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나님 나라 역동성을 기록한 변혁의 실제
이중감동/임교신/샘솟는기쁨/서상진 편집위원임교신 목사의 『이중감동』은 단순한 목회 에세이나 개인적 회고록이 아니라, 교회가 무엇이며 하나님 나라는 무엇인가를 삶의 현장에서 성취해 가는 한 목회자의 고백록에 가깝다. 저자는 자신의 목회 여정 속에서 마주한 고난과 변화, 특히 코로나와 지역 개발로 인해 공동체가 겪어야 했던 예배당 철거와 임시 처소의 시간들을 솔직하면서도 영적 깊이로 풀어낸다. 책의 제목이 말하듯, 이 기록은 목회자 개인이 감동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 감동을 다시 공동체가 나누게 하는 ‘이중의 감동’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감동의 시선은 저자가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며, 책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신학적 성찰의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한다.
임시 예배처소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저자의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성막 시대의 광야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막을 따라 이동하던 삶은, 안정된 장소보다 하나님의 동행을 중심에 둔 삶이었다. 임 교신 목사는 바로 이 지점을 목회 현장에서 새롭게 체험한다. 코로나로 인해 예배 방식이 흔들리고, 개발 문제 때문에 예배당이 철거되며, 공동체가 마치 광야의 백성처럼 정처없이 이동해야 했던 그 시간 속에서 그는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된다. 이때 교회는 건물의 유무나 고정된 공간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존재하고 움직일 때, 그곳이 곧 교회라는 본질적 인식이 강화된다. 이 책은 이러한 깨달음을 목회적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신학적 사유를 담은 이야기로 풀어내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교회론의 근본 주제를 생각하도록 이끈다.
특히 저자는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거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 자체는 아니지만,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이 땅에서 먼저 경험하고 드러내는 공동체이다. 하나님 나라가 세상 속에서 임하고 확장되기 위해 시작되는 현장이 바로 교회라는 점에서, 목회 현장에서 겪는 모든 사건은 단순한 행정적 어려움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 예배당이 무너지고 흩어져야 하는 위기 속에서 공동체가 다시 모이고, 임시 처소에서도 변함없이 말씀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건물의 안정성보다 하나님 나라의 생명성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저자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이 신학적 인식은 독자에게도 강한 울림을 준다.
동시에 『이중감동』은 목회의 현실을 숨김없이 드러낸 기록이기도 하다. 목회자는 종종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붙들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교회 행정·건축 문제, 재정 문제, 공동체 내부의 긴장, 팬데믹이라는 외적 위기 등을 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을 놓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 나라가 ‘이미와 아직’의 긴장을 품고 임하듯, 목회 역시 긴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저자는 목회의 어려움을 신학적 체념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 무게를 있는 그대로 견디면서도 끝내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이끄신다는 소망을 놓지 않는다. 이 긴장과 소망의 흐름은 독자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 신학이 단지 학문적 체계가 아니라 실제 목회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원리임을 느끼게 한다.
임시 처소의 경험은 단순한 불편함이나 공간적 문제의 서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의 영적 성장 과정으로 풀어내어진다. 광야의 시간은 항상 괴로움과 동시에 훈련을 의미한다. 저자는 임시 처소에서 경험한 불안, 공동체 구성원들의 걱정, 그리고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건축 과정 속에서 드러난 인내를 영적 훈련의 시선으로 해석한다. 이는 교회를 조직이나 제도로 보는 세속적 관점과 달리, 하나님께서 교회를 다듬으시는 영적 과정으로 이해하는 교회론적 접근이다. 이러한 시선이 책 전반에 부드럽게 흐르며 독자로 하여금 교회의 본질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이중감동』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많은 목회 서적이 목회자의 노하우, 프로그램, 혹은 성공담을 중심에 두는 반면, 이 책은 ‘하나님 나라의 시선으로 본 교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목회 경험을 재해석한다. 이는 단순히 경험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란 무엇을 향하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통찰을 제공한다. 목회는 교회를 유지하는 기술이나 공동체를 운영하는 능력 이전에,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교회에서 구현해내기 위한 신실한 순종이라는 저자의 시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관점은 독자에게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목회자가 어떤 신학적 토대를 가지고 사역해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또한 저자는 신앙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어떠한 정체성을 지녀야 하는지를 드러낸다. 교회란 결국 하나님 백성이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드러내는 공동체이다. 예배당이 철거되고 장소가 바뀌는 상황은 공동체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 순간 공동체의 참된 정체성이 드러난다. 견고한 건물과 정착된 구조가 교회의 본질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함께 나아가는 믿음의 여정이 교회의 본질이라는 점을 저자는 경험을 통해 풀어낸다. 이는 성경적 교회론의 핵심을 잘 담아낸 해석이며, 현대 교회가 겪는 어려움 속에서 특히 중요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단순히 고난을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고난의 순간에 교회가 어떻게 하나님을 경험했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점이다. 독자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역동성이 교회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새롭게 경험한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교회가 예배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했고, 교회 공간이 제한을 받는 경험을 했다. 그때 공동체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붙들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다. 임 교신 목사의 글은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믿음의 해답을 제시한다. 교회는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으로 존재하며, 하나님 나라의 통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중감동』은 교회론과 하나님 나라 신학을 일상 목회의 언어로 녹여낸 따뜻한 책이다. 신학적 깊이를 지니면서도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서술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회자가 아니라도 신앙 공동체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시대의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교회가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 책은 목회의 본질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독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임 교신 목사는 경험의 기록을 넘어서, 그 경험 속에 담긴 하나님 나라의 흔적을 증언하며, 독자에게 다시 한 번 ‘이중의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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