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코로나 시대, 인간됨의 상실

이성호 | 2020.09.05 15:29

코로나 시대, 인간됨의 상실

 

1.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의사들의 진료거부까지 발생한 혼돈의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지극히 상식적인 당부와 요청을 거부하는 분들 가운데 유독 개신교인들이 많은 이유로 이제는 신천지 욕할 단계를 지나고 말았습니다.

 

지난 616, 프랑스에서는 신종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싸워온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부문 종사자들이 공공의료 투자 확대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과는 달리, 2015년 의대 신설을 통한 공공의대 인력을 확충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이번에는 반대의 소리를 냅니다.

 

왜 그럴까 궁금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중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한 의사와, 그렇지 못한 의사중 누굴 택하겠냐>는 의사 협회에 한 마디하고 싶어집니다. “나는 공부벌레 같은 인성 막장보다는 열심히 수련해서 의사 면허를 획득한, 환자를 위하는 의사를 택하겠습니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의사를 선택할까요?

 

2. 우리는 성적만으로 우열을 가르고 모범생과 열등생을 구분했던 시대를 살았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타의 모범으로 공인했던 서글프고 남루한 과거입니다. 그렇게 시험성적을 통해 부여받은 특별대우가 사회생활에 그대로 이어져, 권력과 부를 움켜진 이들의 선민의식을 보는 것 같아 절로 얼굴이 찌푸려집니다.

 

“Never confuse education with intelligence, you can have a PhD and still be an idiot”(절대로 학력과 지성을 혼동하지 마세요. 박사학위를 가지고도 여전히 멍청할 수 있습니다). 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 1918~1988)의 일침입니다.

 

3. ‘지름길 반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려는 행동방식을 가리킵니다. 우리 삶의 방식이 그렇게 돼가고 있다는 겁니다. 성공의 지름길, 행복의 지름길, 합격의 지름길, 취업의 지름길, 심지어는 축복의 지름길까지...지름길이 붙은 단어들은 어째서 이런 것들뿐일까요? 길에는 좁고 어려운 길이 더 많습니다. 성공이나 공부. 그런 것엔 지름길이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다가가는 길, 복음의 길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신천지의 이만희와 개신교의 전광훈, 코로나 확산 사태에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극명하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감옥에 있는 이만희, 사과는 고사하고 북한의 테러라는 막말과 방역 당국을 조롱하면서 병실에 편안히 누워있던 전광훈 목사, 우리 개신교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4. 우리는 가격이 싸면 착한 가격이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저 소비자의 시각입니다. 만일 그 생산자가 가격을 맞추기 위해 하청업체를 우려먹으며, 노동자의 임금을 안 쳐준다면 그런 싼 가격을 착한 가격이라 할 수 있을까요? 8.15 광복절을 맞아 아이들과 광화문을 지나다 손에 일장기를 흔들며, <000 대통령은 빨갱이다>고 외치는 한 무리의 노인들을 보았습니다그 내용은 거짓이었습니다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는 잔칫날, 일본의 국기를 휘날리며 국가원수를 짓밟는 퍼포먼스를 하는 곳에서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저런 분들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은 과연 착한 것일까요.

 

마스크 사재기를 하면 욕을 하면서도 아파트 사재기를 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세상, 그런 교회를 누가 다니려고 할까요. 인간성이 상실된 곳에서 빛은 사라지고 소금은 그 맛을 잃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죄스럽고 세상 앞에 부끄러워 머리에 재를 뿌리는 심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순결한 복음, 순전한 교회를 회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 한주도 주안에서 샬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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