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뉴스

나의 고백록 “영혼에 닿은 언어”

크리스찬북뉴스 | 2016.10.10 01:25

영혼에 닿은 언어/김유미/홍성사/고경태 편집위원 서평 

 

농인수어’ “영혼에 닿은 언어를 읽은 독자는 언어가 변화할 것이다. 무엇에서 변화할까? 농인은 청각장애인, 벙어리, 귀머거리 등에 대한 바른 언어이다. 바른 언어는 당사자가 자기를 불러주길 바라는 언어이다. 통상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농인으로, ‘수화라는 것은 수어로 인식하고 활용한다면 저술의 가치는 매우 클 것이다.

 

이 저술이 나의 고백인 것은 나의 아버지가 귀머거리였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소천하였고, 소천한 뒤에 비로소 상처가 회복되었다고 느꼈다. 장애인 가족의 상처와 부끄러움이 회복되는 것은 쉽지 않다. 경험을 공유할 대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장하면서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본적이 없다. 이제야 지면을 통해서 말한다. 저자는 글에서 평생 사랑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 인생의 비애에 대해서 언급했다. 농인의 아들인 나도 아버지로부터 사랑한다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 충격은 상당하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에 그 음성이 들린 것 같아 마음이 묵직하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목사가 되는 모습을 보신 뒤에 교회에 출석하셨다. 그리고 교회 생활을 하셨고 집사 직분까지 받으시고 사랑하는 아내 품에서 돌아가셨다. 주의 은혜가 크다고 생각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상태, 벙어리 냉가슴으로 예배 시간 1시간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참 마음이 아프고 주의 은혜가 아니면 그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혼에 닿은 언어라는 책 소개를 보면서 꼭 서평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감동은 다른 부분에 있었다. 40년 전에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병신으로 수치와 불편의 상징이었다. 가족에게는 아픔이었고, 자녀에게도 큰 부끄러움이었다.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다. 이 책을 보면서 농인, 수어라는 형태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정착하는 모습을 보았다. 결국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타자에게 있었던 것이다. 내가 농인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수어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고 지금도 수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옛적 산골이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수어로 의사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참 아팠고 죄스러웠다.

 

필자가 아버지에게 얻은 유익은 개별자 의식을 얻은 것이다. 나와 같은 경험은 누구도 할 수 없다는 개별 의식이다. 그리고 당신과 같은 경험도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을 안다. 그래서 개별자라는 의식이 분명하고, 각 개별자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가지려 한다. 장애인을 가족으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세계에 대해서 알기가 매우 어렵다. 저자는 농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많이 기록했다. 농인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절대 농인에 대해서 모른다. 농인도 농인에 대해서 모른다. 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완전 개별자이다. 보이지만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는 세계는 상상할 수 없는 세계다.

 

저자는 농인의 세계를 영화 도가니의 수어 교육으로 참여한 것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영화 도가니제작 과정의 뒷담화로 농인의 특수한 세계를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그리고 농인의 세계와 수어의 세계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보여준다. 수어가 언어의 한 형태로 농인들의 의사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이 있다.

 

영혼에 닿은 언어는 청인과 농인이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다. 텔레비전에서 자막이 보여도 수어 통역이 필요한 것도 잘 제시했다.

 

저술은 홍성사에서 출판되었지만 기독교인을 위한 저술이 아니다. 저술을 읽으면 기독교적이란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농인에 대해서 더 잘 드러내려는 저자의 섬세한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이 저술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농인에 대해서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다문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농인도 사회의 한 요소이고 수어라는 언어를 근거로 한 문화 체계를 이루고 있다. 수어가 각 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통역이 필요한 것도 재미있는 제시였다. 한국 수어와 미국 수어 등 각국 나라가 한 수어로 통일할 수 없는 문화 특징이 있다. 이주여성이 언어가 달라 한국어를 배운 것처럼, 농인도 의사소통체계인 한국 수어를 익혀야 한다.

 

영혼에 닿은 언어를 읽으면 저자의 부드러운 필체로 농인과 그 세계를 매우 잘 이해할 수 있다. 복지 관련 도서라고도 할 수 있지만 복지 도서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농인과 정서 교감을 목표로 저술되었다. 이 저술을 읽으면 농인과 빠르게 정서 교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농인 세계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안타까움과 위기를 갖고 있다. 본 저서를 읽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수어를 익혀 농인들이 보다 활력 있는 사회의 한 일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아직까지 농인 문학가가 없음에 대해서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헬렌 켈러와 같은 멋진 문학가가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것을 위해서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인을 교육할 수 있는 전문 소양을 갖춘 교사가 필요하다. 장애인은 사회에 주어진 가장 큰 위로와 감동의 선물이다. 좋은 교사를 만나면 장애인일지라도 뛰어난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농인에게 보이는 수어가 잘 교육되고, 많은 청인들이 수어를 익혀 농인들에게 인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고, 모두가 공존하는 멋진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될 것에 아파하지 않도록 배려와 참여가 필요하다.

 

저자 김유미

 

1969년 출생. 1988년 대학 입학과 동시에 한국수어에 입문한 그녀는 지금까지 농사회Deaf Community를 떠나 본 적이 없으며, 농인을 대상으로 한 목회, 수화통역, 상담, 교육 등을 통해 농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다. 한국수어로 농인들에게 강의하고 소통할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그녀는 농인으로 오해받는 행복한 청인이기도 하다.

1997년 시행된 제1회 수화통역사 자격시험에서 수화통역사 자격을 취득했고, 2006년 제2회 국가공인수화통역사 자격시험에서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자격을 취득했다. 중앙대학교, 호서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에서 교양과목 수화를 강의했으며, 한국복지대학교 수화통역과에서 수화통역’, ‘음성통역등을 강의했다. 그 외에 한국수어, 한국수어통번역, 수어낭독 등 여러 연구와 사업에 참여해 왔고, 영화 <도가니> 제작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수어를 지도하고 수어대사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수어 지킴이, 농문화 거점, 농인의 내적성장 지원을 목표로 하는 한국농문화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MBC문화방송 수화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와 동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그녀는 신학이 나에게 생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다양한 삶에 대한 포용의 길이 되어 주었으나, 내 일생을 관통하는 진정한 전공은 한국수어와 농인이라고 말한다.

 

목차

 

추천글 5

프롤로그 8

용어 설명 14

 

001 영화 <도가니>

세상을 두드린 아픈 진실 21

<도가니>에 빠지다 23

첫 만남, 수어를 가르치다 27

연두, 유리 그리고 민수, 아역 배우들 30

알아두기 1. 농인들은 모두 소리가 안 들리나? 37

농인들의 로망이 되기까지, 배우 공유 38

수어를 못해도 좋아! 내 편이 되어 준다면배우 정유미 41

그리고 참으로 선한 악역들 46

생각 1. 분노에 대하여 50

<도가니>의 진짜 주인공, 농인들! 51

숨은 주인공, 농아인교회 55

가을, 시사회가 열렸다 59

그 통역사 어느 협회에서 일해?” 배우 장소연 63

<도가니>, 농인의 결이 담기다 66

철든 소년의 시선, 황동혁 감독 72

그들을 떠나보내며 77

생각 2. 농인의 삶이 묻어 있는 유쾌한 영화를 기대하며 80

 

002 당신 가까이, 그리고 낯선

보이지 않는 이웃 83

알아두기 2. 조용한 풀빵장수 86

청각장애인, 세상이 준 이름 87

농인, 우리의 이름 90

언어적 소수자 95

생각 3. 에바다Ephatha?소통의 이야기 101

인공와우, 그 빛과 그림자 103

참 고마운 에디슨 112

알아두기 3. 얼굴이름 115

우린 늘 목마르다 117

생각 4. 그들이 쿨한 이유 122

슬픈 괴담 124

동상이몽 128

농인 자녀 이야기 132

알아두기 4. 독수리 이야기 137

청인 자녀 이야기 138

농인의 아이들 145

생각 5. 농사회에 무언가 보탬이 되고 싶어요 149

다문화시대와 농인 151

 

003 ‘한국수어로의 초대

농인의 혼불, 한국수어 157

가장 오해받는 언어 160

생각하기 1. 한국수어와 일본수어 172

언어로서의 한국수어 174

생각하기 2. 수화인가, 수어인가! 181

다른 언어, 한국수어와 한국어 184

한국수어의 핵심, 비수지기호 197

알아두기 5. 수지기호란? 202

한국수어의 매력 203

기로에 선 한국수어 1. 엉켜 버린 금빛 실타래 207

기로에 선 한국수어 2. 좁은 그 길을 느리게 걸을 때 218

수어표준화, 한국수어를 미로에 빠뜨리다 224

수어연구 제대로 하기 231

생각하기 3. 뱁새를 위하여 243

사람이 있다 244

 

004 청인의 세상에서 농인으로 살기

나랏말싸미수어와 달라 249

바뀐 것은 핸드폰뿐 253

헬렌 켈러 피로증후군 258

문제는 언어권이다 262

생각하기 4. 농학교 교사는 수화통역사여야 하는가? 269

책 읽는 농인들 271

등대가 되고 싶었던 등불들 275

생각하기 5. 두 바퀴여야 행복해 279

농사회와 종교단체 280

수화노래, 그 딜레마 288

생각하기 6. 농인과 노래방 297

문화의 바다에서 298

수화언어법 제정을 바라보며 304

수화통역, 진실게임에 빠지다 308

알아두기 6. 음성통역을 못하는 사람이 수화통역을 잘할 순 없다 312

좋은 통역을 위한 내적조건 314

수화통역사를 위한 조언 330

생각하기 7. 에고가 아닌 영혼으로 338

 

005 미디어와 농인

미디어와 수화통역 1. 뉴스통역의 좌표 343

미디어와 수화통역 2. 뉴스통역의 가치 351

미디어와 수화통역 3. 뉴스통역의 뿌리 358

자막이 나오는데 왜 수화통역을 하나요? 361

생각하기 8. 시청선택권과 수화통역 368

거인의 걸음은 신중해야 한다 370

들어야 행복한가? 376

훌륭한 배우, 이상한 설정 382

농인 예술가가 없는 나라 388

블랙, 헬렌 켈러 오마주 392

작은 신의 아이들, 두 세계의 조우 402

시크릿 러브, 농인이 본 지구별 415

철학이 있는 미디어 세상을 꿈꾸며 424

 

에필로그 430

미주 436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394개(6/20페이지)
북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요즘 세대 웨슬리 사용설명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25 18:45
공지 내가 회복해야 할 복음은 예수의 주되심이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25 18:42
공지 하나님, 좋으십니까? 후련하십니까!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4.03.08 12:00
291 개혁교회의 교리를 변호하는 최고의 해설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6.04 21:13
290 김양재 목사의 마태복음 큐티 노트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28 11:27
289 문용길 시인의 열세 번째 작품 '축복의 노래'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14 11:29
288 주문이 아닙니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5.05 20:08
287 존 레녹스, 긴급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입을 열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4.26 22:12
286 '16세기 종교개혁 이전 참 교회의 역사'의 저자 권현익 선교사 사진 첨부파일 고경태 2020.04.08 21:49
285 크리스천이여, 적극적으로 문화에 참여하라 사진 첨부파일 조정의 2020.03.30 15:04
284 이용도 목사의 문학작품집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3.16 15:00
283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삶으로의 초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2.27 13:25
282 진짜는 두렵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2.03 22:16
281 성경을 사랑한 링컨의 보석처럼 빛나는 365 말씀과 묵상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1.17 13:17
280 삶을 그리는 빈센트 반 고흐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20.01.06 11:13
279 목회철학 or 하나님의 말씀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2.30 11:30
278 예수님은 어떻게 소크라테스에게 복음을 전하셨을까? 사진 첨부파일 조정의 2019.12.04 11:07
277 ‘기독 출판 현실과, 독서 운동 미래’ 모색 나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1.26 14:55
276 2019 크리스찬북뉴스 포럼 개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14 13:39
275 일상에서 발견한 감사의 법칙들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11 13:40
274 중세를 뒤흔든 '오직 성경으로’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10.07 08:19
273 강해는 하나님의 영광에 희열하는 것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09.26 09:23
272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사진 첨부파일 크리스찬북뉴스 2019.09.16 16:2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