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무고함 또는 억울함 >

김성욱 | 2019.04.09 20:15
< 무고함 또는 억울함 >



많은 경우,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있어서는

양보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잘못 앞에서는 쉽게 입을 다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결코 자신을 돌아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웃과의 다툼의 문제나 상대의 실수로 피해를 입거나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거나 수군대는 뒷담화의 대상이 자신임을 알게 되었을 때,

소극적으로 침묵을 택하는 대신 즉각 상한 감정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자신의 옳음과 무고함을 드러내길 원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고 시간이 지난 뒤에 감정이 가라 앉은 후 살펴보면 자신 또한 잘못한 것들이 상대에 비해 적지 않음을 종종 보게 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습니다.

"정말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잘못했는데

크리스찬이라는 이유로 참아야 합니까?"



성도는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자이고, 그분으로 옷입는 자입니다(롬13:14).



타인을 바라보고 완악한 마음상태로 쉽게 볼 수 있는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자신과 자신의 내면(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나의 거룩하지 못함,

같은 죄에 반복해서 넘어지는 완악하고 무기력함,

조금만 틈을 주면 급속히 말라버려 차갑게 굳어버리는 마음 상태, 꾸준하고 일관되지 못한 하나님을 사랑함과 이웃사랑 그리고 실천 등을 보며

끊임없이 자신의 노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참한 상태에 절망을 경험한 사람들은 겸비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를 덧입기만을 소망하는 가련한 모습으로 고개를 떨구며 그리스도 앞에 나오고 결코 받을 수 없는 그분의 사랑안에서 그 마음이 씻긴 자들은 한량 없는 사랑으로 인해 거저 받게 된 은혜를 묵상하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상태를 알기에 자기부인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죄가 전혀 없으신 주님께서 모든 고난을 당하실때,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처럼 잠잠하셨다는 사실을 묵상할 때, 우리의 의가 설 자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디에서 감히 무고함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그분은 신분적으로도 너무나 존귀하신 하나님이시요.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님이신데 말입니다.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이자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은혜를 경험한 자들의 종교입니다.



이렇게 하십시오! 저렇게 하십시오! 가 아니라

은혜를 경험한 자들이 고난과 시험가운데 인내하고 겸비한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은혜를 경험한 자들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성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은혜를 경험한 자들이 주님을 찬양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며, 그들이 모든 가치를 주님께 두는 것입니다.



천로역정의 크리스챤은 마귀 아블루온의 송사에 답변하기를 "나는 네가 말한것보다 하나님 앞에 훨씬 더 죄인이다!"라는 고백을 남겼는데,

우리에게 교훈하는 바가 큽니다.



기독교는 외면이 아닌 내면을 바라보는 종교인데,

이것은 타인의 외면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은혜를 깊이 그리고 많이 경험한 자일 수록

자신의 죄를 먼저 끄집어 내어 보일 것이고,

자신에 옳음에 대하여는 침묵에 익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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