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청소년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

송광택 | 2003.06.29 00:35
청소년사역, 이젠 가정이다(원서명/ Family -Based Youth Ministry)
마크 드브리스 지음/ 오화선 옮김
성서유니온선교회        초판 발행일 2001년 1월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 이것은 아프리카 속담이다. 얼 팔머에 의하면, 모든 사람에게 첫 번째 마을은 가정이다. 그리고 청소년 사역의 위기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첫 번째 마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프로그램 개발만으로 청소년을 교회에 붙잡아두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전략이다. 이 책은 청소년과 그들의 가정이 나란히 서야만 청소년사역의 목적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열정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우리는 주일학교(Sunday School)의 기원을 알고 있다. 이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흥미롭게도 주일학교 운동 자체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빈곤층 어린이들을 전도할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창시자들에게는 주일학교가 믿는 부모들의 역할을 대신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189쪽).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신앙교육을 교회의 교육 프로그램 특히 주일학교(교회학교)에 맡겨버리고,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현실이다.
저자는 오늘의 교회지도자와 청소년 사역자들에게 본질적인 문제를 상기시키고 있다. 그것은 신앙적 성숙이 이루어지도록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프로그램이다. 그것은 "신성한" 가정이요, 확대 가족으로서의 교회공동체이다.
본서는 치밀하게 십대(청소년)의 문제의 핵심을 다룬다. 그들은 언제 그리고 왜 교회를 떠나는가? 왜 교회병행단체(parachurch group)의 전략이 이제는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가? 기독교교육을 위해 어떤 모델을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직하게 현실을 보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증상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본서는 그 일을 하고 있고, 그래서 탁월한 통찰이 빛난다.
저자에 의하면, 오늘의 청소년에게는 그들의 본받고 배워야하는 "어른"과의 긴밀한 접촉이 부족하다. 그리고 교회도 그러한 접촉과 교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가 배제된" 청소년 사역이 그 한계를 이미 드러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98쪽).
"청소년 사역자들은 부모가 자녀의 삶에 놀랄 만큼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모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부모들이 자녀들을 기독교적으로 양육하는 언약 동반자로서 교회에 부탁함으로써, 부모들을 매년 청소년 프로그램에 관여시킬 수 있다"(100쪽).
"자녀들을 좋은 사람들로 둘러싸이게 하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마이크 야키놀리의 말이다(132쪽). 이 말은 청소년 사역을 위한 "확대 기독교 가족"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확대 기독교 가족은 기독교적으로 성숙하도록 성장을 긍정하고 격려하는 신자들의 공동체이다"(134쪽).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청소년을 꾸준히 지원하고 돌보는 "영적 스승"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교회의 십대들은 멋진 중고등부 프로그램보다 "성인들과의 의미 있는 경험들을 통해서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138쪽). 저자의 말대로, 그리스도의 몸은 탁월한 확대가족이다. 이제 청소년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교회라는 더 큰 맥락 안에 존재하는 가정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리고 십대들이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따르는 어른들(또는 멘토, mentor)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랄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굳지 않은 시멘트" 기간이다. 이 기간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신앙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고 가르치기에 가장 쉬운 때이다"(156쪽).
성경을 살펴보면, 그리스도인의 자녀 양육을 위한 하나님의 대책은 가정에서 시작한다(189쪽). 청소년사역도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호소이다. "부모와 교인들은 청소년 목회자와 청소년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해야 할 헌신을 대신해 주는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192쪽). 그리고 각 교회는 교회의 청소년들이 목회자와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정규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자신들이 단지 청소년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전체 교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상기시킬 수 있다(198쪽).
이미 국내의 한 청소년단체(한국기독청소년교육원/원장 조만제)는 이 원리에 입각하여 <자녀신앙교육을 위한 부모교육> 을 실시하고 있다. 이 단체의 협력자(강사)로서 필자 자신도 청소년 사역에 있어서 부모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본서를 통해 더 분명한 지평이 열렸다. 김만형 목사(파이디온 선교회 이사)에 따르면, "이 책은 청소년 사역의 본질뿐만 아니라 그 사역의 효율성을 위한 문화적 이해, 청소년들의 본질적 고민과 문제를 다루면서 효과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목회자와 교회교육위원회 위원 및 청소년(청년) 교육 담당자들에게 본서를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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