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정도는 합니다

서상진 | 2019.12.15 09:50

몇 년 전 제가 아는 목사님 한 분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개척한 교회. 그래도 사람들이 몇몇 모이기 시작을 했는데, 가난하고, 병들고, 어려운 사람들만 모였습니다. 그래도 목사님은 하나님이 보내어주신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목회를 하던 중에 한 분이 그만 파산을 하고 말았습니다. 은행에서 독촉이 오기 시작을 했습니다. 목사님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다가 교회 성도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은행의 빛을 우리들이 갚아주자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은행빚을 다 갚으려고 하면 너무나 힘들지만, 교회에 모인 성도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은행빚을 갚아주면 한 사람이 살아 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을 위한 매달 헌금을 조금씩 냈습니다. 몇 년 후, 결국 은행빚은 청산할 수 있었고, 그 분은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교회는 공동체라고 하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배가 고파서 마트에서 우유, 과일 몇개, 음료수 등 만원 정도의 금액에 해당되는 것을 훔친 30대 아버지와 10대 아들의 영상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가방에 음식물을 집어 넣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마트의 CCTV에서 영상을 본 직원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당뇨로 인해서 6개월째 일을 하지 못했고, 너무 배가 고파서 그랬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트 대표는 처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부자에게 따뜻한 국밥이라도 사주고 싶어서 식당에 갔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부자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무엇인가를 놓고 갔습니다. 돈 20만원이 든 봉투였습니다. 우연하게 마트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남자는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그 부자에게 주고 간 것입니다.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를 못했습니다. 경찰에서는 아버지의 일자리를 주선해 주었고, 마트 대표는 식료품을 지원해 주었고, 아들에게도 학용품과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겠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이것이 사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사회라고 하는 것은 공동체입니다. 나 한 사람만 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를 믿지 않아도, 하나님을 몰라도,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위와 같은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누구를 돕거나, 누구에게 도움을 주거나, 가난한 자를 위한 구제를 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은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기본이라고 하는 이아기입니다. 이런 구제를 조금 했다고 떠들어대고, 이런 것 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은 이런 기본적인 일을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하는데, 예수님을 안다고 하면서도,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내 가족만, 내 교회만, 나만을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일은 이방인들도 다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제할 때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라고 하시고, 오른뺨을 치면 왼뺨도 내 밀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예수님을 믿는 자들에게는 더 높은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가치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나 했다고 자랑할 일이 무엇이 있습니까? 그런 일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다 하는 일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거룩하게, 신실하게,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억하며서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느냐에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공동체입니다. 추운 겨울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다시금 살펴보고 나 혼자만 따뜻한 겨울을 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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