친 걸음입니다. 신앙살이가 세상살이요, 세상살이가 신앙살이지만 어느 곳을 살펴도 돌아보니 삶을 바르게 걸어왔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하늘을 올려다보면 볼수록 깨알 같은 죄악들만 가슴에 촘촘합니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걸음임에 분명합니다.

 

1948년에 백범 김구 선생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열되지 않고 통일된 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남북협상을 하러 38도선을 넘으면서 한시(漢詩) 한 편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踏雪野中去)

어지러이 걷지 말라(不須胡亂行)

오늘 나의 발자국은(今日我行跡)

뒷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라(遂作後人程)

 

누군가와 함께 눈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사람의 발자국에 발을 포개며 사람들은 건곤일색(乾坤一色)의 눈길을 걷습니다. 내 남은 걸음이라도 좌우로 치우친 난행(亂行)이 아니라 정연한 행적(行蹟)이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걸음이 허약하니 하나님의 영이 내 길을 진리 가운데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요한복음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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