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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아닙니다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하게 하는 기도/브루스 윌킨슨/정성묵/디모데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첫 번째는 그 작가에 대한 판단이 주변에서 너무 양극화 되어있거나 피상적 이해가 강할 때가 그렇다. 또 하나는 작가의 ‘좋은 책’임에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거나 오용됨으로써 오는 부작용이 클 때이다.
이번에 읽은 브루스 윌킨슨이 그러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가 다 해당되는 작가이고 작품이었다. 이미 고전이 되어버리다시피 한 「야베스의 기도」는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일반 도서를 제치고 탑을 차지했고 후속작인 「포도나무의 비밀」도 함께 오랫동안 탑10을 차지할 정도로 대단했다. 「야베스의 기도」는 주목받기 전에 읽었고 또 많이 권하기도 했던 책이지만 많은 성도들의 사랑을 받은 반면 마치 기복신앙을 대표하는 책으로 여겨져 비난도 많이 받았다. 심지어 「야베스의 기도」를 비판하는 책마저 출간될 지경이었다.
사실 「야베스의 기도」는 그런 위험성이 어느 정도 있었다. 아무리 암을 치료하는 좋은 약이어도 그것을 감기나 배탈 난데 쓸 수 없는 것처럼 그 책도 그러했다. 「야베스의 기도」를 주의 깊게 읽어보고, 그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기복신앙이나 마술적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을 위한 기도이고 하나님에 대한 철저한 의뢰와 경배에서 나오는 기도이고 간구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책도 오용되어지거나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개인적 문제에만 국한되어 풀어간다면 그것은 좋은 영향보다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그런 전례는 숱하게 있어 왔다. 「목적이 이끄는 삶」이나 「자연적 교회성장」 등은 그 자체로는 좋은 책들이었지만 그것이 교회성장을 위한 방법론으로만 사용되어짐으로써 수많은 교회에서 정작 「목적」과 「자연적」인 측면을 잃어버리고 「방법」과 「인위적」으로 전락함은 결국 열매 없는 결과를 만들곤 했었다.
브루스 윌킨슨의 「야베스의 기도」만 주의 깊게 읽어도 하나님에 대한 중심성과 의뢰가 얼마나 강하게 드러나는지를 알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의 이전 작품들인 「거룩 vs 유혹」이나 「영적도약의 경험」―이 책들은 「야베스의 기도」의 베이스가 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등은 작가가 하나님 앞에서 그 거룩과 경외에 대한 간절함이 있고 성경에 관한 그의 일련의 작품들이 성경말씀에 대한 깊이 있는 매어 달림과 균형성을 가지려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야베스의 기도」의 후속작인 「포도나무의 비밀」처럼 성경구절에 대하여 한쪽으로 치우친 해석에만 매어달린 책도 있지만―미국과는 달리 「포도나무의 비밀」은 생각만큼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했다―그럼에도 그 책조차 작가의 성경본문에 대한 깊은 천착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읽은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하게 하는 기도」(브루스 윌킨슨, 디모데)도 「야베스의 기도」처럼 양면성을 지닌 책이다. 코로나로 건강만이 아니라 삶의 붕괴와 불안으로 겪고 있는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하게 하는 기도」는 읽어볼만한 책이다.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 지은 책인 것처럼 비쳐질 정도로―원서는 2017년 출간이다―읽는 독자에게 영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우리의 평안을 깨는 많은 세상의 위협적 요소와 영역 속에서 우리들이 어떻게 「우리의 평안」이 아니라 「그분의 평강」을 누릴 수 있을지를 묵상하게 한다. 또한 우리가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삶의 여러 영역들을 하나하나 돌아보고 점검하게 한다. 특히 저자가 성경연구와 공부에 대한 탁월한 저자이기에 각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기도문과 실제적 적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독자에 유익을 준다.
얇은 책이기에 깊이를 더하는 데에 한계가 있고 저자가 지적하듯 우리가 이러한 기도를 드린다 해서 당장 우리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문제를 넘어서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깨닫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역시 저자는 좋은 교사이다.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하게 하는 기도」를 힘들고 지친 이들이 읽고 위로받길 바란다. 하지만 「야베스의 기도」에서 나타났던 문제처럼 마술적 주문으로는 오용하지 말기를...
문양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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