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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교회는 정치를 성경으로 조명하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성경과 정치(하)/웨인 그루뎀/조평세, 성태준/도서출판 새언약/조정의 편집인“오늘날의 정치 현안을 성경적으로 조명하는 종합 지침서” <성경과 정치(하)>권이 도서출판 새언약을 통하여 출간되었다(2025.7.30). 이 책은 (상)권에 이어서 주제별 이슈들을 다루는데, 10장 환경을 시작으로 11장 국방, 12장 외교정책, 13장 표현의 자유, 14장 종교의 자유, 15장 특별 집단을 각각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마지막 3부 결론적 고찰에서는 언론 편향성 문제(16장) 그리고 오늘날 민주당과 공화당 정책에 지금까지 논의한 성경적 견해가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 후(17장),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이 정치 영역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을 따라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권면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책의 저자 웨인 그루뎀은 20년 이상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가르친 실력과 대표작인 <조직신학>(복있는사람, 2024) 그리고 <기독교 윤리학>(부흥과개혁사, 2020) 등에서 선보인 종합적, 체계적 사고와 쉬우면서도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전달하는 탁월한 방식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전반에 관한 사안과 핵심 원칙을 성경의 기준으로 평가 및 제시했다.
그루뎀은 오늘날 기독교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에 관한 잘못된 관점을 1) 정부는 종교를 강요해야 한다, 2) 정부는 종교를 배제해야 한다, 3) 모든 정부는 악한 마귀의 역사다, 4) 교회는 정치 말고 복음 전파만 해야 한다, 5) 교회는 복음 전파 말고 정치만 해야 한다, 이렇게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30-31pp).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독교 내부에서 정치적 논쟁이 쉽게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는 이유는 그루뎀이 지적한 잘못된 견해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잘못된 관점으로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며 투쟁하기 때문이다. 그루뎀은 다섯 가지 잘못된 관점에서 벗어나 순전히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엎드려 하나님께서 오늘날 정치 현안을 어떻게 바라보실지 함께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한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맹신하거나 자기 분별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성경에 분명한 근거가 있을 땐, 그것을 증거로 제시하고, 그렇지 않을 땐, 성경의 원리를 가지고 합리적인 견해를 도출한다. 그는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데, 단순히 선호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더 많이 보호하려는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반면, 그루뎀이 비판한 윌리스는 민주당의 정책에 더 호의적인데, 그가 비판받은 이유는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그 근거를 성경에서 분명히 찾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 전반에 깔려있다. 바로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 권위이다. 이 전제는 만일 우리가 성경을 문법적, 역사적, 문맥적 해석을 통하여 기록하신 하나님의 의도하신 뜻을 이해한다면, 오늘날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는 신념을 낳는다. 그러나 모두가 이와 같은 전제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 신학을 지지하는 이들은 성경의 무오성을 부정하고 성경에 신적 권위가 아니라 그보다 못한 권위를 부여한다. 그래서 그들과 정치를 논할 때, ‘성경을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성경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를 첫 번째 과제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는 정치 현안에 관한 그들의 견해를 결정하고 나서 성경을 그 견해에 맞추어 왜곡하고 이용한다. 가령 동성애 관련 현안을 논쟁할 때, ‘목사’, ‘신학자’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서 ‘사실 성경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성경 본문 자체가 명백하게 그들의 해석과 같지 않고,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인 기독교 견해가 그들의 견해를 반박해도,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오늘날 기독교인이 정치를 논할 때, 먼저 이루어져야 할 합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경을 오류가 없고 절대적 권위가 있는 하나님 말씀으로 믿는지 먼저 확인해 봐야 한다.
만일 그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는 굉장히 자유롭고 화목하며 건설적인 토론의 장을 열어주는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지난번 (상)권의 서평에서 밝힌 것처럼 필자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그루뎀이 이 책에서 말한 내용에 동의하거나 적어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과감하게 말하기 원한다. 물론 그루뎀 본인이 밝힌 것처럼, 얼마든지 우리는 토론할 여지가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생각이 모여 더 지혜롭고 선한 결정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적용하고 있는 원칙,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듣고 그것에 순종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라면, 우리는 저자가 마지막에 강조한 것처럼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의 노력과 수고를 사용하셔서 이 세상에 선한 일을 이루시고, 그분의 나라를 넓혀 가신다”라는 믿음으로 정치를 ‘성경’이라는 같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694p). 극우, 극좌로 편향되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세상의 정치 싸움이 교회 안으로 더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말로 필요한 책을 출판해 준 도서출판 새 언약과 절대 쉽지 않은 내용을 쉽게 읽히도록 번역해 준 이들의 수고를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시고, 이 책을 통하여 한국 교회가 정치를 성경으로 조명하는 일에 하나가 되게 하시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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