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배타성에 관하여

강도헌 | 2016.11.16 08:42

배타성에 관하여

 

 

포스트모던의 출발은 ‘다양함의 존중’에서 출발되었다. 플라토닉적인 이분법의 사고로 인하여 배타적인 폭력들이 정치, 종교(특히 기독교와 이슬람), 사회, 심지어 과학에까지 스며들어 자신과의 다름에 대해 적대시하고, 이단시하고, 공격적이고 배타적이며, 실제적으로 정치와 종교는 식민적 수탈을 자행했고, 두 번의 세계대전, 냉전시대를 거쳐왔다. 이러한 폐해에 반하여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포스트모던적 사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개인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타자를 진지하게 수용하자는 것이다(종교 다원주의는 별 외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이분법적 사고는 옳지 않다). 다양성과 타자에 대한 수용하려면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거부감을 인지하고 다루어야 한다. 즉, 자신이 경험하는 거부감의 속성에 관심을 갖고 탐색할 필요가 있다.  

 

자기 정체성인 공간

 

라티는 존재의 일차적인 은유는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지리적 물리적, 심리적, 사이버 공간에서 성장하고 자기정체성을 유지한다. 인간의 정체성은 자신이 자라오고, 살고 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인정받느냐에 따라 형성된다. 그래서 이너서클과 아웃사이드가 나타나는 것이다. 공간적 배타성은 권력의 유지수단과 행사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당 대표의 자리를 내려오려고 하지 않고, 검찰수사를 청와대에서 할 것인가? 외부에서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자기 정체성인 공간 안에서 자기중심성을 지키려는 것은 가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실제 점유한 공간에서 자기중심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타자를 거부하고 밀어내게 된다. 그러나 타자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자기를 내어주는’ 화합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공간의 공유가 가능할까?

 

역사를 돌아보면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 타민족이나 타종교를 배제하는 인종청소가 있었다. 서로가 타자를 제거하고 순수한 혈통과 순수한 문화를 지키기 위한 공간확 보를 위해 서로를 향한 추악한 공간거부의 다툼들이 계속 있었다.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다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연신 카메라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분들의 말이 의심스럽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점유하고 있는 당 대표직과 청와대의 공간은 조금도 내어주지 않으면서 말만 ‘죄송하다’고 한다.

 

타자와의 공존은 기꺼이 자기 공간을 자발적으로 내어주는 것이다. 물론 자기 공간을 통째로 빼앗기지 않으려는 정체성과 힘도 요구된다. 공간을 빼앗으려는자, 공간을 지키려는자 모두가 건강한 유연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공존을 거부하고 지키려고만 한다거나, 통째로 빼앗으려고만 한다면 지금의 혼란은 정말 시간 낭비적 혼란으로 결말을 맺을 것이다.

 

과연 현 정권에는 국민의 자리가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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