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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알리와 최동원

크리스찬북뉴스 | 2016.09.21 01:50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이 누구일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무하마드 알리가 있습니다. 본명은 캐시어스 클레이.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습니다. 세계를 제패하고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난 것에 격노하여,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한 이따위 영광은 쓸모가 없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버렸던 인물입니다.

그는 프로로 데뷔하여 “나비같이 날아서 벌같이 쏘는” 권투스타일로, 세 번이나 세계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물론 이것도 대단했지만 왜 무하마드 알리가 위대한 스포츠맨일까는. 그가 위대한 복서임과 동시에 불의에 항거하고 부당한 대접에 분개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절정의 세계 챔피언이던 시절, 그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징병을 거부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왜 베트콩과 싸워야 하는가. 그들은 우리를 검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만약 내가 군대에 입대해서 베트콩과 싸워 2200만 미국 흑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할 수 있다면, 내 발로 입대할 것이다.”

입병거부의 대가는 참혹했습니다. 헤비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했고 3년 반 동안 자격정지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알리는 이를 이겨내고 서른두 살에 여덟 살이나 어린,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강펀치의 소유자였던 조지 포먼을 꺾고 다시 세계챔피언이 됩니다. 알리는 1981년 은퇴하면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자유와 정의, 평등을 위해 싸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러 1996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올림픽, 알리는 성화 최종 점화자로 메인 스타디움에 섰습니다. 관중들은 전원 기립 박수를 보냈고 선수 시절 무수한 주먹의 충격으로 인해, 파킨슨병을 앓던 알리는 힘겹게 손을 들며 환호에 답하는 그 장면을 보며, 세계인의 가슴은 요동쳤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해, 강에 버린 올림픽 금메달은, 1996년 IOC로부터 새 메달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애틀랜타! 불후의 걸작이긴 해도 인종차별적 표현이 적나라하게 실렸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자,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수도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한때 반역자로 불린 그가, 다시 금메달을 받으며 애틀랜타 시민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물을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은 누군가?” 역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있습니다. 5년 전 가을, 세상을 떠난 프로야구 투수 최동원입니다.

야구팬이라면 1984년, 코리안 시리즈를 평생 잊지 못합니다. 상대는 삼성 라이온즈였는데 라이온즈는 자이언츠 응원단도 감히 승리를 예상하지 못할 만큼의 강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최동원은 1, 3, 5, 7차전을 다 나와서 이겼을 뿐 아니라 6차전에도 등판했습니다. 7전4승제 경기에서 다섯 차례 마운드에 선셈입니다. 강철 어깨로 무쇠팔, 멘탈 철인으로 불리는 전설의 선수입니다.

위대한 기록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그에게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이라는 칭호를 붙이지는 않습니다. 최동원의 진가는 슈퍼스타이면서도 자기보다 못한 처지의 선수들을 잊지 않고, 그 후배들을 위해 앞장서 나섰던 데에서 더 빛납니다. 1988년 그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구성에 나섭니다. 선수들의 권익을 지켜보자는 취지에서 입니다. 그전까지 누구도 생각지도 못했던 선수들의 권리를 슈퍼스타 최동원이 앞장선 이유는 2군 선수들 이른바 후보 선수들의 아픈 현실을 알게 되면서였습니다.

최동원은 “내가 최고 연봉을 받는 것도, 뒤에서 고생하는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음지에 있는 동료들을 위해 내가 먼저 움직이겠다.”  잘나가는 선수가 반대쪽 걱정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전에는 없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최동원은 선수협의회 결성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제멋대로 선수들을 부리지 못할 것을 우려한 프로야구 구단들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 일을 주동했던 최동원은 롯데자이언츠 유니폼을 벗어야 했고 머지않아 은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역사상 최고의 투수를 코치로 초빙하는 구단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감히 구단에 반항을 시도한 자”라는 낙인을 찍었던 겁니다. 무하마드 알리에게 병역 기피자의 딱지를 붙였던 미국 정부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를 끝까지 외면했습니다. 그런 세상풍조에 누구하나 감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종교는 고사하고 교회나 교단들은 어떠했을까요? 소수를 제외하고 언제나 가진 자를 반겼으며, 있는 자들을 환대했고, 부한 자들의 친구를 자청했습니다. 지금도 권력과 기업의 입을 대신했으면 했지, 음지에서 희생되고 신음하는 이들과는 거리를 두는 우리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부흥의 역사를 이뤘다는 한국 교회의 수준입니다.  

태양같이 빛났으면서도 음지의 서러움을 이해하고 그곳에도 빛을 나누려 했던 스포츠맨, 그렇게 뜨거웠던 사내 최동원은 2011년 9월14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동원! 그는 한국이 낳은 불세출의 스포츠맨입니다. 무하마드 알리와 최동원, 최동원과 무하마드 알리 그들의 삶을 회상하면서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눈빛을 다시 생각합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이 거저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예수께서 보이시고 가르치신 대로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사랑의 발걸음을 옮기는 것, 그것이 이른바 예수쟁이들이 할 일이고 교회가 해야 할 일인 줄로 믿습니다.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은... 오늘도 눈이 부시도록 참 파랗습니다.


이성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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