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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과학주의는 과학과 기독교 모두를 파괴한다

조정의 | 2019.06.02 00:05
과학주의는 과학과 기독교 모두를 파괴한다 과학, 과학주의 그리고 기독교/J. P. 모어랜드/황을호/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위원

세계적인 과학자 아무개가 말하기를”, “유명한 대학교 과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언제부터인가 이런 방식의 표현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 말하는 것을 신뢰하고 대부분 그 권위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면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로 시작하는 정보는 사실과 관계없는 철학(신학)의 영역으로 진지한 크리스천이어야만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프랜시스 쉐퍼가 정확히 분석한 대로 현대 사상이 상층부를 억지로 하층부와 분리하면서, 과학이 자리 잡고 있는 하층부는 실증적, 객관적 사실로 존중을 받고, 철학적(신학적) 논증은 상층부에 떠도는 지극히 주관적인 설명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저자인 J. P. 모어랜드는 더 나아가 과학의 탈을 쓴 과학주의”(Scientism)가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상층부를 독식하며 철학적인 사상을 마치 실증적인 사실인 것처럼 속이며 자신을 숭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합니다. 쉽게 말해 세계적인 과학자 아무개가 말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특별히 창조나 진화에 대한 논쟁 그 중심에 들어가 보면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과학자가 말한 것을 인용하며 이미 끝난 얘기라는 말을 합니다. 저자인 모어랜드가 그 논쟁에 참여한다면, “내가 이 책을 통해 말한 문제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은 과학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제대로 분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일 당신이 그 경계선을 넘어 무언가 주장한다면 당신은 과학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주의라는 종교를 가지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아시길 바랍니다라고 충고했을 것입니다.

 

J. P. 모어랜드는 기독교 철학자이자 변증가로 기독교 철학”(CLC, 2013), “과학철학”(CLC, 2013), “논리학, 윤리학”(CLC, 2011), “이렇게 답하라”(새물결플러스, 2009), “창조와 진화에 대한 세 가지 견해”(IVP, 2001)와 같은 책이 한국에 알려졌습니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신학은 댈러스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탈봇 신학교에서 철학 석좌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만 봐도 모어랜드는 뛰어난 철학적 통찰력으로 기독교 변증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자는 1970년대 말에 젊은 지구론에서 오래된 지구론으로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그가 관점을 바꾼 이유는 신뢰할 만한 구약의 전문가 다수(글리슨 아처, 월터 카이저)가 성경이 오래된 지구론을 지지한다고 가르쳤고, 다른 저명한 기독교 학자들의 글을 통해 오래된 지구론 관점이 수용 가능하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입니다(265페이지). 정확한 그의 관점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관점은 자연주의적 유신론적 진화론이 거짓이며, 공통 조상론은 의심스럽고, 생명의 역사의 여러 지점에서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새로운 종류의 생명을 창조하셨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아가, 하나님의 직접적인 활동의 행위는 과학적으로 탐색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또한 우주가 오래되었고(138억 년) 지구도 오래되었지만(4568백만년), 아담과 하와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창조되었음을 시사한다(265페이지).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독자에게 이 점은 이 책을 읽기 꺼리게 만드는 어려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간혹 나오는 진화에 대한 언급이나 한두 번 태초를 138억 년 전으로 소개할 때마다 발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 오래된 지구론과 젊은 지구론은 수용되어야 하며, 친절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유신론적 진화론은 신학적 과학적 이유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266페이지).

 

젊은 지구론과 오래된 지구론의 논쟁은 성경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는가에 대한 문제이고 동시에 과학적 증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정통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도 이에 대한 끈질긴 토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쟁하는 데 있어서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하면서 기록된 의미 그대로 정확히 해석하고 과학적 증거가 주관적인 신념으로 곡해되지 않도록 철저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모어랜드의 과학, 과학주의 그리고 기독교는 위의 논쟁에서 어느 편에 서는가와 상관없이 양 측면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나아가 유신론적 진화론이나 무신론적 진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믿는 것을 주장할 때 과학적인 증거를 사용하기 때문이며, 그때 사용하는 과학은 절대로 과학주의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과학주의는 성공적으로 검증되었고 적절한 과학적 방법에 따라 사용되고 있는 과학적 주장만이 진리이며, 합리적으로 입증된다고 암시하는 것입니다(36페이지). “과학 분야로 분류하지 않는 일부 학문에 대해 최소한이 합리성 상태를 기꺼이 용인하지만, “과학적 상태가 아니거나 과학적 뒷받침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시해도 될 정도의 지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믿는 것입니다(37페이지).

 

쉽게 말하면 오감으로 식별이나 인식이 가능하고 측정할 수 있으며 관찰하고 검증 가능한 것들만 참 진리라고 믿는 신념이 과학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적을 말하고 성령의 내주를 주장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는 과학주의의 주적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과학주의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과학주의가 어떻게 기독교를 소외시켜서 문화의 타당성 구조 밖으로 몰아내는지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276페이지). 자녀를 세상에 빼앗기지 않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모어랜드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유익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주도면밀하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비과학적 지식 혹은 선험적 지식이 후험적 지식(과학주의가 주장하는 유일한 지식)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험적 지식의 근간이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해줍니다.

 

또한 과학주의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정의한 과학이라는 기준만 진리를 식별하는 유일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맹신하기 때문에 철학이자 종교입니다. 한 마디로 과학주의는 참으로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과학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제대로 구분하고, 과학의 자리로 내려와 그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상을 따를 겸손한 자세를 갖추어야만 참으로 과학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한 마디로 과학과 기독교는 친구가 될 수 있고 특별계시와 일반계시로서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주의의 거짓을 주의한다면 말입니다.

 

모어랜드는 어려서부터 과학에 탐닉했던 사람으로 다섯 살에 현미경을, 여섯 살엔 화학 실험 세트를 가지고 놀았고, 여덟 살에는 기상 관측소를 세우고 온갖 날씨 관련 자료를 기록했으며, 중고등학교 때는 화학과 물리에 푹 빠져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받고, 대학 때도 화학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시간을 보낸, 정말이지 과학을 참으로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가짜 과학, 과학의 탈을 쓴 철학의 인식론인 과학주의에 맞서라고 권면합니다. 과학주의의 실체를 보고 그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독재적인지 알라고 부르짖습니다. 조용하지만 치명적으로 기독교를 파괴하고 있는 과학주의에 맞서도록 이 책이 좋은 예방 주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책은 철학적인 사고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 더 읽어서라도 내용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 다른 크리스천에게도 알리라고 강력하게 권면하는 저자의 바람처럼 천천히 생각하며 내용을 잘 소화해서 읽는다면 조용히 교회 안팎으로 침투하여 영혼을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철학이자 헛된 속임수에 사로잡히지 않고 주의하여 이를 멀리하고 만물을 창조하시고 말씀으로 자신을 나타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 큰 유익을 얻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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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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