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봄이 내민 손길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작은 불빛은 큰 도움이 된다.
무너지는 삶이 감당하기 힘들어, 작은 도움의 손길을 기다려본다.
내면과 관계를 다루는 많은 에세이들. 아쉬움이라면 정작 자신들도 답을 모른다는 것.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그 대안은 때로 한 책 안에서도 맞부딪힌다.
가령,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했다가, 어떤 챕터에서는 그 관계를 과감하게 끊어내란다. 인생이란 정답이 없어 때로는 모호하고 울퉁불퉁하다.
그 답답함이 때로는 동감되지만, 애타는 마음으로 도움을 구하며, 마지막 남은 힘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뭔가 모를 공허함에 오히려 후회가 밀려올 때도 있다.
제행신의 글은 이런 우리들에게 오아시스 같다. 그녀의 글은 맑고 시원하다. 작가의 글이 빛나는 것은 어두움을 통과했기 때문이리라. 청량한 그녀의 글은 삶의 무게를 뚫고 나오며 주어진 지혜 때문이 아닐까?
때로는 위로를 주며, 우리를 토닥여준다. 어두워 길을 잃은 우리에게 작은 빛을 선사한다.
성급하게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삶에서 길어 올린 지혜를 함께 나눈다.
또한 진실하게 우리를 독대하게 만든다. 과감하고 날카롭다. 다른 여지를 주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 죄는 죄일 뿐. 솔직하게 고백하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그것이 지혜임을, 우리에게 최선임을 말해준다.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내면의 언어가 없을 때, 참으로 공허하다. 메마르고 허울뿐인 언어가 넘치는 세상이다. 그 한가운데서 우리의 언어를 찾게 한다. 우리의 존재가 어디에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다시 알려준다.
어쩌면 참 단순하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본래의 자리로 우리를 돌아올 수 있게 우리를 초대한다. 그것이 행복이다. 덕분에 참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