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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강해 설교로 목회와 리더십 발휘하기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 목양하기/스콧 페이스, 짐 섀딕스/정성묵/도서출판 디모데/조정의 편집인
35년 이상 한 교회에서 목사로 섬기신 아버지는 ‘설교만 잘한다고 목회를 잘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셨다. 그만큼 설교 외에도 교회에서 할 일이 많다는 뜻이었다. 성도 각 사람을 돌아보는 일은 자녀 양육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섬김과 돌봄의 수고가 뒤따르는 일이다. 교회는 건물도 기관도 아니지만, 교인이 모이는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건물도 관리해야 하고, 모든 모임에 기본적인 규칙과 행정 방침이 필요한 것처럼 교회도 사람의 모임이기 때문에 관련된 일이 반드시 요구된다.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이 교회에 주어졌기 때문에, 목사는 교인들을 그 부르심에 합당한 삶으로 계속해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모든 과업을 단지 설교 한 편으로 마칠 수 없다고 아버지는 경험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한편, 신학교에서는 설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수년에 걸쳐 배웠다. 성경의 원어를 배우고 기본적인 해석학과 설교문을 작성하고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설교의 기초가 될 교리를 성경 신학, 조직 신학, 역사 신학적으로 살펴봤다. 성경 본문을 성도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성경 상담의 기초도 배웠다. 솔직히 교회 행정이나 건물 관리, 리더십을 발휘하는 법을 신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물론, 성경적인 리더의 자질과 영성을 계발하는 기도와 묵상의 훈련을 받은 적은 있다). 그리고 목회 현장에 서게 됐다.
지금까지 11년, 한 교회에서 가르치고 돌아보는 일에 전념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회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과 설교는 어디에 더 중점을 둘 것인지 계속해서 심사숙고하게 되는 목사의 책무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리더십을 강하게 발휘하면서 설교와 목회가 간과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강력한 설교가 자연스럽게 리더십과 목회의 필요를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스콧 페이스와 짐 섀딕스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 목양하기\>라는 책을 통하여 “강해 설교로 세워지는 목회 리더십”이 가능하다는 것을 독자에게 설명했다(디모데, 2024). 둘 다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 교수이고, 페이스는 설교 및 목회 사역 교수, 섀딕스는 설교학 교수다. 두 사람의 협업으로 설교 및 목회 현장의 실질적 필요를 채우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설교학적 방법을 균형 있게 담아낸 책이 탄생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제목은 모두 “강단에서의”로 시작하고, 그것은 두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확신을 분명히 한다. 이들은 강단에서 목회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도 강해 설교에 충실하면서. 이들이 정의한 강해적 리더십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령의 능력을 통해 그분의 아들을 닮아가도록 그분의 말씀을 충실하게 강해함으로써 그들을 돌보는 목회적 과정이다”(19p). 세 가지 개념이 모두 담겨있다. 충실한 강해 설교, 돌보는 목회,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성령의 능력으로 이끄는 것. 짐 섀딕스는 \<설교의 능력\>이라는 책으로 설교학의 매우 중요한 원칙과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서로사랑, 2019). 단순히 설교가 무엇인지, 어떻게 설교를 준비하고 전달할 것인지 배우기 원한다면 섀딕스의 책이 정말 많은 유익을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스콧 페이스와 그가 함께 저술한 책에서 두 사람은 설교자가 자주 빠질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한다. 단순히 ‘설교만 잘하는 것’이다. 설교에 성도를 그리스도를 닮도록 이끌고자 하는 리더십이 빠져 있고, 설교에 성도를 돌보는 목회적 관점이 빠져 있는 것이다.
페이스와 섀딕스는 단순히 설교만 잘하면 모든 것이 알아서 다 잘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는 목회적 필요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하여 강단을 이용하라고 권하지 않는다(그들은 사실 강단을 그런 목적으로 쓰지 말라고 경고한다). 강해 설교를 충실하게 하면서도 그 적용의 단계에서 교회의 목회적 필요를 채우는 방법이나, 특별히 분별력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 주해에서 적용으로 설교를 준비하기보다 적용에서 주해로 바르게 설교를 준비하여 현실적인 성도의 필요를 채우는 방법을 제안한다. 목사는 세 개의 공으로 저글링을 하는 것처럼 목회와 설교와 리더십을 계속해서 돌아가며 정신없이 다뤄야 하는 과업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가르치는 은사를 받은 목사는 가르치는 것으로 성도를 섬긴다. 다만 그 가르침은 지식 전달의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게 하는 목적을 지향하고,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양들을 돌보기 위한 목적을 지향한다. 그래서 두 저자가 말한 것처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목사는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야 하지만, 그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면서도 그 일을 통하여 주께서 부탁하신 목양 곧 돌봄과 보호와 인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두 저자가 이 책에서 목사에게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라고 계속해서 권면한 것 또한 큰 유익이 된다. 결국 이 과업은 목사 개인의 힘과 지혜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령께 구하고 주님께 받은 아버지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로 맡겨진 양들을 돌본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특별히 목사)가 이 책을 통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책무가 너무 많고 다양하다는 이유로 낙심하지 말고, 오히려 단순하고 분명한 말씀 선포에 충성하면서도 주가 부탁하신 양들을 돌보는 일과 인도하는 일에 함께 헌신하고 있음을 확신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착하고 충성된 종을 불러 상을 주시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 목양하기에 기쁨으로 힘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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