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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창조의 능력으로 하나님 주신 성별을 가지고 살아가라
한 남자와 한 여자/조엘 R. 비키, 폴 M. 스몰리/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7)
태초에 하나님이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창조하셨다는 성경의 시작부터 기독교 안팎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난다. 많은 사람은 죄로 인해 타락하고 뒤틀린 현재의 모습에 비춰 창조와 종말을 해석하려 하지만, 성경은 오히려 현재 무너진 질서가 완전히 회복되어 창조와 그 이상으로 온전해질 종말을 제시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젠더, 동성애 이슈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실 때, 젠더, 동성애 이슈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고전 6:9-10). 그러면 현재 타락한 세상에서 젠더, 동성애 이슈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조엘 R. 비키는 퓨리턴리폼드신학교 교수로 청교도 신학과 실천에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고 관련된 조직신학과 실천신학 서적을 많이 집필했다. 폴 M. 스몰리는 비키 박사의 조교로 <개혁파 조직신학>라는 큰 규모의 출판 작업을 비키 박사와 함께했다(부흥과개혁사, 2021). 두 저자의 특기와 관심사를 생각해보면 이 책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개혁주의 신학과 청교도 정신을 잘 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은 레즈비언으로 10년 동안 살다가 회심한 로사리아 버터필드가 썼는데, “우리는 모두 원죄로 인해 왜곡되고, 자범죄로 인해 미혹되고, 내주하는 죄로 인해 조종당하는 탓에 쉽게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반란이 가져온 결과들과 조건들을 잘 파악해 살아가려면 양들을 돌보는 목양적 인도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11쪽). 두 저자 모두 목사로 그런 목양적 인도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는 120쪽의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젠더, 동성애 이슈를 잘 설명하는 책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토대, 2장은 지침, 3장은 기대,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 결론을 제시한다. 1장 토대에서는 젠더, 동성애 이슈를 다룰 때 가장 기본이 되고 최고의 권위를 갖는 토대가 성경이라는 것을, 2장 지침에서는 고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이 동성애에 관하여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에 대해서, 3장 기대에서는 신약으로 넘어와 그리스도께서 동성애에 관하여 어떤 말씀을 하셨고 또 십자가 구속을 통해 동성애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해결하셨는지에 대해서, 마지막 4장 결론은 그동안 설명한 내용을 통해 젠더와 동성애 이슈와 싸우는 크리스천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 책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는 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실천적인 도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17쪽). 그래서 1장 토대에서 진리의 가장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토대인 성경을 말한다. 특히 ‘사랑’이 성경의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말하며 동성애를 옹호하는 이들에게 성경의 진리를 떠나서는 사랑도 “주관적 감정을 따르는 도덕적인 상대주의를 내세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20쪽). 또한 인간의 정체성이 감정과 감정적 경험 안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하는 세속적 관점을 비판하며 성경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실에서, 하나님의 뜻과 그분과의 관계를 통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24쪽).
저자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변하기 쉬운 감정과 경험이 우리를 규정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만물의 창조주요 주님이시다. 그분은 말씀으로 우리를 창조하셨고, 계속해서 말씀으로 우리를 규정하신다”(25쪽).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경험이나 감정으로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지 말고 하나님이 부여하신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동성애자야’ 혹은 ‘나는 이성애자야’가 아니라 ‘나는 하나님이 자신의 영광을 위해 자기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남자(또는 여자)’라고 말해야 한다(44쪽).
동성애가 하나님 보시기에 죄라는 사실은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난다. 소돔과 고모라에 내려진 심판은 동성애를 포함한 그들의 죄 때문이었다. 율법(레위기 18:22; 20:13)은 동성애를 사형으로 다스리라고 규정한다. 어떤 사람은 구약 율법은 이스라엘에게만 해당되는 법이라고 말하지만, 두 저자는 예수님께서 율법이 유효하다고 말씀하신 것과(마 5:17-19), 신약성경이 레위기에 기록된 율법을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 자주 인용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동성애에 관한 법이 의식법이 아니라 도덕적 악과 연관된다는 점, 율법의 백성이 아닌 가나안 백성의 죄를 심판하신 하나님은 모든 민족에게 그러한 악에 대한 대가를 찾으신다는 점에서, 신약성경의 가르침은 구약의 율법이 지속적으로 적용할 도덕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59-62쪽).
신약성경 역시 동성애가 창조 질서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바울은 동성 간의 성행위가 순리가 아니라 역리라고 말했고, 동성 간 성적 욕구 역시 정욕이라고 말했다. 성경적인 회개는 행위를 금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욕구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은 속에서 솟아나는 성령의 능력과 소원을 통해 옛 사람의 욕구를 죽이고 새 사람을 입게 하신다. 새 사람의 공동체인 교회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스스로를 의롭게 여기며 죄인들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사랑과 존중을 표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96-7쪽).
사도 바울은 구원받기 전 신자의 상태를 자기 육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구원받은 자는 바로 자기감정과 욕구에 따라 자기를 정의하고 삶을 추구하는 것에서부터 구원받았다.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분이 창조하신 질서와 뜻대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새 창조이다. 만물을 새롭게 창조하시기 전까지 신자는 자기 안에 이미 시작된 새 창조의 질서대로 살아야 한다. 동성 간 끌림이나 동성 간 성행위의 유혹을 받는 이들은 다른 죄와 싸우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안에서 새 창조의 질서대로 살아가게 하시는 성령의 능력과 인도하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목자되신 주님이 그렇게 우리를 인도하신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남자와 여자가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말씀하시는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르기를, 그래서 새 창조의 기쁨과 능력 안에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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