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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정현욱 | 2019.09.16 16:14
세상을 변화 시키는 나그네 신학 성경 속 노마드/배경락/샘솟는기쁨/정현욱 편집인

나그네의 삶, 저주인가 축복인가?

 

벌써 열두 번째 이사인 듯싶다. 3년에 꼭 두 번은 이사를 했다. 자의든 타의든 매년 이사를 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정처 없이 또 짐을 싸야하는 서글픔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러나 반드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를 자주하면 짐이 가벼워진다. 이사 때가 되면 불필요한 짐들을 모두 버리는 결단의 시간이 찾아온다. 가져가야할지 버려야할지를 늘 고민한다. 평상시에는 그냥 두어도 될법한 물건도 이 된다. 가재도구가 없다 싶어도 이사하려고 싸다보면 한 없이 늘어난다. 버리고 또 버린다. 귀찮아 쌓아둔 쓰레기도 이사를 기회삼아 모두 버리고 짐을 최대한 줄인다. 이렇게 삶은 가벼워지고 짐은 적어진다. 이사를 자주 하면서 내밀한 마음속에 본향에 대한 뜨거운 욕구가 일어난다. 2년의 양산 생활을 청산하고 대구로 올라갔다. 그러다 다시 9개월 만에 휴전선 가까이 자리한 강원도까지 짐을 챙겨 올라왔다. 이제 올라갈 곳도 없어 보인다. 이제는 이사는 그만가고 한 곳에 오래오래 눌러 앉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올라온다.

 

성경은 성도의 삶을 나그네로 규정한다. 족장들의 삶도 그랬고, 이스라엘의 신화적 인물 다윗 또한 나그네의 삶과 멀지 않다. 이스라엘 역사도 나그네의 삶이었다. 그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았던 시대도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착해 살아도 언제나 외세의 침략에 의해 피난과 식민지의 삶을 반복해야 했다. 주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회복을 갈망했다. 그들이 말하는 회복은 다윗의 시대와 같은 완전한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안정이 결합된 완전한 샬롬이었다. 그러나 주님은 시기와 때는 하나님께 있으니 너희는 나를 따르라고 촉구하신다. 그렇다. 그들은 주님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그네로서의 삶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이며, 삶의 방식인 것이다. 배경락 목사는 이러한 나그네로서의 삶을 베드로 전후서를 산문 형식으로 풀어냈다.

 

축복과 저주로서의 흩어짐

 

인류의 역사는 흩어짐의 역사다.”(20) 참으로 인류의 역사는 흩어짐의 역사다. 인류의 역사는 이동의 역사이며, 역사의 발전은 이동을 통해 가능했다. 탈레스의 지식혁명과 문명의 충돌, 바이킹 족의 이동과 훈족의 이동 등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근대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 중에 대항해시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성경의 역사를 살펴봐도 사람들은 언제나 이동했다. 저자는 이러한 이동이 하나님의 창조명령 속에 이미 내재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땅에 충만하라’(1:28)는 말씀은 생식과 번성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가 세상에 퍼져 나가 영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라’(21-22)는 뜻이다.

 

그러나 최초의 이동사건은 하나님의 저주였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으로 그들은 에덴동산을 떠나 에덴의 동쪽으로 옮겨 가야 했다. 또한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후 하나님은 가인에게 유리(이동)하는 벌을 내리신다. 저자는 이 사건을 하나님의 흩으심에 임한 은혜이며, 가인이 후손들이 땅에 흩어져 문화 문명을 창조’(22)했다고 주장한다. 노아의 후손도 바벨탑 사건 이후 흩어졌다.(23) 저자는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인류의 역사를 흩어짐의 역사’(24)로 계획하셨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셨다고 말한다. 베드로 서신 역시 이러한 흩어짐의 역사의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하나님은 흩어진 나그네(벧전 1:1)들을 구원하여 자녀 삼으시고, 그들을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삼으신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바로 이해하고, 하나님의 규례를 따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감당하지 못했던 제사장의 나라로서 약한 자를 돌보고 섬기며, 열방의 빛이 되어야 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49)

 

흩어짐은 축복은 동시에 저주이다. 하나님은 저주를 통해 세상에 복을 가져오게 하시고,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세상의 저주 받은 영혼들을 구원하려는 것이다.

 

나그네, 약자로서 세상을 정복하다

 

베드로서신의 특징은 나그네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체성이란 도대체 뭘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나그네가 갖는 사회적 특징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을 규명하고 도전한다. 나그네는 그 땅의 거주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하거나 권리를 획득하지 못한다. 그들은 주변인이며, 임시적이며, 제한적이다.

 

나그네의 삶을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은 억울하게 욕을 먹기도 하고, 해코지를 당하기도 하고, 선한 행위에 도리어 악행으로 받았다. 그들의 고난은 당연하였다. 소외당하고, 손가락질당하고, 핍박받았다. 기존 사회 안에 한 발자국도 들여놓을 수 없었다.”(147-8)

 

즉 그들은 약자였다. 어떤 권리나 명분도 주장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148)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의 그리스도인들이 무지한 그리스도인이었다면,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생각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다. 한나 아렌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아이히만에 대해 생각 없음’(149)으로 결론 내렸다. 베드로는 자신들에게 묻는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대답할 말을 준비하라라고 말한다. 먼저 생각함으로 자신이 누구이며,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거룩한 삶 때문이다. 탐욕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거룩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꺼이 고난을 감수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묻는다. 그리스도인은 고난의 이유에 답해야 한다. 저자는 내려놓고 비우자고 말한다. 그리스도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주님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를 비워야 한다.

 

예수님은 변두리로 밀려나 사람에게 침 뱉음을 당하셨고, 모욕과 천대를 받으셨고, 채찍을 맞으셨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153)

 

주님은 단순한 자기 비움의 원리를 통해 세상을 정복하셨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뭔가를 가져야하고,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의 생각과 정 반대로 가셨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위기는 교회 밖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직적 리더십, 권위적 리더십,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내려놓고 함께하고 공유하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나그네의 삶은 외부적 고난을 통해 서로 결속하게 하고, 서로 공유하게 하며, 서로를 돌본다. 이것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권력이나 명석함이 아니라 겸손과 사랑이다.

 

나가면서

 

나그네는 필연적으로 종말론적이다. 그들은 본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11장에서 믿음으로 나그네의 삶을 살았던 이들을 소개한다. 그들에게 승리와 영광이 있기도 하지만 고난과 조롱, 핍박과 죽음도 공존했다. 나그네는 기득권의 입장에서 착취의 대상’(206)이다. 밀리고, 밟히고, 죽는다. 주님께서 그렇게 사셨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 시켰다. 교회가 위기를 맞이한 이유는 나그네신학을 상실한 탓으로 보인다. 스스로 약자이기를 거부하고, 공평과 공생을 버리고 이기적 신앙에 사로잡히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수단화시켰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런 이들을 흩으실 것이고 광야로 내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배경락 목사의 인문학적 성경 읽기는 성경 읽기의 맛을 더해준다. 2차원의 이미지를 4차원의 화상으로 치환(置換)시킨다. 나그네 신학으로 읽어내는 베드로 전후서 읽기는 감동을 넘어 도전을 준다. 소외와 핍박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기는 동시에 거룩과 소망을 동시에 안겨준다. 가끔 의미 있는 사진도 함께 넣어 독자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허락한다. 교회를 사랑하고, 나그네 신학으로 성경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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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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