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필립 얀시에 대한 단상

이동준 | 2016.05.17 23:17

간만에 서점엘 갔다. 한 책의 제목이 눈을 사로잡는다. ‘, 내안에 하나님으로 가득하다.’ 피씩 웃음이 나왔다. 필립 얀시의 책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다. 문득 한동안 잊고 있던 필립 얀시가 생각났다. 고민 많던 20대 시절 그는 나의 멘토였고 영혼의 길잡이였다. 그의 글은 갈라진 나의 마음 균열사이로 스며들던 한줄기 빛이었고 폐쇄된 독방 같은 마음에 신선한 봄바람이였다. 그를 통해 일반은총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배웠으며 글쓰기가 가진 치유와 성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어린시절 근본주의적이고 율법주의적인 교회에서의 성장과 그로부터 받은 부정적 영향, 그것이 책 읽기와 연인과의 사랑, 일반은총을 통해 치유되고 회복되는 과정은 나의 신앙 여정과 무척 흡사했다. 더군다나 확고한 믿음보다는 끊임없는 회의와 실망, 누구나 품을직한 질문에 정직한 대면, 정해진 답변이 아닌 솔직한 대답 같은 그의 천성적 기질은 나와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의 글쓰기는 자기 고백적이되 자기 연민적이지 않고 내면 성찰적이되 자폐적이지 않으며 솔직하되 천박하지 않았다.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한권, 한권 손때묻고 내 젊은 시절 추억과 이야기가 서려있는 그의 책들을 다시금 들춰보고 싶다. 얀시는 내가 딛고 일어서야할 존재라기 보다 인생의 동반자 같은 존재다. 그래서 그러한 그가 좋다. 언젠가 내가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진다면, 나의 존재가, 나의 글쓰기가 누군가에 그러한 존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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