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무디를 잇는 야구왕 부흥사 빌리 선디(Billy Sunday, 1862-1935)

채천석 | 2025.03.23 15:31

본명은 윌리암 아쉴리 선디이지만, 그는 보통 빌리 선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 선수로 기억되지만,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 가운데는 무엇보다도 죄를 정면으로 책망하며 복음을 전하던 전도자 빌리 선디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빌리는 오하이오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시카고의 프로 야구팀에 합류하면서 그는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발은 놀라울 정도로 빨랐으며, 자주 도루에 성공하는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홈베이스를 한 바퀴 도는 데 14초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준족이었던 그는, 한 경기에서 혼자 2루와 3, 그리고 홈까지 연속 도루를 성공시켜 팀에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은 야구가 아니라 복음이었다. ‘퍼시픽 가든 선교회를 통해 회심의 은혜를 경험한 그는 신앙을 갖게 되었고, 이 회심은 그의 삶뿐 아니라 그의 경력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그는 야구 선수로서 전국을 누비는 대신, 복음을 들고 나라 전역을 돌아다니는 전도자가 되었다. 정규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던 그는 스스로 독특한 설교 스타일을 발전시켰고, 설교할 때 온몸을 사용하는 강렬한 바디 랭귀지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회심 후 5년이 지나 그는 시카고 야구팀을 떠나 시카고 YMCA에 신앙부 부간사로 취직했다. 월급은 고작 83달러 33센트에 불과했지만, 그는 그 돈으로 아내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 직장까지 걸어 다녔고, 헌 옷에 물을 들여 새 옷처럼 만들어 입을 만큼 검소한 삶을 살았다.


이후 그는 윌버 채프먼을 도와 2년 동안 대중 복음화 사역에 힘썼고, 1896년부터는 독자적인 전도자로 나섰다. 장로교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각지에서 대중 집회를 인도했고,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어 집회 장소가 부족할 정도였다. 그의 전도 집회는 철저히 조직적으로 진행되었으며, 한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한 파급력을 지녔다. 최소 20명 이상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른바 선디 당은 집회의 기획과 홍보, 음악, 그리고 실업가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사역 등 각 영역을 세밀하게 담당했다. 이 운동을 위해 각 지역 교회들에서 수천 명의 성도들이 동원되고 협력하였다.


빌리는 재치 있는 화법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는 사람들이 웃고 있을 때 그 틈을 타 복음을 그들의 마음속에 밀어 넣었다. 늘 가난한 이들을 잊지 않고 사랑을 베풀었으며, 해마다 관대한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또한 인종 차별에 반대했고, 여성 참정권과 공립학교의 성교육 실시를 지지하였다. 신학적으로는 철저한 근본주의 진영에 서 있었으며, 진화론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절제와 금주를 강력히 권장했다.


이른바 야구왕 전도자로 불린 빌리 선디가 1935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사역을 통해 구원받은 사람은 약 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의 설교를 직접 들은 사람은 일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는 무디의 뒤를 잇는 시대의 위대한 부흥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복음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삶 전체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전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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