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주일칼럼 : 안식일과 거룩

강도헌 | 2017.05.21 07:48

안식일과 거룩


안식일과 거룩의 주제는 주로 개인의 신앙과 도덕적 개념으로만 이해되고, 적용되어져 왔습니다. 물론 외국의 논문들을 보면 안식과 거룩이 사회적 책임과 사회 제도적 개념이라는 사실이 종종 언급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종교적 개념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경에서 ‘안식’은 매우 복합적인 개념과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출애굽기에서 출발하는 안식과 안식일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었던 ‘안식일과 축제’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창세기 1장은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창조하신 후 7일째 안식을 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부분 또한 출애굽기 후의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노동의 완성 후 ‘축제’적 관점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여지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분명한 것은 출애굽 후 제사법전에 해당하는 레위기에서 안식일의 제의와 축제(절기)적 개념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거기서는 이스라엘이 지켜야할 각각의 절기들은 안식일을 중심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먼저 특징적인 부분은 모든 절기의 첫 날과 마지막날은 안식일로 지켜진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로는 이 모든 절기와 안식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절기-안식년-희년’의 순서로 안식의 개념이 전개 되고 있습니다.

 

안식일이 주일로 전환이 되는 부분은 다음 시간에 자세히 살펴 보겠지만, 안식일에서 주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분명 모든 날이 주님의 날이라는 사상이 비추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식일에서 주일로 날이 바뀐 것일 뿐 7일의 주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대교회가 단순히 예배의 공동체가 아니라 ‘물건을 서로 통용하는’ 사회적 공동체의 역할을 통해 ‘희년’의 성취적 요소가 나타남에도 그동안 신학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분명 누가의 신학에서 '샬롬'과 '안식에서 희년'까지의 주제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막 눈을 뜨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관계된 연구서들이 외국서적의 번역을 포함한다면, 한 달에 2-3권 씩이나 속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교회는 신앙생활이 예배생활에 너무나 많이 고착화 되어 있어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교회 자체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지만, 안식과 거룩은 분명히 사회의 제도적 개혁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후기 선지자들이 지적하였던 '공의'와 '정의' 더 나아가 '우상숭배'를 경계하였던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안식의 축제와 희년의 개념을 깨뜨리는 탐욕적 사상에 그 뿌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의 문제에 개입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사실로서 우리는 중세 교회와 식민제국주의의 교훈을 망각하지 않고 진지한 걸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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