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꼭 눈물을 흘려야 은혜를 받는 것일까요?

서상진 | 2019.07.22 06:52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1년에 한번은 2박 3일 캠프를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수련원으로 갔었던 것 같은데, 수련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여러가지 공동체 훈련과 체력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꼭 마지막 날 저녁 시간에 되면 의례처럼 행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촛불을 켜 놓고, 지난 날 나의 삶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일이었습니다. 잔잔한 배경 음악이 깔리고, 사회를 보는 사람은 엄숙한 목소리로 초에 하나씩 돌려가며 불을 붙입니다. 그리고는 초가 자신의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듯이, 우리들도 그래야 된다는 머 블라블라를 떠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클라이막스, 부모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래서 다같이 눈을 감고 부모님을 생각하라고 하고, 또 그동안 부모님께 잘못한 것을 기억하며, 부모님께 용서해 달라고 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 곳에서 마음이 연약한 여자 아이가 울음을 터트립니다. 엄마가 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러면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급기야 그 곳에 모인 대다수의 학생들이 다 울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사회를 보는 분은 마치 목적을 완성했다는 듯이 도덕 선생님의 말과 같은 훈하의 말을 하고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 세상에서 훌륭한 어린이가 되라고 다짐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일들이 수련회나 성경학교에서도 어김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할까요? 특히 성경학교에 가보면 더욱 심합니다. 요즘 성경학교는 교회에서 하룻밤을 자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2박 3일(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보통 하게 되는데, 금요일 저녁을 교회에서 재우게 됩니다. 그러면 설교를 하는 전도사님들이 이상하게 아이들을 모아 놓고, 설교를 마치 그 옛날 캠프에서 했던 식의 분위기를 잡기 시작합니다. 신디사이저로 분위기 있는 배경 음악을 깔고, 목소리 좋은 여자 선생님들의 코러스와 전도사님의 윤리적인 설교, 더 나가서는 지옥의 영상이나 그림을 보여주면서,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하며 아이들의 눈물을 요구합니다.

왜 아이들에게 그렇게 눈물을 요구할까요? 이상한 건 아이들이 눈물을 흘려야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어떻게 해서든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야 나중에 여름 사역 평가를 할 때, 아이들에게 은혜를 끼쳤다고 하는 평가를 얻기 위함은 아닐까요? 복음은 지옥의 사진이나 영상을 틀어 놓고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 어느 곳에 거짓말을 하면, 사탄이 거짓말 하는 사람의 혓바닥을 뽑는다고 나옵니까? 분위기로 아이들의 눈물을 뽑으려고 애를 쓰지 말고,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함으로 어려서부터 그들에게 복음의 확실한 능력을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것이지, 다양한 효과와 연출로 나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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