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질의응답(3): 교회가 재미없다고 말하는 청소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조정의 | 2019.05.07 22:45

질문03: 영적으로 변하지 않는 요즘 청소년들…교회가 재미없다고 생각하고…하나님은 자신과 너무나 동떨어진 분이라 생각합니다. 학생회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청년과 학생이 교회를 떠나는 사태는 이미 여러 교회에서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들이 교회를 등지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해 한 가지로 정리해서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랜 생각 끝에 제가 찾은 결론은 젊은 세대가 보이는 이러한 행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죄”라는 것입니다.

 1. 많은 젊은이가 교회를 떠나는데 그 원인이 교회 일꾼들(목사, 장로, 집사, 교사 등)의 죄 때문인 경우가 있습니다. 강단에서 공적으로 가르치거나 사적으로 권면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르침에 반하는 삶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큰 실망감을 느낍니다. 일꾼의 비리, 부패, 도덕적, 윤리적, 성적 범죄 등이 성도를 교회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성숙하지 못한 인격을 가진 일꾼이 강단에서 하는 공적인 비난이나 정죄에 깊은 상처를 받은 성도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와 디도에서 일꾼을 세우라고 명할 때 일꾼의 자격을 철저히 점검할 것을 강조합니다(딤전 3:10). 그리고 그 자격들은 거의 대부분 성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딤전 3:1-13; 딛 2:5-9). 말씀을 잘 가르치고 말씀대로 성도를 잘 인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신이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딛 2:7-8).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품을 닮아가는 일에 현저히 뒤처진 일꾼 때문에 많은 청년과 학생들이 교회에 오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온유하지 않고 겸손하지 않은 권위주의적인 일꾼은 젊은이들을 교회에서 몰아냅니다.

2. 공적으로 사람들의 판단이나 정죄를 받아 실족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교회가 율법으로 자신의 삶을 죄고 있다고 느끼며 답답해합니다. 조금만 규정에서 벗어나면 죄인 취급을 하는 것 같아 괴로워합니다. 물론 사랑과 온유로 건네는 진리의 훈계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사랑 없는 질책과 손가락질은 죄입니다(약 4:11). 또한 판단의 기준이 성경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성경의 본질적인 원리로 권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땐 안그랬다’며 어른들이 살아왔던 시대의 환경과 문화에서 요구된 삶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청년들을 정죄합니다. 이러한 정죄와 판단의 죄로 인해 청년들은 교회가 회개와 용서를 통해 언제든 다시 친밀하게 은혜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떠납니다.

3. 하지만 보다 궁극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청년들이 교회를 따분하게 생각하고 예배를 지루해하며 하나님을 멀게 느끼는 이유는 그들의 영적인 상태 때문입니다. 일꾼들의 죄와 성도들의 죄가 청년과 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청년들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년 다윗이 하나님을 진심으로 예배했던 시절 그를 다스리는 왕은 하나님이 실망하여 버리신 사울이었고 다윗은 사울과 함께한 많은 군사로부터 비난과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다윗이 쏟아낸 놀라운 고백과 찬양이 시편이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주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내가 찬송 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시 18:1-3)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너희 성도들아 여호와를 경외하라 그를 경외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34:8-9)

이뿐 아니라 우리는 성경에서 청년 다니엘과 그 친구들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악한 왕과 그 수하의 대신들의 억압 속에서도 얼마나 훌륭한 신앙을 보였는지 알고 있습니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청년 요셉이 보여준 믿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에게 호의를 보일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우상숭배자들 아래서 그는 눈부신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례들을 통해 다른 이의 죄로 인해 어려운 환경 속에 처해있더라도 스스로 하나님을 가까이 두고 그분을 믿고 순종하는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4. 결국, 모든 외부적 요인보다 먼저 다루어야 할 것은 청년과 학생의 내부적 요인입니다. 그들이 속해있는 교회 일꾼의 죄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합니다. 그들을 잘못 정죄하고 판단하는 죄 역시 회개해야 할 죄입니다. 그러나 청년들이 영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교회를 지루해하며 하나님을 멀게 느끼는 가장 궁극적인 원인이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들 스스로 가지고 있는 죄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이 삶의 첫째 자리에 계시지 않는 것의 문제이며 간단하게 말하면 우상숭배라는 죄의 문제입니다.

5. 칼빈은 우리의 마음은 날마다 우상을 만들어내는 공장과 같다고 말하였습니다. 특히 학생과 청년의 시기에는 이 공장이 더 힘차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 성적인 호기심, 술과 노래와 문화의 유혹,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 세상이 매기는 가치 등 왕성한 청년들의 관심과 열정을 자극할 만한 것들이 세상에 가득합니다. 우리는 청년들이 하나님에게 관심이 없고 하나님에게서 돌아선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하나님에게서 돌아서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알 몰러는 <십계명>이라는 책에서 이 사실을 지적합니다. 인간은 단지 하나님을 싫증 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자리에 다른 무언가를 두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싫증 난 것입니다. 

6. 청년들이 하나님을 지루해하고 학생들이 말씀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그들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거나 모든 것을 지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 외의 다른 것들, 창조주가 아닌 창조주가 만든 피조물에 더 관심이 있고 그것에 더 가치를 두며 그것을 섬기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에 대한 진단과 경고를 로마서 1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스스로 지혜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사
그들의 몸을 서로 욕되게 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 아멘(롬 1:21-25)

저는 많은 청소년상담가와 사역자들이 청년들과 학생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에 동의합니다. 또한, 그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잘 알아서 그것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하나님보다 다른 것을 사랑하는 것이 죄라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는 것과 25절 마지막 고백인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에 진심으로 “아멘”을 외칠 수 있게 되는 것이 지금 청년들과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7.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청년이나 학생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든 성도의 문제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마귀는 울부짖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내 속에서 또 한 지체가 육체의 소욕을 따라 살기 위해 날마다 하나님 외의 다른 것들을 빚어냅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오락이나 MT, 캠프나 간식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성령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날마다 거룩하게 만들어 주고 날마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는 힘,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해주는 힘,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충분한 능력, 즉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합니다.

8. 말씀이 그리스도의 영광을 비추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분이 가지신 신성과 놀라운 성품을 맛보게 합니다. 말씀이 그리스도의 은혜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게 합니다.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멀리 있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의 반석과 방패요 요새와 피할 바위며 그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를 눈동자처럼 보호하시는 분이시며 언제 어디든 함께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지루한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두렵고 떨리는 분이시며 그분은 사랑과 은혜가 풍성한 분이십니다. 교회는 절대로 지루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꾼들이 죄를 범할 수도 있고 교회의 분위기 자체가 답답하고 억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 죄들은 하나님 앞에서 당사자들이 회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설령 교회가 그렇더라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 자체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을 진심으로 안다면 말입니다. 그분과 지금 동행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다윗, 요셉, 다니엘이 믿었던 하나님으로 모든 환경을 초월하여 신뢰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분은 찬양받기 합당하십니다.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기 때문입니다. 

9.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하나님에게 관심이 없고 교회를 지루해하며 하나님을 멀게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말씀이 그들에게 하나님이 진정 누구신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들음으로 믿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은 것처럼 우리가 영화롭게 되는 그 날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말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눈과 귀가 받아들이는 수많은 것들보다 더 우리는 말씀을 보고 들어야 합니다. 스마트폰보다 말씀을 더 많이 손에 붙들어야 합니다. 유행가보다 찬송을, 랩 가사보다는 말씀 구절을 더 많이 입에 담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말씀과 가르침이 주어져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일단 하나님의 말씀은 계속해서 그들에게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파되어야 합니다.

10. 이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말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말씀을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전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조언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아이들이 더 지루해하면서 다 떨어져 나갈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리의 말씀만이 그들의 영혼을 여러 가지 죄로부터(자기 자신, 세상, 다른 사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할 수 있게 합니다. 하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영광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 더욱 자라게 합니다. 오직 말씀만이 그들의 삶을 거룩하게 변화시킵니다.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말씀을 전하십시오. 진리가 사라져 가는 이 세상 속에서 진리의 말씀을 분명하고 담대하게 선포하십시오. 그리고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물을 주고 씨를 뿌리는 일에 충성을 다하고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합시다. 하나님께서 이를 통해 청년들과 학생들 속에서 역사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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