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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직 계시만이 소망이다!

정현욱 | 2019.10.25 10:59
오직 계시만이 소망이다! 계시철학/헤르만 바빙크/박재은/도서출판 다함/정현욱 편집인

헤르만 바빙크는 진중하고 치밀하다. 화란 개혁주의 신학은 헤르만 리델보스의 <바울 신학>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신학을 이제 시작한 마당에 무지막지한 책을 읽었으니 아직도 아찔하다. 지적 갈망을 이기지 못하고 헤르만 바빙크의 <신론>을 들고 읽었다. 성경에 대한 목마름은 성경을 정리한 조직신학을 욕망하게 했고, 결국 바빙크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바빙크의 두 번째 책은 당연히 <하나님의 큰일>이었다. 아직도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느낌이 선명하다.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자가 천재라는 것은 분명했다. 한 구절, 한 문장을 써 내려갈 때마다 성경 곳곳에서 합당한 구절을 찾아 근거로 제시했다. 책의 절반 이상이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하나님, 곧 아버지와 아들과는 구별될지라도, 그는 두 분과 가장 깊은 교통 가운데 있다. 그는 전능자의 기운(33:4), 그의 입의 영(33:6)이라 불리고 아버지와 아들의 보내심을 받았으며(14:26; 15:26), 두 분으로부터 나왔으니, 곧 아버지뿐만 아니라(15:26) 아들로부터 나왔다. 이는 그가 기꺼이 아버지의 영으로서 그리스도의 영 혹은 아들의 영이라 불리기까지 하기 때문이다(8:9)”(<하나님의 큰 일> 중에서).

 

바빙크의 글은 철저하게 성경적이고, 성경에서 가져왔고, 성경으로 돌아간다. 그는 단 한 문장도 허투루 말하지 않는다. 한 구절이나 적은 내용을 파고 또 파고 들어갔던 청교도들과 다르게, 바빙크는 몇 문장 안에서도 성경 전반에 흐르는 중요한 구절들을 찾아 촘촘히 박아 놓는다. 최근에야 성경 프로그램들이 발달하여 적은 노력으로도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바빙크가 살았던 19세기 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성경을 읽어 나가면서 주제별로 구절을 나누고, 주해하여 마침내 적당한 구절을 명료하게 분류한 뒤에야 가능하다. 바빙크의 성경책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의 성경책은 닳고 또 닳아 더 글이 보이지 않을 만큼 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수십 권의 성경책이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글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바빙크의 <계시 철학>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찾아 들었다. 헤르만 바빙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한국 내에 바빙크의 책이 얼마나 미미한지 알 수 있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헤르만 바빙크로 검색하면 다른 출판사에서 중복으로 번역한 책을 모두 합해도 한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하나님의 큰일> <개혁주의 신론>이 출간된 후 바빙크의 책은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그러다 2011년 부흥과개혁사에서 <신론>을 포함하여 4권으로 된 <개혁 교의학> 전집을 출간했다. 그 외의 책은 2017년 도서출판 100에서 출간한 <교회의 분열에 맞서>와 허동원의 번역으로 우리 시대에서 출간된 <믿음의 확실성>이 고작이다. 나머지는 동일한 책을 다른 번역자가 번역 출간된 책들이다. 한두 권밖에 번역되지 않은 다른 저자에 비한다면 많을 수 있겠지만 3대 칼뱅주의 신학자요, 화란 개혁주의 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바빙크로서는 너무나 초라하다. 바빙크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바빙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이른 비와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철학이라는 말은 왠지 그에게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걱정이 드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지 모른다. 기대감과 걱정으로 책을 읽을 나가면서 역시 기우인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 책은 1985년 위거찬에 의해 성광문화사에서 <계시 철학>이라는 동명으로 출간되었다. 노련한 박재은 교수의 손에 의해 번역되어 다시 들려졌으니 번역은 더욱 명료하고 선명하다. 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까.

 

최근 들어 헤르만 바빙크에 대한 연구가 날개를 달았다고 한다. 이 책은 1908~1909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바빙크가 강의했던 강의안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후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러다 2018년 다시 코르 브록과 나다니엘 수탄토의 두 사람에 의해 교정과 각주 해설 등을 추가하여 재번역하여 출간한다. 총신대의 박재은 교수가 영어로 번역된 것을 한글로는 새롭게 번역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의 외진 시골에 있는 필자로서는 바빙크에 대한 연구가 날개를 달았다는 표현을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분명 가치 있는 것임은 틀림없다고 본다. 우리는 성경학자인 바빙크가 철학을 언급해야 했고, 철학의 위치와 정체성을 보수신학자로서 재정립해야 했는가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바빙크가 살았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는 격변의 시기였다. 철학적으로는 근대의 종말과 함께 실존주의 철학이 서서히 철학의 주류를 이루기 시작한다.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의 절정과 동시에 종말이 서서히 대지에 내리고 있었다. 일반 학문은 신학의 종속에서 급하게 벗어나 자신의 길을 힘 있게 걸어 나갔다. 전제주의 종말과 함께 근대정신은 무너져 내렸다. 새로운 주석 판 서문에서 번역자는 낭만주의 초기 운동의 창조적 감각에로의 참여’(41)로 표현한다. 합리적 지성체계가 무너지고, 상대주의적 감성과 개별적 문명이란 키워드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움트고 있었다. 바빙크는 이러한 시대적 사조를 미리 간파하듯 계시와 철학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헤르만 바빙크가 살았던 시대는 네덜란드 교회도 분리와 통합이 이루어지는 시대였다. 종교개혁시기에 생겨난 개혁주의 교단은 헤르포름드 교단’(Nederlands Hervormde Kerk)이다. 그러다 1834년 일부의 목사들이 교단의 타락을 지적하며 새로운 교단인 기독분리개혁교회’(Christian Separated Reformed Church)를 세우게 된다. 이 교단에서 세운 신학교가 바로 캄펀(Kampen) 신학교이다. 그러다 다시 1886년 아브라함 카이퍼를 위시한 많은 목사들이 네덜란드 주 교단인 '헤르포름드 교단'을 탈퇴하여 먼저 탈퇴한 교단과 합동하여 새로운 교단을 만들게 된다. 이 교단을 화란 개혁교회’(Reformed Churches in Netherlands)로 부른다. 그러나 아브라함 카이퍼의 신학을 신뢰하지 못해 '합동'하지 않은 남겨진 교회들은 '기독 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es in Netherlands)로 개명하게 된다. 이들은 아펄도른(Appeldoorn)에 신학교를 세운다. 헤르만 바빙크는 화란 개혁교회’(Reformed Churches in Netherlands) 소속으로 아브라함 카이퍼의 대를 이어 캄펜신학교에서 강의하고 후에는 자유 대학교에서 교의학을 강의한다. 교단의 정체성으로 말하면 네덜란드의 국교회와 같은 헤르포름드 교단보다는 개혁적이고,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기독 개혁교회보다는 진보적이다.

 

이 책은 1908~1909년 미국 프린스턴의 스톤 강연을 문서화시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당시 사회는 근대주의가 파괴되고 실존주의(Existentialism)가 머리를 들기 시작할 때이다. 신학적으로는 독일을 중심으로 고등비평이 쓰나미처럼 신학의 섬을 뒤엎을 기세로 밀려왔다. 프린스턴을 중심으로 미국의 보수주의 신학교는 성경의 무오류성을 변증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B. B. 워필드(B. B. Warfield, 1851~1921), G. 보스(Geerhardus Vos, 1862~1949), G. 메이첸(Gresham Machen, 1881~1937) 등이 그들이다. 이곳에서 헤르만 바빙크는 오직 성경으로만변증하지 않고, 계시와 철학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변증법적 평가를 시도한다.

 

모두 10장으로 되어 있으며, 1-3장은 계시와 철학의 관계를 다룬다. 본론에 해당되는 4-9장까지는 계시와 자연, 역사, 종교, 기독교, 종교경험, 문화 등을 비교하며 분석한다. 결론부에 해당되는 10장에서는 계시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잘못된 미래관을 비판하고 신적 계시로 돌아가야 할 것을 당부한다.

 

계시와 철학의 관계

 

-바벨론 세계관으로부터 시작하는 논증은 계시의 독특성을 확고하게 붙들려 하는 바빙크의 확고함이 엿보인다. 계시와 문명은 언제나 초월과 내재 사이에 갈등하며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바빙크는 기독교만의 정신으로 옛 세상을 정복하고 감화시킴을 통해 발전’(63)되었다고 믿는다. 종교개혁을 자연과 은혜의 관계를 기계적이 아닌 역동적이고 윤리적 관점으로 변혁시킨 사건으로 본다. 그럼에도 종교 개혁가들은 초월적 세계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인문학적 성향을 다분히 가진 종교개혁 사상은 계몽주의로 이끌었고, 18세기가 되자 초자연적 개념을 버리게 된다. 계몽주의의 등장과 진화론의 시작은 초월의 부재, 계시에 대한 무관심에서 일어난 것이다. 진화론은 계몽주의에 더하여 인간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 없는 자발적 진화가 가능하다고 넌지시 조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낭이 초자연적인 것은 없다’(77)고 선언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모든 것은 오직 물질만 있게 된다. 허무와 물화만이 19세기 말과 20세기를 지배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자 물신론은 무너지고 다시 범신론이 생기를 찾는다. 바빙크는 에리우게나와 스피노자와 같은 범신론자들의 등장을 헤겔의 체계에서 이미 구현된 범신론적 세계-개념의 재탕에 불과하다’(80)도 평가한다. 하나님은 초월해 계시지만 동시에 내재하신다. 계시는 신학의 토대일 뿐 아니라 계시 철학의 시작이다.

 

역사 철학, 예술 철학, 그 외의 다양한 철학들처럼, 계시 철학도 그 시작을 반드시 그것 자체의 대상 즉 계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92)

 

계시가 전제되지 않은 철학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 같으며, 계시 철학은 철학이 아닌 계시가 전제되고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빙크의 철학에 대한 해석은 그가 철저한 기독교 신학자이며, 칼뱅주의자인 것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철학함의 주체인 자아를 합성이 아닌 현실적 존재와 이상적 존재의 통일 그 자체’(157)로 본다. 또한 자신의 구원을 두렵고 떨림으로 이룰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자신을 파괴하고 황폐화시킬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자아는 현재 그 존재 자체인 동시에 되어가고 자라나는 존재’(159)인 것이다. 바빙크의 자아관은 자아 자체가 불가피하게 피동적이고 의존적 존재라고 말함으로 철학의 기저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폭로한다. 철학이 온전하기 위해서는 외부적 계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계시는 존재의 전제인 동시에 존재의 방식으로 작용한다.

 

계시와 자연과의 관계

 

세상은 하나님과 분리된 채로 존재할 수 없’(194). 바빙크는 이 점을 명확히 한다. 세상에 하나님의 지식이 충만하기 때문에 자연을 알고 연구하는 것은 영생으로 가는 길이 된다. 과학함으로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정당하지만, 자연과학은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며, 제한된 영역에서만 자유롭다. 과학은 필연적으로 제한적이며 한계를 갖는다. 모든 물질의 움직임과 존재 방식을 밝혀낸다 해도 본질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의 법칙 또한 그것을 세운 초월적 존재이신 입법자인 하나님’(214)을 전제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자연에 대항했던 존재로서의 인간이든, 범신론에 빠져 자연과의 일체를 구하는 인간이든 결국 자연 너머의 초월적 존재를 알지 못한다면 무의미로 전락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바빙크는 하나님과 참된 관계에 있는 인간만이 자연과 참되고 자유로운 관계를 얻을 수 있다’(220)고 선언한다. 결국 자연조차도 계시에 근거해 존재’(221)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빙크는 자연은 경배의 대상도 아니며, 무시해야 할 존재도 아니라고 말한다. 자연은 계시를 통해 온전해진다.

 

나가면서

 

계시는 모든 것의 존재를 밝히고, 존재의 전제이다. 그 부분은 이후에 이어지는 계시와 역사’, ‘계시와 종교’, ‘계시와 종교 경험’, ‘계시와 문화를 통해서 재차 언급된다. 계시는 존재의 뿌리이다. 바빙크는 계시를 통해 모든 것이 바르게 규명되며,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계시를 떠나 인간 자신에게 함몰된 자력 구원이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오직 계시만이 인간에 관계된 모든 것을 바르게 밝혀 준다. 계시를 떠나 자율적 인간을 전제로 만들어낸 학문과 문화, 과학과 철학은 뿌리가 잘린 나무와 같다.

 

초월성을 무시하고 내재성만을 추구했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바빙크는 당당히 초월로서의 계시를 주장한다. 초월이 사라진 내재는 물신론과 범신론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임마누엘 칸트가 형이상학을 추방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계시가 사라진 교회는 성장과 현시적 축복에 함몰되었고, 형이상학이 사라진 철학은 모든 것을 물화(物化) 시켜 인간의 정신을 도태시킨다. 실존주의와 사회주의가 친구처럼 20세기를 지배했던 이유는 초월이 사라지고, 계시가 무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저히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존재 이유를 찾고자 신비주의를 추구했고, 교회는 오순절 운동에 휩쓸리게 된다. 바빙크는 이 일들이 일어나기 직전 모든 것을 간파했고, 계시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 <계시 철학>은 교회가 돌아가야 할 근원적 자리, 또는 관점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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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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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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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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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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