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셀목회의 효시 사무엘 슈메이커(Samuel Shoemaker, 1893-1963)
슈메이커는 미국 메릴랜드에서 태어난 성공회 목회자이자 저술가로, 20세기 초 미국 교회 안에서 ‘열린 목회’와 소그룹 사역을 앞서 실천한 인물이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한 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2년 동안 중국 Y.M.C.A. 간사로 일했다. 당시 아시아의 기독교 인문주의에 관심을 두던 젊은 지식인들에게 중국행은 모험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선택이었고, 슈메이커 역시 그 흐름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중국 체류는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 인생을 바꾸는 영적 전환의 시간이 되었다. 베이징(Peking)에 머무는 동안 그는 한 중국인 친구를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이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체험은 이후 그의 삶과 사역의 방향, 그리고 목표를 분명히 규정해 준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뉴욕의 제너럴 신학교(General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이후 은혜교회(Grace Episcopal Church) 부교역자를 거쳐 1925년 갈보리 교회 담임목사가 되었다. 중국에서 사역하던 시절 그는 훗날 ‘도덕 재무장 운동’(Moral Re-Armament)으로 알려진 옥스퍼드 운동의 창시자 프랭크 북맨을 만났는데, 이 만남은 그의 목회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한때 북맨의 운동에 깊이 매료되어 갈보리 교회를 떠나기도 했으나, 1952년 다시 피츠버그의 갈보리 교회 담임목사로 돌아와 자신의 자리에서 그 정신을 재해석해 풀어내기 시작했다.
슈메이커는 옥스퍼드 그룹의 장점을 선별하여 자신이 맡은 목회 현장에 적용했다. 그것은 단순한 프로그램 도입이 아니라, 교회를 ‘열린 공동체’로 만드는 방향이었다. 그는 교회 문을 모든 사람에게 활짝 열어 두었고, 다양한 소그룹을 조직하며, 여러 형태의 기도 모임과 영적 교제의 장을 열었다. 이러한 강조점은 성도들로 하여금 부끄러움 없이 자신의 신앙 체험과 내면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누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눔을 통한 치유와 회복, 그리고 신앙의 성숙을 추구하는 현대의 셀 목회와 소그룹 성경공부의 원형을 이미 그 시대에 앞서 실천한 셈이다.
그는 무엇보다 내적인 영성의 중요성을 예민하게 감지했던 시대의 몇 안 되는 목회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역동적인 설교자였고, 사랑이 깊은 목회자였으며, 동시에 지적이면서도 문학적 감각을 지닌 신앙의 혁신가였다. 10여 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을 뿐 아니라, 여러 종교 잡지를 편집하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세계적으로 읽힌 잡지가 『역사하는 믿음(Faith at Work)』이다.
오늘날 전 세계 교회에서 셀 목회와 소그룹 사역이 보편화된 현실을 떠올려 볼 때, 슈메이커는 분명 시대를 한참 앞서 나간 ‘열린 목회자’였다. 그는 나눔과 공동체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구보다 깊이 믿었고, 그 믿음을 자신의 목회 전반에 담아 낸 선구자적인 인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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