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500년 신앙고백서의 현대적 재조명과 신앙적 의미

『처음 시작하는 벨직 신앙고백』은 개혁교회의 대표적인 신앙고백서인 벨직 신앙고백을 쉽고 체계적으로 풀어낸 입문서이다. 이 책은 16세기 종교개혁 시대에 탄생한 벨직 신앙고백의 역사적 배경과 신앙적 내용을 현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며, 오늘날 신앙생활에 미치는 의의를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복잡하고 어려운 신앙고백서 공부에 문턱을 낮추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1. 벨직 신앙고백의 역사적 배경과 탄생
벨직 신앙고백은 1561년, 스페인 지배 하에 있던 남부 네덜란드 지역(현재의 벨기에)에서 귀도 드 브레(Guido de Brès)에 의해 작성되었다. 저자인 김태희는 이 신앙고백서가 단순한 교리 문서가 아니라, 당시 박해받던 개혁교회 성도들을 위로하고 굳건히 세우기 위해 성령의 감동으로 탄생한 놀라운 선물임을 강조한다. 벨직 신앙고백의 명칭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당시 네덜란드는 현재의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17개 주로 이루어진 지역이었기에 네덜란드 신앙고백이라고도 불렸지만, 실제로는 벨기에 지역에서 벨기에 출신 귀도 드 브레가 작성했기에 벨직 신앙고백으로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처럼 신앙고백서는 단순한 신학 문서가 아니라, 역사적·지리적 배경과 신앙 공동체의 고통과 소망이 녹아든 산물임을 보여준다.
2. 벨직 신앙고백의 구조와 핵심 내용
저자는 벨직 신앙고백의 37개 조항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사도신경의 구조를 따라 신앙의 기본 진리를 설명한다.
하나님과 계시(1~2조): 하나님은 유일하고 참되신 분이며, 자신을 계시하신다는 사실을 밝힌다.
성경의 권위(3~7조):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신앙과 삶의 최종 권위이다.
삼위일체(8~11조):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이 한 하나님 안에 존재함을 고백한다.
인간의 창조와 타락(12~15조):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나, 죄로 인해 타락하고 전적 타락 상태에 빠졌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16~26조):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
참된 교회와 국가(27~36조): 참된 교회는 성경에 기초한 교회이며, 국가의 역할과 교회의 관계도 다룬다.
예수님의 재림(37조): 예수님의 재림과 그에 따른 심판을 고백한다.
저자는 각 조항의 신학적 의미와 성경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며, 독자들이 신앙고백서가 단순한 교리 암기가 아니라 성경 중심의 신앙생활 안내서임을 깨닫도록 돕는다.
3. 벨직 신앙고백의 현대적 의의와 필요성
김태희는 벨직 신앙고백을 오늘날에도 배워야 하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성경에 기초한 신앙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현대 교회는 감정이나 경험에 치우친 신앙 경향이 강한데, 벨직 신앙고백은 오직 성경에 근거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둘째, 신앙의 본질을 회복한다. 인간 중심적 신앙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은혜를 강조함으로써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돌아가게 한다.
셋째, 교회를 하나 되게 한다. 16세기 네덜란드 신자들이 박해 가운데서도 벨직 신앙고백을 통해 하나가 되었던 것처럼, 오늘날 교회가 신앙고백을 통해 일치와 연합을 이루도록 돕는다.
넷째, 건강한 교회론을 세운다. 참된 교회가 무엇인지 성경적으로 분별하고,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이처럼 벨직 신앙고백은 단순한 역사적 문서가 아니라, 오늘날 신앙인과 교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과 방향을 제시하는 살아 있는 신앙고백서임을 강조한다.
4. 책의 특징과 활용 가치
『처음 시작하는 벨직 신앙고백』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신앙고백서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김태희 저자는 복잡한 신학 용어와 개념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며, 독자들이 부담 없이 신앙고백서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교리 해설에 그치지 않고, 각 조항이 오늘날 신앙생활과 교회 공동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이 점은 교회 내 교리 교육, 소그룹 성경 공부, 신앙 입문자 교육 자료로서 매우 유용하다. 250페이지 분량은 깊이 있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적절한 분량이며, 명확한 구성과 친절한 설명은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신앙고백서의 핵심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5. 결론: 신앙의 뿌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처음 시작하는 벨직 신앙고백』은 500년 전 종교개혁 시대의 신앙고백서를 오늘날 우리 신앙생활에 맞게 재조명한 귀중한 안내서이다. 성경에 뿌리내린 건강한 신앙을 세우고, 교회 공동체의 일치와 성숙을 도모하려는 모든 신앙인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 신앙고백서가 단순한 과거의 문서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살아 움직이며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신앙 공동체를 세우는 데 꼭 필요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신앙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