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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믿음을 더하여 주는 책

방영민 | 2019.08.16 16:16
믿음을 더하여 주는 책 일상의 신학, 전도서/김순영/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믿음을 더하여 주는 책 

 

전도서는 어떤 책일까? 이름 그대로 도를 전하기는 하는데 어떤 도를 알려주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길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도를 가르쳐준다며 다가오는 그런 부류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인생에 다양한 철학 중에 참고할 수 있는 수준의 일리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정경에 포함되어 있으니 사이비 같은 수준의 도는 당연히 아닐 것이고 고등종교 이하의 도도 아닐 것이다.

 

전도서를 생각하면 헛되다는 말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니 부하든 가난하든 권력이 있든 없든 누구나 죽음 앞에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도 여전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다. 반면에 조작하고 사기치며 악하게 살아도 부와 명예를 얻고 큰소리치며 살아간다. 피해자는 집문도 열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는데 가해자는 오히려 집문을 활짝 열고 대로를 활보하며 가식적으로 살아간다.

 

이 외에도 삶을 보면 부조리하고 모순되고 억울한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전도서는 해 아래에서의 삶은 헛되다고 한다.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마음에 원하는 모든 것을 다해도 죽음 앞에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으니 인생의 덧없음을 발견한다.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아도 만족함보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생기니 허무함이 더욱 커진다. 그래서 전도서는 해 아래에서의 삶은 다 의미 없으니 인생을 먹고 마시고 즐겨야 하고 그게 행복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행복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의 한 구절처럼 카르페 디엠일까? 전도서에서 말하는 인생을 즐겨라의 의미는 단순히 육체의 만족과 쾌락과 본능을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전도서 본론에서 줄기차게 이 부분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 시대의 가치관인 소확행이나 욜로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전도서를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자본주의를 항해 대항하고 부당한 시스템을 극복하라는 급진적인 의미로 즐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해 아래서의 삶이 지치고 피곤하지만 주어진 일상을 감사하고 지혜와 균형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전도서를 연구한 김순영 박사이다. 지혜문헌을 연구하여 신학적이고 대중적으로 쓴 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우리에게 전도서의 이해를 높여준다. 더구나 저자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통찰력이 뛰어나고 글쓰기 또한 단어가 정확하고 문장력이 탁월하다. 또한 구약학자 답게 설명이 필요한 곳에는 구약적 배경과 신학적 설명이 우수하다. 필자는 글을 읽으며 사회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는데 그만큼 우리시대를 잘 해석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도서의 저자를 대부분 솔로몬으로 알고 있는데 저자는 솔로몬이 아니라 익명의 지혜자가 솔로몬의 이름을 차용하여 무한한 그의 권력을 견제하고 일상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필자도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당연하게 솔로몬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솔로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성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게 되었다. 아무튼 전도서의 저자는 가면을 쓰고 더 극적으로 연극을 하는 것처럼 자신을 가린 채 신중함과 통찰력과 시인의 감수성으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전도서를 보면 어떤 것은 이렇다 하고 어떤 것은 저렇다 하고 말을 뒤집으며 우리를 헷갈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는 잠언에서 말하는 보편원리와 일반법칙으로 권선징악같이 분명히 선을 그어주고 어떤 경우는 전혀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덧없다고 한다. 이렇게 일관성이 없고 말을 바꾸는 듯한 모습에 독자들은 어려워하고 짜증도 나고 궁금증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전도서의 목적과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신앙에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다. 전도서의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현실을 부정하고 비관하는 듯한 서술은 삶을 도피하고 싶게 만든다. 더구나 의롭게 살아가는 자가 불의한 일을 당하고 불의하게 사는 자가 정의롭게 평가를 받는 일이나, 열심히 심었는데도 하나도 거두지 못하고 악인이 다 갈취해 가거나 심지도 않은 자가 몽땅 거두어 가는 일을 볼 때 일상을 포기하고 싶고 삶은 정말 무의미해진다.

 

우리의 삶을 보면 일반원리와 보편적인 가치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점은 복잡한 삶의 한 단면이지 그것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삶은 눈물과 모순과 억울함과 불의함 등 여러 가지가 뒤엉켜서 움직인다. 일상이라는 것이 순리대로만 흘러가지 않고 역리가 있는가 하면 드러난 하나님의 뜻이 있고 감추어진 하나님의 뜻도 있다. 행복할 때가 있지만 불행할 때가 있고 웃고 싶을 때가 있지만 통곡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일상은 모순과 부조리와 양면의 것들이 즐비하다. 그렇다고 부정하고 내팽개쳐버릴 수 없다. 그런 중에 지혜자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삶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한다. 전도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쾌락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일상이지만 주어진 삶이기에 소중하게 여기도록 도와준다. 내가 선택한 것이든 우연히 주어진 것이든 내 인생과는 분리될 수 없으니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뜻을 찾도록 도와준다. 일상을 못살게 하는 책이 아니라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미래를 열어가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아주 저항적인 의미로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해준다. 전도서는 정의가 뒤집히는 문제를 불편해하고 악인이 장수하고 행복하게 사는 잘못된 현실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읊조린다. 노동이 신성하고 고귀하고 아름답고 삶의 기쁨인데 노동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고 땀 흘린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분노한다. 많은 소득 자체가 칭송을 받고 불로소득으로 살아가는 것이 지혜롭게 여겨지는 사회를 향해 쓴웃음을 짓는다.

 

이런 현실은 독자들로 하여금 삶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해준다. 더구나 출발선 자체가 뒤쳐져 있고 어떤 힘도 없는 자들은 심각한 박탈감을 안게 될 것이다. 그런 사회는 인간평등과 인간존엄의 가치가 실현되기 힘들 것이고 많이 가진 자들이 적게 가진 자들을 교묘하게 착취하는 불의한 체제가 세워질 것이다. 그리고 반지하에 사는 자들은 지상에 사는 자들에게 기생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질서가 확립될 것이다.

 

전도서는 이러한 일상이 불의하고 악이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빠르게 살아가게 만드는 시스템은 인간을 기계적으로 대하고 노예화 시킨다. 각박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삶의 여유도 없고 서로를 돌아보는 따뜻함도 없다. 이런 세상을 향해 전도자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한다. 이 말은 과잉과 탐욕을 멈추고 자본에 종속되지 말고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불의한 체제와 제도를 향해 대항하는 지혜자가 되라는 강력한 도전이다.

셋째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 전도서에서 펼쳐지는 내용을 보면 삶이 허무하고 덧없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다. 물론 너무 힘이 들어 이해되지 않는 일들로 세상을 부정하고 고립되어 염세적으로 살아가는 자들도 있고 세상 속으로 더 들어가 쾌락적으로 살아가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전도서는 허무와 쾌락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하나님의 복음이 우리에게 삶에 대한 거룩과 책임을 가르쳐주듯 전도서 또한 삶에 대한 자세를 새롭게 해준다. 주 예수님의 복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섬기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처럼 전도서 또한 삶이 모순되어 보이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가능하다고 가르쳐준다.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하나님을 등지고 폭력과 투쟁과 범죄와 탐욕적으로 달려가 죽음의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세계이고 당신의 신성이 있기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회복이 일어나는 곳이다.

 

그래서 전도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도록 촉구한다. 사탄의 능력으로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음으로 악에 물들지 않고 복음의 열매를 맺도록 도와준다. 전도서가 신앙과 경건에 유익을 주지 못하는 책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도록 견인하는 책이다. 신앙에서 미끄러지고 어긋날 수 있는 상황에도 하나님과의 끈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전도서는 다시 오실 주님을 고대하게 해준다. 모든 일에는 때와 기한이 있다. 삶을 살 때가 있다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고 기쁠 때가 있으면 슬플 때가 있다. 세상에는 의로운 자가 있으면 악한 자가 있고 깨끗한 자가 있으면 더러운 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가 있다. 모든 시간과 공간과 구성원은 하나님의 법 안에서 움직인다. 우연도 아니고 기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속에는 좋은 일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일들도 있다. 피곤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지치게 하는 것들이 있다. 피조물들도 허무한데 굴복하고 인간도 허무하게 만드는 좌절들이 있다. 그런 해 아래에서의 피곤한 일들을 겪지만 전도서는 해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해준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 모든 묶인 것을 풀어주시고 아픔 위에 치료의 광선을 발하여 주시고 모든 굽은 것들을 바르게 해주셔서 신음과 한숨을 찬양과 노래로 바꿔주신다.

 

전도서는 바로 그 심판자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게 한다. 창조주와 구속주가 되시는 주님의 주권도 드러나지만 심판자가 되시는 그 주님의 엄위와 공의를 더 높여준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으로 인도한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시간을 아끼고 불의한 탐욕을 절제하며 지금 여기서도 심판하시는 주님과 동행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 전도서는 애매모호 하고 복잡하기만 하고 삶의 허무와 쾌락을 주는 책이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과 지금 여기서도 행하시는 주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을 더하여 주는 은혜로운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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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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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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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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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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