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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 안에 거하라", 교회로 속하라는 주님의 부르심

“목사님, 말씀도 너무 좋고, 교회 성도들에게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친밀한 교제권을 찾지 못해서 교회를 떠나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말을 종종 들을 때마다, 소속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해서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을지 헤아려지면서도, 동시에 ‘자신에게 적합한 교제권을 찾아 교회를 옮기는 것이 소속감을 얻는 유일한 혹은 합당한 방법인가?’ 질문이 생긴다. 초창기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유대, 사마리아, 여러 이방인 지역에 교회가 각각 처음으로 세워졌을 때, 그들도 똑같이 소속감을 주는 교회를 찾아 방황했을까? 특별히 유대인과 이방인, 남성과 여성, 자유인과 종이 함께 뒤섞여 있던 그 시대 교회에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나이, 성별, 사회적 지위, 결혼 및 자녀의 유무 등을 가지고 친밀한 공감대를 가진 교제 대상을 구분했을까?
바너버스 파이퍼는 오랜 세월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소속감: 교회로 속하라>는 책을 통하여 진정한 소속감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설명한다. 유명한 목사이자 저자인 존 파이퍼의 아들인 바너버스 파이퍼는 “들어가는 글”에서 2017년 내슈빌 임마누엘 교회에 처음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면서, 고통스러운 이혼과 몇 개월간 새 교회를 찾아 헤매는 어려움에서 어떻게 그가 소속감을 통하여 신앙을 회복하게 되었는지 짧은 간증을 나눈다. 아버지는 전 세계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는 목사였지만, 그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고립되고 방황하는 성도였다. 임마누엘 교회의 부목사로 섬기게 되기까지 어떻게 하나님은 그를 교회에 속하게 하셨을까? 어떻게 그의 신앙을 놀랍게 회복시키셨을까? 파이퍼는 성경의 진리와 그 진리를 삶으로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교회로 속하라”고 강력하게 권유한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욕구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라고 말씀하셨다(요 15:4). 바너버스는 성경에 “서로” 명령어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주목하면서, 성도가 서로 친밀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얻으려면 적극적이고 의지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 주신 새 계명을 다르게 표현하면 “교회로 속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성도가 친밀함을 얻으려는 방식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다. 폴 타우치스는 빌 헐이 쓴 “제자를 삼는 목회자”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현실 문제를 지적했다: “교회마저 '필요'라는 언어와 철학에 현혹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교인들은 문화 프로그램 편성을 고르듯 잘못된 질문들을 던진다. 교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지? 여기서 내 필요가 채워질까? 여기 왔다 가면 기분이 좋은가? 목회자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될까? 이런 질문들은 세속 심리학 단체에 의해 우리 사회 안에 양산된 매우 자기 숭배적인 폐단을 반영한다”(“거짓 심리학 vs. 참된 제자양육”, 개혁된실천사, 186-7pp).
바너버스는 소속감에 관하여 획기적이면서도 성경적인 정의를 내린다: “소속감은 우리가 가장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끼는 곳 혹은 타인과의 공통점이 가장 많은 곳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 소속감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있으라고 의도하신 곳, 그러므로 우리가 참 생명과 깊은 만족과 기쁨을 발견하기를 바라시는 곳에 의해 정의된다”(34-5pp). ‘나의 필요를 누군가가 채워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찾는 자들은 결국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오직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하여 참 생명과 깊은 만족과 기쁨을 주실 것을 굳게 믿고 교회의 지체로서 맡기신 역할에 충성하는 자가 소속감을 얻는다. 바너버스는 소속감을 얻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것을 최종적으로 요구한다: “교회에 진정으로 속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성령님의 도움을 받아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라. 교회의 유익을 위해 당신의 삶을 드리라. 예수님과 그 백성을 사랑하는 일에 전심으로 기쁘게 자신을 헌신하라. 당신이 이렇게 하고, 또 다른 사람들도 당신에게 이렇게 하도록 허락할 때, 당신은 소속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소속감을 갖게 될 때, 당신은 당신이 창조된 목적에 맞게 달콤하고 깊고 생동감 넘치는 친교를 누리게 될 것이다”(155p).
“사랑하다, 살아가다”의 저자 폴 밀러는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때야 비로소 친밀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속감도 마찬가지다. 다른 성도가 복음의 부르심에 합당한 태도로 나의 필요를 채워줄 것만 기대하면, 나도 지치고 다른 성도들도 지친다. 내가 복음의 부르심에 합당한 태도로 다른 성도들의 필요를 채울 때(공감대가 없어도 하나님이 부르신 곳에서 맡기신 역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충성스럽게 사랑으로 섬기면), 소속감을 얻고 또 친교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바너버스의 책 <소속감>이 교회로 “소속되기 주저하는 이들을 위한 실천적 신앙 회복서”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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