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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울의 재발견

방영민 | 2019.07.04 12:50
바울의 재발견 예수, 바울, 복음/제임스 D. G. 던/이상목/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바울의 재발견  

 

구전사회

 

예수님이 살던 시대는 구전사회였다. 우리는 성경을 읽는다는 것을 그 시대의 맥락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우리의 배경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초대교회 성도들도 글을 읽고 묵상하고 은혜를 받았을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대다수가 문맹이었다. 어부 출신인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글을 쓰고 문서로 만들 능력이 없던 가난하고 천하게 여김 받던 자들이었다. 읽기와 쓰기는 귀족과 사제와 서기관의 영역이었다.

 

개인에게 성경이 없고 사본도 없던 시절, 이들은 성경공부를 해서 하나님을 알 수 없었다. 회당에서 드려지는 공동체의 토라 읽기와 예배를 통해 신앙이 성장할 수 있었다. 특별히 이 시기는 구두사회였기에 공동체의 중요한 역사와 가치들은 구두로 전승되었다. 개인의 기억은 한계가 있지만 공동체의 기억은 공통점을 가지고 전달된다. 예수전승 역시 어느 정도 문서화의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 전승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저자는 그 시대의 상황 속에서 예수님의 존재와 사역을 해석하고 복음서 탄생으로까지 연결한다. 단순히 외우거나 암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복음서는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의미 있게 만드는 내러티브였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가르침이었다. 예수의 제자들은 초기 성도들의 모임에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그들은 자신의 정황에 맞게 적용하였을 것이다. 즉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전승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와 바울의 연속성

 

책은 총 9개의 논문으로 구성이 되었는데 1장부터 4장까지는 예수님과 복음서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이 되었다. 그리고 5장부터 9장까지는 바울(복음, 교회)에 대한 주제이다. 그중에서 저자는 예수님의 사역과 삶을 바울이 계승하고 이어간다고 주장한다. 예수님으로부터 바울에 이르는 연속성은 일직선으로 본다. 바울 신학의 그리스도는 복음서의 예수님과 동일시된다. 역사적으로 역사적 예수가 연구되기 시작되었을 때 예수님의 메시지와 바울의 복음을 다르게 보게 되었지만 저자는 연속성을 더 강조한다.

 

예수님은 사역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나라를 선포하고 하나님의 왕정을 가르친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나라가 임했다고 가르치고 특히 축귀와 병고침을 통해 어둠의 권세가 물러가고 자신의 나라가 도래했음을 증명하였다. 또한 차별당하고 소외되고 유대인의 법 내에서 버림받은 자들은 구원하시고,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들을 위한 기쁜 소식을 이사야 61장에 근거하여 선포하신다.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은 바울의 복음과 상응한다. 바울은 이신칭의 신학을 통해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가 죄인의 마음에 양자됨의 법정적 선언으로 현재화 됨을 말한다. 또한 바울은 이방 죄인들을 위한 기쁨의 복음을 전하는데 예수님의 죄인을 구원하시는 사역과 연결되고 유대인의 경계를 넘는 구원의 확장과 상응한다. 그리고 바울 역시 가난한 자를 돕는 책임에 대해서 강조하는데 예수님의 말씀과 일치한다. 이외에도 이미와 아직이라는 종말론적 긴장에 있어서 일치하는 점이 있고 율법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법은 사랑으로 성취된다고 주장한다.

 

바울은 누구인가?

 

바울은 누구나 인정하는 지독한 바리새인이고 철저한 율법교사였다. 그도 자신을 소개하길 율법으로는 흠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율법을 지켜가는 유대주의자고 자신의 종교에서 최고의 스승에게 배우며 앞길이 창창한 지도자였다. 그런 바울이기에 어느 날 나사렛 시골에서 나타난 예수라는 청년이 하는 말과 행동들은 그의 신앙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하나님을 섬기는 바울에게 자신이 하나님이고 자신에게는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고 자신이 아버지의 일을 한다는 예수는 바울에게 심각한 신성모독자였다.

 

그래서 그의 종교와 신앙을 위협하는 예수를 바울은 가만히 놔둘 수 없다. 그의 전 생애를 걸어 예수를 죽이고 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하며 예수의 추종자들을 죽이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이 일을 훌륭하게 감당하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고 그의 믿음이고 부르심이다. 그러나 이런 바울은 다매섹에서 홀연히 임한 빛을 보고 완전히 돌변한다. 목숨 걸고 예수를 부정하고 죽이려는 자가 목숨 걸고 예수를 전하는 자로 바뀐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바울은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회심하였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도이고 복음의 종이고 이방인을 향한 사도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바울이 사도라는 직분을 이방인을 향한 선교의 사명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바울은 새로운 정체성으로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새롭게 바라본다. 여기서 저자는 바울이 더 이상 유대교 안에 있지는 않지만 유대교의 유산 안에서 사명을 수행했다고 본다.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오직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정체성이 결정된다. 그로 인해 그의 메시야관이 변하고 그의 신론과 세계관과 구원관이 바뀐다. 예수님은 구약의 율법을 성취하고 하나님의 구원과 목적을 완성하는 죄가 없는 하나님의 아들인 것이다. 예수님에 대한 만남과 구원에 대한 비밀이 열리니 그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그의 신학과 사상은 더 깊어지게 되고 그는 기독교의 초석을 놓으며 이방인과 전 세계에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는다.

 

바울은 기독교의 두 번째 설립자인가?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바울에 대한 연구도 깊어지면서 예수님의 메시지와 바울의 복음에는 차이가 있다고 하며 바울의 영향력 때문에 그가 기독교의 실제 창시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예수님은 그저 유대의 예언자로서 하나님께 이스라엘의 종교적 개혁과 정치적 회복, 그리고 나라의 독립을 요청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이어 하나님 나라를 밝히 보여주는 인물인가, 아니면 예수님과는 상관없는 유대교에서 흘러나온 다른 분파일 뿐인가?

 

바울이 기독교를 형성하는 것에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가 없었다면 유대교 내부의 메시아 종파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바울은 예수님을 예배하는 새로운 유대교 종파를 그 이상의 것으로 변형시킨 사람이다. 바울의 선교와 그의 서신들을 통해 전달된 가르침은 초창기의 기독교를 제2성전기 유대교를 근간으로 하는 메시아 종파에서 이방인을 포함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더 알맞은 종교로 변형시켰다.

 

바울의 편지들은 대부분 기독교 초창기의 것이고 기독교를 결정하는 근본조항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바울의 선교기간은 기독교의 존재와 특징을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가 설립한 교회와 전달된 편지들은 바울에게 기독교의 두 번째 설립자라는 칭호를 타당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말은 그가 첫 번째 설립자가 아니고 예수님보다 낫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이 그만큼 지대하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가 예수님의 사역과 삶과 가르침을 이어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될 것이다.

 

바울의 교회관

 

끝으로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바울의 교회론을 하나님의 교회로서의 교회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그리고 성령의 교제로서의 교회를 설명한다. 하나님의 교회가 된다는 것은 교회는 하나님의 목적과 함께한다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는 여전히 오늘도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의 현존이며 성령이 교제로서의 교회는 교회가 성령의 은혜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신실하게 수행해야함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의 교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내용들이다. 아울러 9개의 논문을 통해 예수와 복음서와 바울까지 연결해보는 유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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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예수 왕의 복음
매튜 W. 베이츠(Matthew W. Bates)/이학영/학영/모중현 편집위원


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바울의 마지막, 특별한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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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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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서창원/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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