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목회자와 설교

서상진 | 2019.01.26 05:09

장로교 예배에 있어서 설교는 매우 비중이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배 시간의 비중을 보아도 기도와 찬양보다는 설교의 시간이 60% 이상이 될 정도로 설교는 예배의 요소 중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교를 소홀하게 대할 수는 없습니다. 설교는 하나님이 자기 자신을 계시하신 성경을 예배에 참여하는 청중들에게 그 시대에 어떻게 하나님이 계시하셨는지를 보여주어야 하며, 그 계시하심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설교는 하나님이 말씀을 하셨던 1차적 청중이 살던 시대적인 상황과 문화, 배경의 관점에서 해석을 해야 하고, 2차적 청중인 우리가 그 때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균형을 잃어버리게 되고, 잘못된 설교가 청중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수님의 하신 신약 성경의 메시지를 바라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설교를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때로는 비유적인 말씀을 하시면서 그 당시 청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쉽고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설교를 하셨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씀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매우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이야기였습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셨을 때 청중은 폭소가 터졌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설교는 매우 강력하게 직설적으로 말씀하실 때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향해서 회칠한 담이라고 하셨고, 가식적이고, 외식적인 행동을 보일 때는 가차 없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하는 독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설교자가 강단에서 청중을 향해 회칠한 담이라든지, 독사의 자식이라는 표현을 청중들에게 퍼 붓는다고 한다면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메시지는 그만큼 강력했고, 그 당시 종교인들이 하는 메시지와는 다른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설교는 어떤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도 설교를 하는 입장에서 청중들이 어떤 설교를 원하는지 한 번씩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설교는 힐링을 주는 설교였습니다. 마음의 위로와 격려를 해 주는 설교라는 것입니다. 물론 성경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격려를 해 줍니다. 이사야서를 보아도 전반부에는 그렇게 하나님의 강력한 메시지가 선포되지만, 39장 이후를 보면,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라고 하는 메시지가 선포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힐링을 강조하는 말씀이 아니라, 힐링을 위한 킬링을 더 강조합니다. 참된 안식과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죽여야 하는 킬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 자신을 죽이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위로의 메시지는 오히려 우리를 편협한 청중으로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서 강조하는 것은 균형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형식적이고, 제의적이고, 종교적인 것을 통해 내가 하나님께 나아간다고 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과정 속에서 정직하게, 하나님의 뜻에 맞게 온전한 결과를 얻기를 원하시고 있습니다. 조금은 느리고 어려울지라도 주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 감격을 붙잡고 나아가는 삶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기쁨의 삶일 것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말씀의 힐링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이라고 한다면 어떤 말씀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드려, 내 삶의 잘못된 부분은 킬링이 되고, 그로 말미암는 참된 자유와 평안을 얻으며, 회복되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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