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역사란 무엇인가

송광택 | 2016.12.24 20:20

 

    역사란 무엇인가, E. H. 카 지음, 까치 간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인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역사가는 각 세대가 역사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개인의 기억 상실이 의사의 치료를 요구하는 정신적 결함인 것처럼 역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이 없는 공동체는 심한 어려움을 경험한다.

교회사가 필립 샤프에 따르면, “무릇 역사란 친구와 대적이 만들어낸 원 사료를 가지고 진리와 사랑의 정신으로, 분노도 과욕도 없이, 아무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고 모든 이에게 선의를 품고, 분명하고 신선하고 살아있는 문체로” 기록해야 한다. 또한 “교훈하고 바로잡고 격려하는 생명의 책으로, 최고의 기독교 해설서요 변증서로서 써야 마땅하다”고 했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E. H. 카(Edward Hallett Carr, 1892-1982)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그는 1916년부터 20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1936년 웨일즈 대 국제정치학 교수가 되었다. <소련사>는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카에 의하면 과거가 미래에 빛을 던지고, 미래가 과거에 빛을 던진다. 역사란 과거의 여러 사건과 차차 나타나는 미래의 여러 목적 사이의 대화라고 부를 수도 있다. 과거에 대한 역사가의 해석이나,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의미 있다고 선택하는 기준이나 모두 새로운 목표가 나타남에 따라 달라진다.

입헌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이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던 시대에는 역사가들이 과거를 정치적 특히 입헌적인 견지에서 해석했으나 그후 경제적·사회적인 과제가 더 큰 비중을 갖게 되자 역사가들은 과거를 경제적·사회적으로 해석하게 됐다.

카에 따르면 역사의 경제적 · 사회적인 해석은 정치만의 해석보다 역사가 한층 발전된 단계로 볼 수 있다. 종전의 해석을 버린 것이 아니고 그것을 새로운 해석에 포함시켜 보다 폭넓은 해석으로 발전 것이다. 이처럼 역사서술은 진보한다.

역사가는 사실과 해석 사이, 사실과 가치 사이에 서있다. 이는 분리될 수 없다. 정지한 세계에서는 역사라는 것이 무의미하다. 역사는 그 본질에 있어 변화이고 운동이며 진보인 것이다. 우리가 어디서 왔느냐 하는 신앙은 우리가 어디로 가느냐 하는 신앙과 떼놓을 수 없다.

저자에 의하면 과학이나 역사나 사회의 진보는 오직 인간이 기존제도를 단편적으로 개량하려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성의 이름 아래 현존제도를 향해 근본적인 도전을 할 때 이룩된다.

그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History i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ast and present.)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를 거울삼아 과거를 통찰하고,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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