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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넘치는 복음의 은혜는 창세기부터 시작된다
창세기, 복음으로 읽기/이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창세기, 복음으로 읽기>는 필자가 두 번째로 읽은 이성호 목사의 책이다. 첫 번째 책은 <성찬, 배부름과 기쁨의 식사>였다. 출판사가 소개하는 것처럼 이 목사는 확실히 “신학은 교회를 섬기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는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것 같다. 교회에서 전한 설교를 바탕으로 쓴 <창세기, 복음으로 읽기>는 “한 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찾아 설교하는 방식을 택”한 결과물인데, 성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창세기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목회자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 장에서 도덕적 교훈이나 적용을 억지로 이끌어내기보다는 성경 전체적인 구속의 맥락 안에서, 올바른 신학적 관점에 따라 도출하려는 노력이 잘 보이는 책이다. 저자도 “제가 내린 결론은 본문을 그대로, 맥락에 맞게,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청중에게 ‘적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의미를 ‘오늘날 청중’을 향해 설명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13p).
총 62편의 설교문이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이 목사가 창세기 강해를 준비하면서 받은 은혜와 감동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심정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무엇보다 설교자가 먼저 말씀 앞에서 은혜를 받아야 성도들에게도 그 은혜가 흘러갑니다. 창세기를 설교하면서 제 자신이 큰 은혜를 입었고, 그 은혜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13p). 이례적으로 이 목사의 아내도 이 책에 추천사를 남겼는데, “저는 남편의 설교를 참 좋아합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설교를 강단 가까이에서 직접 듣는 것은 목사의 아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남편이 창세기 강해 설교를 전하는 동안, 창세기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구속 사역을 조금씩 깨달으며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했다(1p).
역사서는 생각보다 어려운 장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로 성경이 기록한 것까지만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경우 설교자가 근거가 불확실한 정황적 추정을 할 수 있다. 가령 데라가 자신의 아들 아브라함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가는 길에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한 이유를,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 목사의 창세기 강해에서 그런 논쟁의 여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지만,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역사서는 ‘그래서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주어야 한다는 책임을 요구한다. 가령 아브라함이 자기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인 본문을 가지고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속이지 맙시다’라는 단순한 적용을 도출하는 것은 문맥에도 맞지 않고 올바른 적용도 아니다. 이 목사는 62편의 강해를 통하여 본문의 문맥뿐만 아니라 성경의 구속적 문맥에 맞게 적절한 교훈과 적용을 도출한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유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 서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적용 문제와 함께 제공된다는 점도 독자가 창세기를 바르게 알고 적용하는 데 큰 유익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이성호 목사의 <창세기, 복음으로 읽기>를 단숨에 읽을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6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하루에 한 편 또는 두 편을 읽으면 짧으면 한 달, 길면 두 달 만에 창세기를 읽고 묵상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이 “복음으로 읽기”인 만큼 독자는 매일 창세기 본문을 통하여 복음을 발견하고 그것이 오늘날 복음의 수혜자인 우리에게 어떤 감사와 찬양을 일으키는지, 또 복음에 합당한 삶을 어떻게 결단하게 하는지 풍성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창세기는 시작의 책이다. 창조의 시작, 죄의 시작, 민족의 시작,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의 시작. 우리는 이 시작의 책에서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한다. 영원 전에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맺으신 언약에 신실한 사랑이 죄로 물든 세상 가운데 어떻게 시작되는지 묵상하는 것은,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이 분명하게 들려주신 복음, 그 좋은 소식이 얼마나 오래된 그리고 신실하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 반드시 이루어질 은혜의 약속인지를 맛보게 한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새해 창세기를 시작으로 성경 일독에 도전한다. 그들이 출애굽기 후반에 가서 그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고 복잡하고 지루한(?) 율법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선 창세기부터 시작되는 하나님의 구속 은혜를 분명히 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아담과 하와 이야기, 모세 이야기, 아브라함과 그 아들들의 이야기로 보기 때문이다. 창세기를, 우리를 위한 복음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그런 지혜를 주시기를 하나님께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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