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신앙생활의 순

서상진 | 2019.06.08 04:57

교회에서 전도사, 강도사, 목사라는 호칭으로 생활을 시작한지가 20년이 넘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 40% 이상을 교역자라고 하는 이름으로 살아왔습니다.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하는 사실이 믿어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생각해보면, 80% 이상의 시간이 교역자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로부터 교회에서 배우고, 설교를 듣고, 봉사를 한 시간보다는 내가 가르치고, 설교를 하고, 봉사를 할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이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닙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신앙 생활이란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앞뒤가 바뀌게 되면, 좋게 시작한 일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땀을 흘리며 수고를 해도, 내가 생각한 것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교회는 다닙니다. 예수도 믿습니다. 예배도 드립니다. 그런데 교회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예수가 누구인지 모릅니다.예배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다니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교회, 예수, 예배는 너무 나도 중요한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다니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만남이나, 모임을 하더라도, 그 모임의 성격과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 그리고 모임을 통해서 내가 얻게 될 유익들을 알아보고 만납니다. 그런데 하물며 우리의 영혼을 책임질 신앙생활을 아무 것도 모른 채로 한다는 것입니다.

신앙 생활은 누구의 말만 믿고 그냥 따라 나서는 일이 아닙니다. 해외로 휴가를 가는 분의 스케줄 표를 본 적이 있는데, 몇 달을 인터넷으로 그 곳에 대한 정보를 검색합니다. 그리고 날짜 별로, 시간대 별로, 어디를 가야 하고, 그 곳은 어떻게 가야 하고, 무엇을 보야 할 지를 꼼꼼하게 기록한 스케줄 표를 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딱 3박 4일의 여행을 그렇게 갑니다. 그런데 우리의 영혼을 책임져 줄 신앙의 여정은 왜 이렇게 관심이 없이 그냥 다닐까요? "교회에 나가면 구원을 얻습니다. 십일조는 꼭 해야 합니다. 주일 예배는 꼭 드려야 합니다" 이런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습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까?

우리가 행하는 행위는 우리의 가치를 근거한 행위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가 행할 수 없습니다. 앎과 믿음과 우리의 삶이 일치할 때, 우리는 바른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앎의 기초는 하나님이 왜 나를 구원하셨는가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믿음입니다.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방향과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면,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과 목표는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성경에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종교적 기득권자들이 그렇게 신앙 생활을 했고, 이단들이 그런 생활을 강조하고, 이 시대의 우리의 삶이 그럴 수 있습니다. 내 열심과 그 열심을 기초로 내 자신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신앙 생활보다는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분명한 목표를 알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을 기초로, 우리의 믿음과 행위가 일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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