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테마독서] 르 코르뷔지에

송광택 | 2016.12.24 20:24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 정진국 옮김, 열화동

 르 코르뷔지에-인간을 위한 건축, 장 장제르 지음, 시공사

 

   건축은 시대정신의 반영

 

 


한 시대를 이해하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당대의 사상이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그것이다. 즉 그 시대의 문학작품과 미술, 그리고 음악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건축은 동시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주요한 방편이다. 건축물도 그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20세기의 건축가요 도시계획가인 르 코르뷔지(1887-1965)에는 근대건축운동의 기능주의와 표현주의를 결합한 국제주의 건축의 1세대이다. 그가 이룩한 빌라형 아파트들, 라 투레트 수도원, 인도의 계획도시 찬디가르에서, 우리는 예술과 인간애를 지향한 ‘감동을 위한 건축’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샤를-에두아르 잔느레가 본명인 르 코르뷔지에는 1887년 10월 6일 스위스에서 태어난 프랑스 건축가다. 그의 아버지는 시계공이었는데 그 당시에 그 직업은 고된 일이었기 때문에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으며 성격은 내향적이었다.

그는 한 때 시계 장식학교에 다녔는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스승의 권유로 건축도 배우고 여행을 다니며 타문화를 접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인간이 살기에 가장 효율적인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훌륭한 비례는 편안함을 주고 나쁜 비례는 불편함을 준다는 생각에 입각하여 인체의 비율을 건축의 척도로 삼는 모듈을 발전시켜 실제 건축에 적용하였다.

이십세기 근대 건축의 개척자이자 새로운 건축 유형의 창조자인 르 코르뷔지에. 그는 건축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40권의 저서, 수백편의 논문, 400점의 회화, 7000점의 데생, 그리고 이 외에 조각, 크로키, 판화, 가구와 같은 작품을 남겼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의 건축물은 주변 지형과 독립되어 있고 상하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의 건물 대부분 내부에 2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가 있고, 외부를 조망할 수평창이 있는 게 특징이다. 사실상 그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주상복합건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기도 비판하기도 하였지만 그는 인간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인간을 위한 건축에 헌신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는 건축을 통해 인간과 현실을 연구하고자 했던 르 코르뷔지에가 남긴 마지막 글이자 회고록으로, 그가 겪은 복잡다단한 일화들이 시간적 순서와 관계없이 나열되어 있다.

저자는 ‘선형 산업 도시’의 출현으로 인해 변화된 현재의 길들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 옛길들은 시대와 상관없이 줄곧 있어 왔고, 그래서 숙명적이기도 하다. 선형 산업 도시는 옛 길들을 따라 펼쳐지며, 행정적 경계를 초월하여 육로,철로,수로와 함께 어우러진다.”

그는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곳도 있고,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곳도 있다. 달에 가려고 애쓰지 말고, 이 땅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길을 내고 물을 대는 일은 현대사회를 문명화하는 작업이다. 이것은 아주 쉬운 방법이다. 땅 위를 날아 보면, 어디에 사람들이 사는지를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물은 없지만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물이 없다고? 끌어 오면 된다. 길이 없다고? 내면 된다.”(27쪽)

<르 코르뷔지에-인간을 위한 건축>에 따르면 건축은 그에게 모호하고 애매한 대상이 아니라 명확하고 분명한 대상이고, 불확실성의 문제가 아니라 확실성의 문제다.

처음으로 집을 지은 이후, 모험의 연속이었던 그의 작업은 난관에 부딪혀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더러는 성공에 이르렀다. 그에 맞춰 찬사와 비판이 뒤따랐다.

르 코르뷔지에는 과거의 작품들을 연구하면서, 그리고 자연을 관찰하면서 생각과 영감의 중요한 원천을 발견했다. 그는 건축이 ‘감동시키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건축가들과 달리 르 코로뷔지에는 글을 많이 썼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깊이 있는 감각으로 그는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분석하고, 건설현장에서 실제로 직접 응용해본 다음 그것을 손질할 필요성도 느꼈다. 그는 건축표현에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 반면, 작품에서는 일관되게 몇 개의 중요한 구상에 집착했다. 마침내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공공건물과 관련된 대형 프로젝트를 맡기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겨우 초안을 잡았을 매 그는 그만 세상을 뜨고 만다. 1963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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