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역경 속에서도 달려가는 바울의 이야기
역경 속에서도 달려가는 바울의 이야기
바울이 스데반을 죽인 후, 예루살렘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그리스도인을 죽이기 위해서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그리고 바울은 아나니아와 바나바의 도움으로 사울에서 바울로 이름이 바꾸고, 1, 2, 3차에 걸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사도행전 9장 이후로 시작해서 바울이 이단들의 무서운 논쟁 속에서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교회 공동체와 사랑하는 교회 구성원들을 향한 마음이 서신서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브리스길라의 일기’는 바울의 3차 전도 여행의 후반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진 에드워즈는 그의 탁월한 역사적인 시각과 사도행전과 서신서의 내용을 브리스길라의 관점에서 이 책을 기술하였다. 특별히 에베소를 출발하여 로마로 호송되기까지 그 험난했던 바울의 여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바울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 놓을 수 있는 브리스길라는 이 일기를 통해서 바울 서신의 보석과도 같은 로마서와 고린도후서의 뒷이야기와 바울의 속마음을 독자들에게 사실감 있게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복음이 어떻게 1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신분과 지위와 소유를 넘어선 영혼의 자유를 가져다주었으며, 모든 고난과 억압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필자는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을 브리스길라의 시선으로 적어 내려간 글을 읽으면서 당시 바울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울이 전한 복음으로 인해 아데미 우상을 12개월 동안 팔지 못해 바울을 죽이고자 격분해 거리에 나온 에베소 2만 여명의 군중들에 둘러싸인 공포를 느낄 수 있었고, 유리굴라, 광풍에도 잠잠히 주를 바라보는 믿음으로 주의 인도하심을 받는 바울을 보며 주님의 살아계신 손길을 확신할 수 있었다.
디테일한 바울의 선교 여정 속에서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것은 에베소에서 아데미 우상을 팔지 못해서 생존권의 위협을 느낀 데메드리오의 외침은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군중들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그 곳에 모여든 데메드리오의 외침에 전적으로 공감을 해서 따라나선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남들이 가기에 나도 갈 수밖에 없는 군중의 심리와 그 심리를 이용해서 폭동을 일으키는 에베소 사람들의 무지함을 우리 시대에도 동일하게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베소에서 로마까지 압송되는 바울의 여정 속에서 바울이 얼마나 로마를 그리워하고, 로마에 대한 사모함이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한 번도 보지도 가보지도 못한 로마.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의 애절한 사랑과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 있고, 가이사랴에서 빌립과의 만남은 바울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한 만남이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예루살렘에서 바울로 인하여 일어난 소동들, 또한 공회가 소집되어지고, 세 번에 힘든 재판 속에서도 바울의 단 한 가지 마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 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본서에는 그런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진 에드워드는 전문적인 신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인문학적인 지성과 시대를 꿰뚫어보는 역사적인 안목, 그리고 그의 탁월한 스토리텔러적인 저서는 언제 읽어보아도 실망하지 않는 이야기적인 저술서이다.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을 통해서 그의 삶과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지만, 디테일한 바울의 여행 여정과 주변의 이야기를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본서는 생수와도 같은 책인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